일러스트=이철원 (1691) 썸네일형 리스트형 [만물상] 비혼 출생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08.29. 20:15 업데이트 2024.08.29. 23:48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딸 클로드를 깊이 사랑했다. 어느 날 기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며 독신인 딸의 출산 소식을 알렸다. 손자를 품에 안고 웃음 짓는 ‘대통령 할아버지’ 사진을 본 프랑스 국민들도 함께 기뻐했다. 한국인 교수가 프랑스인 제자에게 “자네도 결혼해 가정을 꾸려야지”라고 하자 제자가 놀란 눈으로 “제 부모님도 결혼하지 않으셨는데, 왜요?”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동거나 미혼 상태로 자녀를 낳아 키우는 게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가 프랑스다. ▶프랑스가 처음부터 동거나 비혼 출산이 자연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유럽의 다른 기독교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결혼만 신성시했고 혼외 출산을 결혼의 오.. [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주식 시장 흔들릴지 몰라" 투자자들 공포 보여주는 지수예요 변동성지수 연유진 '뉴스로 키우는 경제 지능' 저자 입력 2024.08.29. 00:30 Q. 3주 전 주식 시장이 크게 요동치면서 한때 공포지수가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공포지수가 무엇인가요? A.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공포를 느낄 때는 아마도 시장 흐름을 짐작할 수 없을 때일 거예요. 경기가 나아질지 나빠질지 잘 모르겠는데 주가가 출렁거리면 아무리 노련한 투자자라도 얼어붙기 마련이죠. 그런데 얼마 전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포가 확산했어요. 미국이 조만간 기준 금리 인하를 시작할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 캐리 트레이드(일본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현상)가 끝날 거라는 걱정, 중동 전쟁이 터지고 미국이 경기.. ♥[2030 플라자] 엄마의 환갑… 그녀의 시간은 이제 시속 60km다 강민지 ‘따님이 기가 세요’ 저자 입력 2024.08.29. 00:04 환갑 맞은 엄마… 이번엔 돈 대신 첫 해외여행을 선물하기로 했다 하지만 엄마·아빠의 연이은 발병… 처음 만든 여권도 다 무용지물 치료 때문에 함께 보낸 시간… 엄마는 여행보다 그게 더 소중했다 얼마 전 엄마의 생신이었다. 갈수록 내 생일은 다른 날과 다름없어지지만, 부모님의 생신은 어떻게라도 성의를 보여야 하는 연중 큰 이벤트가 되어간다. 게다가 이번엔 엄마의 환갑이었다. 과거와는 의미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환갑 뒤에는 ‘잔치’가 자연스레 따라올 만큼 생에 몇 안 되는 변곡점이다. 여태껏 엄마의 선물은 용돈으로 편하게 때워왔는데 이번에는 조금 달라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선물을 하자고 마음먹으니, 몇 년 알고 지낸 친구의 .. [만물상] 울분 사회 김민철 기자 입력 2024.08.28. 20:53 업데이트 2024.08.28. 23:32 화병은 화를 잘 해소하지 못하고 참아서 생기는 우리 고유의 병명이다. 참고 견디는 것을 미덕으로 보았던 문화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발간한 정신 질환 분류 책자(DSM: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 한때 ‘Hwa-Byung’이란 영문으로 실리기도 했다. 예전에는 중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났지만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발생하는 나이도 낮아지고 남성들도 화병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통독 이후 큰 환경 변화로 많은 동독 주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많은 사람들이 실직하거나 고향을 떠나 이주해야 했다. 사회적 차별까지 .. 전기차 악재에 K배터리 휘청… 中은 해외로, 日은 전고체로 추격 [그래도 전기차가 미래다] [中] '수퍼 乙' 전기차 생태계도 흔들 이정구 기자 입력 2024.08.27. 00:55 업데이트 2024.08.27. 05:53 K배터리 생태계는 전기차 시장 전환을 예견한 빠른 판단과 한국 제조업의 축적된 기술력이 시너지를 내왔다. 소재 기업과 배터리 기업이 협업해 고성능 ‘세계 최초 하이니켈’ 배터리 등을 개발하면, 국내 부품·장비 업체들이 빠르게 맞춤형 설비를 제작해 공급했다. 업종별 기술력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주요 부품·장비의 국산화 비율이 30%대에 그치는 것과 달리 국내 배터리 3사의 장비 국산화 비율은 90%가 넘는 이유다. 다만, 촘촘한 전기차·배터리 생태계는 악재가 닥쳤을 때 ‘동반 부진’에 빠지는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고, 최..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불멸의 세포’ 도그마에 맞선 젊은 과학자 박건형 기자(조선일보) 입력 2024.08.27. 00:30 업데이트 2024.08.27. 00:30 196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위스타 연구소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바이러스가 암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낸 노벨상 수상자 프랜시스 페이턴 라우스, 수신인은 33세의 생물학자 레너드 헤이플릭(Leonard Hayflick)이었다. “세포 배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적절한 환경을 제공한다면 세포는 무한정 복제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당신의 실험은 주목할 만하지만, 결론은 매우 성급합니다.” 표현은 정중했지만, 메시지는 명확했다. 헤이플릭이 ‘실험 의학 저널’에 투고한 논문을 게재하지 않겠다는 거절이었다. 세계적 학자가 헤이플릭을 세포의 기본도 모르는 초짜 과학.. [만물상] 부조금도 기계가 받는 세상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08.26. 20:28 업데이트 2024.08.26. 23:21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엔 우리 옛 상가의 조문 풍경이 담겨 있다. 주인공의 노모가 별세하자 조문객들이 빈소를 찾아 슬픔에 빠진 아들을 위로하는데 겉보기엔 잔칫집이다. 술상이 차려지고 밤새도록 노름판이 펼쳐졌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초상집 가면 술 마시고 화투 치며 밤샘하는 이가 많았다. 빈소가 쓸쓸해선 안 된다는 사회 통념이 만든 장례 문화였다. ▶부조 봉투를 쓸 때는 격식을 차리고 정성을 다했다. 봉투에 사인펜이나 붓펜으로 賻儀(부의)라고 적었고, 속지에 위로 문구와 조의금 액수를 적을 때도 손 글씨로 정성 들여 썼다. 경조사에 빠지는 것은 큰 결례였다. 그러나 워낙 하객과 조문객으로 북적대다 보니 이런.. 주담대 이달만 6.1조 '폭발'… 스텝 꼬인 정책이 화 불렀다 올 7월, 역대 최대 상승폭 김정훈 기자 입력 2024.08.26. 01:28 주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0%대 기준금리를 등에 업고 극심한 아파트 추격 매수 경향을 보였던 지난 2021년보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지난 2분기 주택 가격 상승 신호에도 불구하고, 원래 7월 시행 예정이었던 대출 규제를 두 달 미룬 금융 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집값 급등세, 대출 급증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당국은 남아 있는 각종 규제 카드를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5대 은행 주담대 최대 폭 증가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7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9조7501억원으로 한 달 만에 7조59.. [사이언스 카페] 반도체 대신 DNA로… 저장 ·연산 구현에 첫 성공 美서 4가지 염기 서열 활용, DNA 컴퓨터 첫 발걸음 떼 박지민 기자 입력 2024.08.26. 01:24 반도체 대신 DNA를 이용해 데이터 저장은 물론이고 컴퓨팅(연산) 능력도 선보인 기술이 처음으로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존스홉킨스대 공동 연구팀은 ‘덴드리콜로이드’라는 고분자 구조와 DNA로 만든 장치로 데이터를 저장·삭제·연산 등을 반복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최신호에 밝혔다. DNA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은 이전에 개발됐지만, 저장과 연산, 검색까지 선보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숫자 0과 1의 조합으로 된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된다. 현재 0과 1로 된 디지털 신호는 반도체가 만든다. 미래 기술인 ‘DNA 컴퓨터.. 의정갈등 넉달, PA간호사 57% 늘어… 파업 땐 수술 못해 "임금 인상·충원" 29일부터 파업 오경묵 기자 오유진 기자 입력 2024.08.26. 00:53 업데이트 2024.08.26. 08:26 전국보건의료노조가 처우 개선과 임금 인상, 의료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9일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간호사, 의료기사 등이 속한 보건의료노조는 이달 19∼23일 61개 병원 사업장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한 결과 찬성률 91%로 총파업을 가결했다. 이번 파업이 현실화하면 전국 의료 기관 61곳의 간호사, 의료 기사, 요양 보호사 등 2만2100여 명이 2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 파업을 예고한 병원 가운데는 고려대 안암 병원, 한양대 병원 등 최고 등급 병원(상급 종합병원) 8곳과 국립중앙의.. [만물상] 원전 거인 '웨스팅하우스'의 추락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08.25. 20:40 업데이트 2024.08.25. 23:53 조지 웨스팅하우스는 ‘전기 혁명’ 선두 주자 자리를 놓고 토머스 에디슨과 싸운 경쟁자였다. 남북전쟁 당시 북군 참전 용사였던 웨스팅하우스는 기차용 공기 브레이크를 발명해 돈을 번 다음, ‘전기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천재 기술자 테슬라를 영입해 교류 전기 시스템을 개발, 직류 전기를 고집한 에디슨과 경쟁했다. 1886년 에디슨을 물리치고 시카고 만국박람회 점등 계약도 따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 발전소를 세워 전기 대중화 시대를 연 것도 웨스팅하우스 전기회사였다. ▶1957년 웨스팅하우스 전기 회사는 세계 최초로 원자력 발전소를 선보였다. 이후 전 세계 원전의 절반 이상을 건설한 원전 거인으로 성장했다. 우리나.. 실탄이 모자란다, 반도체 '쩐의 전쟁' AI 시대, 투자 비용도 눈덩이 장형태 기자 입력 2024.08.23. 00:55 업데이트 2024.08.23. 14:01 일본 반도체 산업 부활을 목표로 도요타·소니 등이 합작 설립한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공장 착공 1년도 안 돼 자금난에 봉착했다. 지금까지 정부 보조금 9200억엔(약 8조5000억원)을 포함해 확보한 자금은 약 1조엔(약 9조원). 하지만 예정대로 2027년 첨단 반도체 양산을 위해서는 4조엔(약 37조원)이 더 필요하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21일 “라피더스가 일본정책투자은행 등 4개 은행에 총 1000억엔(약 9170억원) 대출을 요청했지만,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2022년 설립된 라피더스는 TSMC(대만)·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두 회사의 주력 공정인 3~4나.. 강남 아파트, 때아닌 '쥐와의 전쟁' 주형식 기자 입력 2024.08.22. 00:26 업데이트 2024.08.22. 13:16 일부 고가 아파트 곳곳서 쥐 목격돼 음식물 쓰레기 함부로 버린 탓 관련 민원 쏟아져 쥐덫 놓고 쥐약 살포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사는 주부 이아현(39)씨는 토요일인 지난 17일 7세 아들과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 가다가 깜짝 놀랐다. 쥐 두 마리가 놀이터에 버려진 과자 봉지들에서 갑자기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이씨는 “아이들이 매일 가는 놀이터에 쥐가 활보하다니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 아파트는 작년 말 입주한 아파트로, 전용 면적 60㎡대 최근 실거래가가 24억~25억원이다. 관리사무소 측은 “쥐 관련 민원이 일주일에 평균 5~10건 접수돼, 2~3주마다 쥐약을 살포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서울 강남·서초·송파.. [박찬용의 물건만담] 태풍 같은 트렌드, 카녜이 웨스트 카녜이 웨스트의 옷 박찬용 칼럼니스트 입력 2024.08.21. 23:54 업데이트 2024.08.22. 00:08 2024년 8월 23일 한국에서 열리는 카녜이 웨스트의 ‘리스닝 파티’는 일반 공연과 조금 다르다. 이미 공개된 신곡을 틀고, 가수는 그 무대 연출과 함께 그저 등장한다. ‘왜 가나’ 싶기도 한데 카녜이 웨스트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는 역사상 최고의 힙합 음악인 중 하나다. 그래미상 21회 수상, 누적 음반 판매는 1억3000만장을 넘는다. 영향력은 음악 산업을 초월한다. 아디다스는 카녜이와의 협업에 따라 매출과 주가가 변했다. 논쟁적이기도 하다. 카녜이는 수많은 돌출 행동을 일으키다 2020년 미국 대선까지 출마했다. 아울러 급진적인 옷으로 패션 트렌드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카녜이는 .. [만물상] 韓日 여행객들의 '성지순례' 정우상 기자 입력 2024.08.21. 20:32 업데이트 2024.08.23. 14:48 일본 기후현 히다후루카와역은 하루 이용객 400명이 안 되는 시골역이다. 그런데 2017년 한국에서만 370만명이 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이후 한국과 대만 여행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영화에 나온 역사(驛舍), 식당,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영화 장면과 자신이 찍은 사진을 비교하는 ‘인증샷’도 남긴다. 한 식당에는 “순례(巡禮)의 감상을 노트에 남겨보라’라는 문구와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다.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를 찾아다니는 문화를 마니아들은 ‘성지순례’라고 한다. ▶만화 ‘슬램덩크’ 팬에게 가나가와현 가마쿠라도 성지다. 가마쿠라 시대의 문화유산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슬램덩크가 이곳 문화유산이.. 반려견 위한 산책? 폭염땐 '개고생' 박상현 기자 마가연 인턴기자(연세대 경제학 4학년) 입력 2024.08.21. 05:00 업데이트 2024.08.21. 13:48 아침부터 노면 온도 40도 내외 강아지 땀샘, 발바닥과 코끝 아스팔트 걷다 화상 입거나 더위 먹을수도 20일 오후 경기 김포의 한 동물병원. 발바닥에 화상을 입은 강아지에게 수의사가 연고를 발라주고 있었다. 강아지는 물그릇을 코앞까지 대줘도 잘 마시지 못했다. 해가 뜨기 전 산책을 시켰는데도 발바닥에 화상을 입고 더위를 먹은 것이다. 이동근 수의사는 “강아지는 체온 조절하는 땀샘이 발바닥에 있어 펄펄 끓는 아스팔트 위를 걷게 하는 건 짧은 시간이라도 위험하다”고 했다.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온열 질환에 걸리는 반려동물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낮만 피하면 된다’는.. ♥[5분 명상] 미소 한 모금… 친절 한 모금… 감사 한 모금… 커피 한 잔 할까요? 성소은·'반려명상' 저자 입력 2024.08.21. 00:30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커피를 권하는 한마디 말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기곤 하지요. 어떤 이에 대한 호감의 표시가 되기도 하고, 바쁜 일터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뜻이기도 하며, 지친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는 마음의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어떤 향을 머금고 있나요? 저는 매일 두 잔의 커피를 마십니다. 오전에 신문을 보면서 한 잔, 오후에 서재에서 한 잔. 첫 잔은 새날을 여는 마중 의식이고, 둘째 잔은 하는 일에 밀도를 더하는 집중 의식입니다. 마치 종교 의식에 쓰이는 성수(聖水)같이 커피는 평범한 일상을 정화하고, 가지런히 정돈하는 도구가 된 지 오래지요. 인류 최초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에티오피아인들은 매일 .. [김정호의 AI시대 전략] 대치동 학원은 거꾸로 AI 학습법을 배워야 한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입력 2024.08.20. 23:58 업데이트 2024.08.23. 14:01 '초등 의대반' 미적분, 논리와 철학 없이 결과식 기계적으로 외워 정답 존재하는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건 AI가 훨씬 잘해 게다가 요즘 AI는 자기주도·융합·창조 학습도… 대치동이 배워야 인공지능과 반도체에 관한 전자공학의 가장 기초적인 과목이 ‘전자기학(Electromagnetics)’이다. 전기장(電氣場)과 자기장(磁氣場)이 서로 어떻게 발생하고 또 전파하는지 그 원리를 배우고 응용하는 연습을 한다. 이 전자기학에서 제일 기초가 되는 방정식이 ‘맥스웰 방정식(Maxwell Equation)’이다. 4개의 미분 방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방정식에 따르면 전기장이 시간에 따라.. [만물상] 로마자 표기법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08.20. 20:20 업데이트 2024.08.21. 00:14 박찬호와 박세리는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유명해졌지만 많은 미국인은 둘의 성(姓)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박찬호는 ‘Park’을, 박세리는 ‘Pak’을 쓰기 때문이다. 현행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또 달라서 원칙대로 쓰면 ‘Bak’이 된다. 김씨도 ‘Kim’과 ‘Gim’이 혼용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도 그런 혼선을 빚었다. 대구시와 구미시가 박 전 대통령 이름의 로마자 표기를 두고 다툰다는 뉴스가 어제 조선일보에 실렸다. 대구시가 ‘동대구역 광장’ 이름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며 표지석에 ‘Park Jeong Hee’라 쓰자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가 그가 생전에 쓴 ‘Park Chung H.. 정치가 만든 비현실적 택시 월급제, 노사가 막았다... 도입 2년 유예 서울시는 현행 제도 유지 양지혜 기자 입력 2024.08.20. 00:55 업데이트 2024.08.20. 06:59 여야가 2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택시 월급제’ 전국 도입을 2년간 유예하기로 19일 합의했다. 다만 3년 전부터 월급제를 시행해 온 서울시는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 택시 월급제 전국 시행을 하루 앞두고 여야가 2년간 유예를 결정한 것은 택시 업계 노사(勞使) 모두 시행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기사들이 주 40시간 이상 근무하고 고정 급여를 받는 월급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지역 택시 업계는 도산에 내몰릴 수 있다며 시행 유보를 호소해 왔다. 정치권에선 “국회가 현장을 모르는 탁상 입법을 추진했다가 택시 업계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 소위.. [자작나무 숲] 김민기와 비소츠키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4.08.19. 23:58 업데이트 2024.08.20. 00:14 그의 낮은 목소리는 가짜 신념과 과장으로 가득 찬 오늘의 소음과 너무 다르다. 예전엔 그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다. 그는 항상 뒤쪽 어딘가 물러서 있었고, 그의 노래가 ‘우리의 노래’였던 시대도 이제는 까마득하다. 다른 가수들이 제각각으로 소화해 인기를 얻곤 했지만, “내 노래는 내가 제일 잘 부르지”라며 자부한 김민기다. 실제로 그가 부를 때, 노래와 목소리와 사람은 온전하게 ‘하나’다. 시대가 읽는 문학처럼, 시대가 부르는 노래가 있다. 김민기 노래는 시대의 노래다. 밀실의 읊조림이 광장의 함성으로 뒤바뀐 경우다. 그런데 원래 그의 노래는 광장의 피가 흐른다. 단조로울 만큼 정직한 4.. [만물상] 로봇 과로사 강경희 기자 입력 2024.08.19. 20:23 업데이트 2024.08.19. 23:35 “삼가 고철의 명복을 빕니다.” 최근 경북 구미 시청의 ‘1호 로봇 주무관’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파손되자 네티즌들 사이에 ‘로봇 과로사’라는 말이 번졌다. 구미시는 작년 8월에 행정 서비스 로봇을 도입해 공무원증도 붙여주고 임명식까지 했다. 우편물과 행정 서류 등을 배달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도입 1년도 안 돼 계단에서 추락해 부서지니 “일이 너무 힘들었나 보다”라며 감정이입을 한 댓글이 많이 붙었다.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물류 창고에 ‘채용’돼 시험 운행 중인 2족 보행 로봇 ‘디지트’는 ‘과로사 로봇’으로 일약 세계적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 3월 시카고에서 열린 물류 박람회에서 20시간 연속 작동하다.. '文정부 알박기' 인사들, 임기 끝났는데도 그 자리에 권순완 기자 정석우 기자 입력 2024.08.16. 00:48 업데이트 2024.08.16. 06:19 일부 공공기관 기관장·감사들 후임 안 정해져월급 받아가며 '반사적 혜택'"시스템 인사로 제때 교체해야" 한국동서발전 김영문 사장은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인 2021년 4월 임명돼, 지난 4월 3년 임기가 끝났는데도 5개월째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후임 사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김 사장은 문 전 대통령의 경남고 12년 후배로 대표적인 문 정부 ‘알박기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 밑에서 행정관으로 일했고, 문 정부 초대 관세청장도 맡았다. 김 사장이 임기 만료 이후에도 사장으로 재직하는 것이 법이나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공공기..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南 임애지와 北 방철미의 동메달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입력 2024.08.16. 00:06 업데이트 2024.08.16. 06:07 둘 다 동메달 땄지만 상반된 반응 "행복했다"며 개인 강조한 임애지와 "3등밖에 못했다"며 아쉬워한 방철미 이젠 이념 넘어 자유·개인주의의 시대 과거 극복은 자유주의 세대 몫 X세대 한동훈·M세대 이준석 같은 보수 미래를 향한 경쟁에서 한발 앞서간다 민주당도 과거 벗어나 미래 경쟁하길 뜨거운 8월이다. 폭염은 계속되고 있고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올림픽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확전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휴전은 난망한데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 와중에 8·15 광복절을 둘러싼 분열은 ‘끝나지 않은 100년 전쟁’을 절감하게 한다. 정치는 전쟁과 스포츠 사이.. [만물상] '자식 자랑' 스티커 조선일보 입력 2024.08.15. 20:52 업데이트 2024.08.16. 00:09 소설가 한수산은 70년대 한국 문단의 아이콘이었다. 데뷔는 신춘문예 당선작 ‘4월의 끝’이었는데, 작품 속 대학생 주인공이 국민학교 6학년 여자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쉬는 시간에 라디오 광고가 들린다. “두통 치통 생리통에 사리돈 한 알”. 그러자 아이가 묻는다. “선생님, 생리통은 뭔지 모르겠어요.” 주인공은 얼결에 “언니한테 물어봐” 해버렸다. 아이가 아래층에 내려간 잠시 뒤 “뭐 저 따위 가정교사가 다 있어” 하는 비명이 들린다. ▶이 작품이 발표되던 해가 1972년이다. 소설은 이어진다. ‘결국 나는 후임 여학생의 가슴에서 OX를 겹쳐 놓은 것 같은 국립 서울대학교의 배지가 빛나는 것을 보면서 하야해야만 했.. 농막 대안으로 나온 쉼터...주말 농부들 "12년 후 철거? 누가 짓겠나" 사용기간 규정에 "탁상행정" 비판 이준우 기자 입력 2024.08.14. 00:45 업데이트 2024.08.14. 07:20 “12년 지나면 무조건 철거해야 하는데 누가 수천만 원 이상 들여서 농촌에 쉼터를 짓겠습니까.” 농막(農幕)에서 숙박을 금지하는 규제를 도입하려다가 철회한 정부가 농막의 대안으로 올해 말부터 도입하기로 한 ‘농촌 체류형 쉼터’를 두고 주말농장족(族)과 예비 귀농인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년 사용 후 철거’라는 사용 기간 규정이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농촌 체류형 쉼터는 도시민이 소유한 농지에 컨테이너나 목조로 설치하는 임시 숙소로, 여러 규제가 따랐던 농막과 달리 숙식이 가능하다. 야외 덱(deck)과 주차장 같은 부대시설도 설치할 수 있다. 회원.. 싸우다 피멍들었나… 美中 제조업 심각한 타격 양국 무역전쟁 6년, 뭘 남겼나 이해인 기자 입력 2024.08.14. 00:45 업데이트 2024.08.14. 06:48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초대형 공장의 가동 시점을 잇따라 늦추기로 결정했다. 제1 공장은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제2 공장은 2024년에서 2028년으로 연기했다. 인텔도 200억달러(약 27조원)를 들여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의 양산 일정을 2025년에서 2026년 말로 연기했다. 공장 가동을 늦추는 이유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로 공장 건설 비용이 치솟고, 세계적인 반도체 투자 붐으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최근 기업 파산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취업보다 창업' 택한 Z세대 역대 최다... "정주영 도전 정신 매료" 표태준 기자 황재영 인턴기자(건국대 졸업예정) 입력 2024.08.13. 05:06 업데이트 2024.08.13. 07:18 대학생 창업 기업 작년 1951개 기록… 1년새 370개 급증 "대기업 명함보다 도전해보고 싶어" 고려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임재우(26)씨는 지난 3월 남성 스타일링 서비스 업체 ‘알파몬토’를 창업했다. 패션 유튜버 등과 함께 ‘구독료’를 낸 고객을 상대로 직업·나이를 고려해 헤어스타일부터 옷차림까지 컨설팅하는 업체다. 임씨는 “돈을 많이 벌겠다는 목적보다 계속 도전하고 부딪치는 ‘기업가’로서 저를 증명하고 싶어 창업을 택했다”며 “창업에 뒤따르는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는 최적의 나이인데, 단지 ‘대기업 명함’을 얻으려 취업 전선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출렁이는 주식 시장… 개미들, 단기 투자로 피신 파킹형 ETF 등에 돈 몰려 김승현 기자 최아리 기자 입력 2024.08.13. 00:50 최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인공지능(AI) 거품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피난처를 찾고 있다. ‘파킹형(단기 자금) 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나 ‘파킹 통장(수시 입출식 통장)’ 등 단기 투자처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파킹형 ETF는 차를 잠시 주차했다가 빼는 것처럼 하루 단위로 수익률이 계산돼 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단기 투자형 상품을 가리키고, 파킹 통장은 수시로 자금을 넣고 찾을 수 있는 예금 통장을 가리킨다. 동시에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면서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은 금.. [만물상] 마르크스 경제학의 퇴장 배성규 기자 입력 2024.08.12. 20:24 업데이트 2024.08.12. 23:51 얼마 전 이사 가면서 서가를 정리했다. 전공 서적 틈에 먼지가 소복한 마르크스 경제학 책과 노트가 있었다. 곳곳에 친구들과 스터디하고 강의 들으며 적어 놓은 메모와 밑줄이 보였다. 하지만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 구닥다리 책을 지금도 읽느냐”고 가족이 물었다. 결국 37년 만에 책과 노트를 모두 버렸다. ▶'정치경제학’이라고도 불린 마르크스 경제학은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주류 경제학과 달리 노동이 모든 가치를 결정한다고 믿었다. 자본가가 노동이 만든 잉여가치를 착취하고 이에 따라 잉여 이윤율이 떨어져 불황이 거듭되면서 자본주의가 붕괴한다고 했다. 카를 마르크스의 책은 군사 정권 시절 금서(禁.. 이전 1 ··· 5 6 7 8 9 10 11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