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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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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묵의 90년대생 시선] 윤수일에서 로제까지… K아파트를 다시 볼 때다 임명묵 대학원생·'K를 생각한다' 저자 입력 2024.10.30. 23:58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 많은 이들이 ‘아파트 공화국’을 들 것 같다. 이 용어는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가 한국의 아파트 문화를 분석한 동명의 저서에서 유래했다. 그는 유럽에서 아파트가 서민 주택, 심지어 우범지구의 상징이 된 반면, 한국에서는 아파트가 중산층의 지위를 보여주는 피라미드형 계층화의 지표가 되었음을 지적한다. 줄레조의 저작이 출간된 이래로 한국의 도시 공간과 사회를 분석하는 많은 지식인들이 이 ‘아파트 공화국’의 폐해를 입을 모아 지적했다. 요컨대 아파트 비판론에 따르면, 아파트 열풍 때문에 한국의 도시 경관은 흉측해졌으며, 아파트에서의 생활이 공동체를 해체했고, 사..
[만물상] 폴크스바겐이 어쩌다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10.30. 20:53 업데이트 2024.10.31. 00:22 1929년 세계 대공황이 1차 세계대전 패전국 독일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 40%가 실업자가 됐다. 갓 집권한 아돌프 히틀러가 실업자 구제와 경기 진작책으로 자동차 전용 도로망 건설을 발표했다. 세계 최초의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 ‘라이히스 아우토반’(Reichsautobahn·제국 자동차 도로)은 독일 경제 부흥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 ▶히틀러는 “자동차가 귀족들의 독점물이 되어선 안 된다”면서 ‘국민차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했다. 천재 자동차 공학자 페르디난트 포르셰 박사를 불러 1000마르크 아래 가격으로 네 사람이 탈 수 있고, 100㎞ 이상 속도를 내며, 기름 1리터로 12㎞ 이상 달리는 ‘폴..
억대 연봉 받는 50대 직장인... 장사하면 얼마나 벌까 이경은 기자 입력 2024.10.30. 11:21 업데이트 2024.10.30. 14:35 통계로 살펴본 직장인·자영업자 소득 '순수익 제로' 각오 필요한 장사의 세계 [왕개미연구소] “40대 후반 직장인인데 17년 근무해서 돈도 꽤 모았습니다. 내 가게 하는 게 로망이어서 창업을 준비 중인데 괜찮을까요?” “남 밑에서 일하는 건 그만하고 싶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 버는 50대를 맞이하고 싶은데,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인가요?” 예비 창업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골 질문들이다. 월급의 굴레, 유리지갑 신세에서 벗어나려는 예비 창업자들은 먼저 모험에 나선 인생 선배들에게 지혜를 구한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양하다. “일한 만큼 벌어가니까 좋다”면서 자유와 성취감이 매력..
[5분 명상] 감정 통제가 안 될 때 숨 한 번 '6초의 기적'… 관계 추돌사고 막아요 성소은 '반려명상' 저자 입력 2024.10.30. 00:34 지난번에는 운전을 명상했어요. 가야 할 곳, 가야 할 이유, 가는 법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어서 운전 명상을 이어가 보려 합니다. 오늘은 가다 서는 것, 정지(停止)입니다. 도로 위에 수많은 자동차가 제 갈 길을 탈 없이 갈 수 있는 것도 촘촘하게 설계된 정지선들 덕분입니다. 서야 할 때 정확하게 그 자리에 서는 것, 우회전도 일단 브레이크를 꾹 밟고 ‘일시 정지’한 후에 진행해야 합니다. 참 좋은 안전장치입니다. 살면서 말이나 행동이 급발진하면서 일으킨 ‘관계추돌사고’나 ‘소통마비상태’를 경험한 적이 없나요? 일상에서 이성으로 조절되지 않는 감정의 오작동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6초의 기적’이라는 방법으로 이 문..
[만물상] '노실버존'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10.29. 21:08 업데이트 2024.10.30. 00:16 서울에 사는 50대 회사원이 동네 헬스장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어머님이 운동하다가 쓰러지셨다”며 “연세가 80을 넘기셨으니 이참에 잘 말씀드려서 헬스장을 그만 나오시게 하라”고 권했다. 너무 야박하다고 생각해 다른 곳을 알아보니 거긴 더했다. 75세부터 헬스장 출입을 막았고, 정 운동하고 싶으면 보호자인 자녀의 동의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65세 이상 이용 금지’라고 써붙인 곳도 있었다. ▶헬스장과 수영장을 중심으로 어르신 고객을 받지 않는 노(no)실버존이 늘고 있다. 운동하다 다치기 십상이어서라고 하지만 노인 회원이 많으면 젊은 손님들이 떨어져 나간다는 이유를 드는 곳도 있다. 젊은이들은 운동하는데 말을..
숙박 가능한 '농촌체류형 쉼터', 사용 기한 12년 제한 철회 농식품부, 농지법 시행령·시행규칙 입법예고 이준우 기자 입력 2024.10.29. 11:15 업데이트 2024.10.29. 13:10 정부가 오는 12월부터 도입되는 ‘농촌 체류형 쉼터’의 사용기한을 최장 12년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농촌 체류형 쉼터의 사용기한을 ‘기본 3년 이후 3년씩 최대 3회 연장’으로 정했지만 “12년 뒤에 없애야 한다면 누가 자기 재산을 투자해 쉼터를 짓겠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정부가 12년 이후에도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통해 ‘안전·기능·미관·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추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12월 9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농촌 ..
'명태균 방지법' 발의… 모든 인터넷 언론사도 사전신고 대상에 포함 여론조사 공정성 대책 추진 이세영 기자 입력 2024.10.29. 00:53 업데이트 2024.10.29. 15:20 지난 4월 총선에서 여론조사 조작 적발 건수가 과거 총선 때보다 증가하고, 명태균씨 논란으로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커지자 대책 마련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선거 여론조사를 심의하는 중앙선관위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중앙여심위)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선거 여론조사 환경 변화와 심의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를 연다. 중앙여심위가 지난 6월부터 연구해온 여론조사 개선 방안 6가지에 대해 정당, 학회, 여론조사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이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강석봉 여심위 사무국장이 발제를 맡고 김영숙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실장, 김정..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엔비디아 엔지니어가 GPU로 쓴 수학의 새로운 역사 박건형 기자 입력 2024.10.28. 23:55 17세기 수학자가 제안한 메르센 소수, 인터넷으로 지금도 탐색 중 가장 큰 메르센 소수 기록 경신, 초당 한 자리씩 읽으면 475일 걸려 수학자 아닌 엔지니어가 세계 17국 연결한 GPU 수퍼컴 활용해 찾아 신학자 마랭 메르센(1588~1648)은 프랑스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수학, 물리학, 철학을 넘나들며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메르센은 수도원에 페르마, 데카르트, 갈릴레이 같은 학자를 모아 정기 토론회를 열었다. 이 모임은 파리 과학 아카데미로 발전했다. 메르센은 정보 교류를 위한 책자도 만들었는데 사이언스, 네이처 같은 과학 학술지의 시초가 됐다. 학회와 학술지라는 과학 시스템의 근간을 메르센이 세웠다. 메르센은 소수(素數·prime number..
[르포 대한민국] 언제까지 쌀 사줄 건가… 차라리 '한국형 안남미' 수출로 활로 찾자 최준영·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입력 2024.10.28. 00:37 1인당 쌀소비량 56kg, 30년 전의 절반… 과잉생산에 재고 넘쳐 나농민 눈치보는 정부는 쌀값 떠받치려 막대한 세금 투입하는 악순환 글로벌 쌀소비 증가 겨냥해 동남아 품종 키워 수출하는 전환 필요 가을이 되면 쌀 가격을 올려 달라는 농민 시위와 정부의 대책 발표, 그리고 반발이라는 연례 행사가 반복된다. 이달 쌀 가격은 80kg 기준으로 전년 대비 13.6% 하락한 18만8156원이다. 지난 9월 10일 정부는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 햅쌀 10만5000t을 사들여 동물 사료용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과잉 공급되는 쌀을 시장에서 격리해 쌀값을 떠받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쌀 가격이 예상보다 더 하락하자 추가로 9만5000t을 더 매입하..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42] 감을 따 내리며 문태준 시인 입력 2024.10.28. 00:29 감을 따 내리며 저렇게 푸른 하늘이 어디에다 가마 걸고 이렇게 붉은 열매를 주저리로 구워 내렸나 아흔 해 이 땅에 살아도 가마터를 나는 몰라. -정완영(1919-2016) 가을 하늘이 푸르다고 이른 까닭은 그만큼 날씨가 맑고 밝기 때문일 테다. 시인은 다른 시에서는 “하루 한 길씩을 높아가는 가을하늘”이라고도 썼다. 감나무에 매달린 감을 따 내리면서 시인은 감의 잘 익은 빛깔에 감탄하며 마치 숯이나 도자기처럼 가마에 넣어 구워 낸 것만 같다고 노래한다. 불을 땔 때의 붉은 빛과 열기가 잘 익은 감의 빛깔과 서로 어울려 멋스러운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세상의 모든 열매를 구워 내는 어마어마한 가마터가 정말이지 어딘가에 있는 것일까. 나이가 들어서도 가마터를 ..
♥[박성희의 커피하우스] 한국 문화 르네상스 300년 주기설을 아십니까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한국미래학회 회장 입력 2024.10.25. 00:11 600년전 세종은 훈민정음·측우기·관현악 작곡 18세기 정조때도 문예부흥… 수원화성은 세계유산 지금 우리는 임윤찬·한강·봉준호·윤여정 보유국 300년 간격으로 찾아오는 한국의 문화 르네상스 축복에 감사…하지만 정치만 바라보면 한숨나온다 때론 가까운 곳에 명소가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산다. 지난주 방문한 수원 화성이 그랬다. 화성행궁 옆 에어비앤비에 묵게 된 나는 모처럼 수원 화성의 위용을 코앞에서 확인하고 청량한 기운에 흔들리는 갈대숲의 풍광과 성곽 위로 펼쳐지는 불꽃놀이를 즐기며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들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러 외국을 가면서도 정작 바로 옆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이제야 제..
[만물상]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10.24. 20:17 업데이트 2024.10.24. 23:58 한국에서 아파트는 1930년 서울에 처음 등장했다. 1970년대 서울 용산에 들어선 한강맨션은 수도꼭지만 틀면 더운물이 쏟아지며 ‘아파트=편리함’이란 인식을 강화했다. 가수 윤수일이 1982년 ‘아파트’를 발표할 때만 해도 전체의 5%에 불과했던 아파트 주거율이 지금은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늘었다. 이러니 아파트를 빼고 한국인의 삶을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문학작품 중에 아파트를 다룬 소설이 유난히 많은 것도 한국적인 현상이다. 최인호의 ‘타인의 방’이나 박완서의 ‘마흔아홉 살’은 대도시 아파트에 사는 한국 중산층의 고독과 위선, 물욕 등을 다룬 작품들이다. 외국인도 한국을 알고 싶다면 ‘똘똘한 한 ..
♥[박찬용의 물건만담] 현실 별 관심없던 저커버그는 왜 손목시계에 빠져든 걸까 마크 저커버그의 초고가 시계 박찬용 아레나 옴므 플러스 피처 디렉터 입력 2024.10.24. 00:10 요즘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마크 저커버그의 비싼 손목시계들이 소소한 화제다. 부자의 고가 손목시계는 낯선 일도 아니고 그리 가치 있는 뉴스도 아니다. 다만 마크 저커버그의 손목시계는 다르다. 그는 보통 부자들의 손목시계 컬렉션(이를테면 떼돈을 벌고 금덩어리 롤렉스를 사는 운동선수들)과는 다른 시계 애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른바 MZ 부자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 인물상이 어떤지는 2010년 작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 잘 표현되어 있다. 온라인 사회에서 더 편안해하고, 실제 사회에 나타나는 외양에는 별 신경을 안 쓴다. 그를 상징하던 소품이 영화 속 마크 저커버그가 내내 입던 ..
♥[만물상] 上노인 下노인 강경희 기자 입력 2024.10.23. 20:34 법적 노인 연령인 만 65세 이상도 ‘경로당 가는 상노인(上老人)’과 ‘카톡창 여는 하노인(下老人)’으로 활동성의 차이가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대한노인회는 현행 65세인 노인 기준 연령을 매년 1년씩 높여서 75세까지 상향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내가 늙어 머리가 빠지면 넌 여전히 생일 축하 인사와 와인을 보내줄까? 내가 64세가 되어도 여전히 나를 필요로 하고 나를 돌봐줄까?” 비틀스의 1967년 음반에 실린 ‘내가 64세가 되면(When I’m Sixty-Four)’의 한 구절이다.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가 작사·작곡한 이 노래는 영국 남성의 평균수명이 69세, 여성이 75세이던 시절에 지은 곡이다. 몇 년 전 영국의 대학 연구팀이 노화를 ..
"기술도 돈도 없는데 웬 비행기? 모두 반대할 때 30년 후를 생각… 그렇게 T-50 개발 시작" [K방산 신화를 만든 사람들] [2] 'T-50′ 개발 주도한 전영훈 박사 성유진 기자 입력 2024.10.23. 00:55 업데이트 2024.10.23. 07:09 2002년 8월 20일 경남 사천 비행장 활주로. 공군 조광제 중령이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별칭 골든 이글)’ 조종간을 잡고 하늘로 비상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진과 T-50 개발자들은 기체가 무사히 비행을 마치고 다시 눈앞에 나타나길 초조하게 기다렸다. 40분 후, T-50이 사뿐히 땅으로 내려앉자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만세를 불렀다. 1989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을 제안하며 첫발을 내디딘 첫 국산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이 초도 비행(첫 비행)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초도 비행은 비행기 설계가 제대로 됐..
[최재붕의 디지털 신대륙] 삼성전자 걱정보다 혁신에 저항하는 우리 사회부터 반성을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입력 2024.10.22. 23:58 대만은 '반도체 입문'이 고교 필수… 사실상 전국민에 반도체 교육 혁신지향 사회와 규제지향 사회의 격차… 유럽이 쓴 반성문을 보라 규제는 쇄국의 상징… AI시대, 국민 모두의 세계관 전환이 절실하다 생성형 AI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지금 대만 경제는 신이 났다. 대장 기업인 TSMC가 연일 매출 신기록을 내면서 주가도 신나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TSMC뿐 아니라 많은 관련 기업들이 동반 상승 중이다. TSMC가 이토록 폭발 성장하게 된 것은 그동안 공들였던 파운드리 분야에서 경쟁 기업인 삼성전자와 큰 격차를 벌리면서 AI 반도체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문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심지어 가격을 50%..
[만물상] 정치와 점술 김진명 기자 입력 2024.10.22. 20:34 업데이트 2024.10.22. 23:48 미국의 IT 전문 잡지 ‘와이어드’는 지난 8월 점성술사들이 미국 대선을 이용해 추종자를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이미 트립이란 점성술사는 2020년 X(옛 트위터)에 “토성이 귀환하기 때문에 카멀라 해리스가 2024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글을 썼다가 해리스가 출마하면서 유명해졌다. 다만 그는 “트럼프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이런 온라인 정치 점성술사들에 대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적 예언을 해서 유명해진 뒤 고액의 개인 상담을 하는 “수익성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점술과 주술은 고대부터 정치와 연관이 깊었다. 중국 고대의 상(商) 왕조는 소뼈나 거북 딱지를 불..
휴대폰 수거 인권침해 아닌데도... 교사들 "학생들과 입씨름, 어렵다" 인권위 판단에도 학교 현장에선 "수거 쉽지 않다" 오주비 기자 입력 2024.10.22. 00:50 업데이트 2024.10.22. 06:40 대구 한 초등학교는 학생 휴대전화를 따로 걷지 않고 하교 때까지 전원을 끄도록 한다. 하지만 이 학교 김모(46) 교사는 일주일에 2~3번씩 수업 도중 휴대전화 소리를 듣는다. 김 교사는 그때마다 아이들에게 “얼른 전원 끄자”고 말할 뿐, 제대로 껐는지 직접 확인하진 않는다. 학생들이 “왜 내 휴대전화 보시느냐. 인권침해”라고 말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애들이 ‘인권침해’라는 말을 달고 사니까 휴대전화를 껐는지 확인하는 정당한 생활 지도도 부담스러워서 못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칙에 따라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것은 ‘인권침해..
♥[자작나무 숲] 침묵이 말한다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4.10.21. 23:58 여럿이 수다 떨다 대화가 끊겨 어색해지면, 러시아인은 ‘고요 천사 날아갔다’고 한다. 가령 체호프 드라마 속 등장인물이 썰렁한 얘기를 던져 좌중 모두 말을 멈췄을 때, 잠시 후 누군가 “고요 천사 날아갔군” 하는 식이다. 그렇게 해서 다시 대화의 숨통이 트인다. 이때 침묵은 소통을 향한 징검다리다. 19세기 시인 튜체프가 ‘침묵(Silentium)’이란 유명한 시에서 “말해진 생각은 거짓”이라고 썼다. 말해진 생각은 거짓이라는 그 생각을 또 말할 수밖에 없는 자가당착이 좀 우습긴 하나, 이 철학적 시인은 설명한다. “마음이 어찌 말을 하겠는가?/ 남이 나를 어찌 이해하겠는가?/ 내가 왜 사는지 남이 어찌 알겠는가?” 언어는 무력하기 그..
♥[만물상] 가슴 아픈 이름 '영 케어러' 김민철 기자 입력 2024.10.21. 20:28 업데이트 2024.10.22. 00:00 ‘영 케어러(Young Carer)’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병든 부모를 돌보고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젊은이들이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외부에 잘 알리지 않으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선진국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영 케어러라는 개념은 늦게 생겼다. 1980년대 영국에서 그 존재들이 드러나기 시작해 1993년 영국 학자가 개념을 명확히 한 책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국에도 영 케어러가 없을 리 없지만, 그로부터 무려 30년 가까이 지나서야 우리 사회에서 처음으로 영 케어러가 주목받는 사건이 일어났다. 2021년 아픈 50대 아버지를 간병하다 포기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대구 20대 청년 사건이..
퇴근 후 한강 가서 멍... '불멍' 이어 '물멍' 즐기는 MZ [NOW] 김병권 기자 입력 2024.10.21. 00:50 업데이트 2024.10.21. 09:41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3)씨는 퇴근 후 시간이 날 때면 늘 한강 공원을 찾는다. 벤치에 앉아 30분가량 한강을 바라보다 집에 가는 게 취미라고 한다. 박씨는 “아무 생각 없이 한강을 보면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머릿속에서 말끔히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물멍’이 MZ 세대(1980년대 초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타오르는 장작을 바라보는 소위 ‘불멍’이 MZ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는데, 요즘은 물을 바라보는 ‘물멍’이 유행하고 있다. 집 근처 강, 산에 가면 누구나 쉽게 물멍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 세대가 물멍에 빠지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만물상] 제 국민을 가두는 장벽 배성규 기자 입력 2024.10.11. 20:12 업데이트 2024.10.12. 12:05 인류 최초의 장벽은 4000여년 전 시리아에 세워진 160km 길이 ‘트레 롱 뮈르’다. 돌·모래로 쌓은 장벽으로 흔적만 남아 있다. 이집트의 파라오 아메넴헤트 1세와 바빌로니아의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장벽 건설 전문가였다. 중국 진시황의 만리장성은 길이 2만km로 인류 최대 토목공사라 불렸다. 장벽은 당연히 외적 침입을 막는 방파제였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막아주지는 못했다. ▶21세기 들어 장벽은 불법 이민·난민·테러 방지용으로 바뀌었다. 전 세계 장벽은 10여년 만에 20개에서 70개로 급증했다. 프랑스·오스트리아·헝가리·그리스·터키 등은 난민을 막으려 수백km에 걸쳐 4m 높이 철조망 장벽을 치고 있다. 사우..
국산으로 위장한 중국산 감시카메라 공공기관에 3만대 해킹·정보 유출 등 보안 논란 서유근 기자 서보범 기자 박진성 기자 입력 2024.10.12. 01:00 업데이트 2024.10.12. 07:24 경찰이 전국 경찰 관서에서 해킹 위협에 취약한 중국산 감시 카메라 667대를 교체하기로 한 가운데,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우후죽순처럼 설치되는 중국산 감시 카메라 관리가 부실하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3년 새 국내산으로 위장한 중국산 감시 카메라가 군과 경찰은 물론 전국 지자체 79곳, 도로·철도·항만 등 기간시설을 관리하는 공기업, 국책연구기관 등에 약 3만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영국·호주 등 주요 국가는 정부 기관 등에서 중국산 카메라를 철거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감시 카메라 관리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삼성전자보다 더 처절한 반성문 필요하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입력 2024.10.11. 00:21한 달 뒤면 윤석열 대통령 임기 반환점 축구로 치면 전반을 0:3으로 마친 격 삼성처럼 보수도 '능력은 있다' 신화 깨져 정치는 개인 아닌 팀전인데 보수는 그걸 몰라 자기가 더 위대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이끄는 중 더 진솔하고 처절한 대통령 반성문 보고 싶다 삼성전자가 3분기 어닝 쇼크 이후 이례적으로 ‘반성문’을 발표했다. " (...)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삼성의 위기를 말씀하십니다. 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저희에게 있습니다. (...) 무엇보다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습니다.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입니다. 결코 타협할 수 없는 ..
♥[만물상] 'AI 킹' 허사비스 김성민 논설위원·콘텐츠전략팀 차장 입력 2024.10.10. 19:56 업데이트 2024.10.10. 22:47 네 살 때 체스를 시작해 영국 주니어 체스팀 주장, 14세 이하 세계 2위가 된 내성적인 소년은 항상 같은 질문을 떠올렸다. “지금 생각난 체스 말의 움직임을 나는 도대체 어떻게 떠올린 걸까?” 인간 뇌와 사고 과정, 지능에 대해 골몰하던 그는 대회 상금으로 컴퓨터를 산 후 금방 답을 떠올렸다. “자동차가 인간 능력을 물리적으로 증폭하듯, 컴퓨터는 인간의 정신을 확장하는 도구라는 것이 즉각적으로 이해됐다”고 했다. 올해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데미스 허사비스(48)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얘기다. ▶허사비스는 기상천외한 괴짜들이 몰려 있는 테크 업계에서 유독 조용한 학자형 인물이..
[2030 플라자] 고관절 부러진 90대 할머니... "폐 안 끼치고 죽겠다"는데 남궁인 이대 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작가 입력 2024.10.10. 00:11 업데이트 2024.10.10. 07:05 화장실서 넘어진 할머니, "폐 안끼치고 죽겠다"며 수술 거부 하지만 사람은 쉽게 안죽고 그러면 자식들이 대소변 수발해야 의사와 환자의 딜레마…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구십 대 할머니가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스스로 일어날 수 없어 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가족들과 함께 카트에 실려 온 할머니는 오른쪽 골반을 아파했다. 오른쪽 다리를 살짝 드는 것만으로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흔하게 발생하는 고관절 골절이었다. 할머니는 곧 엑스레이 촬영실로 향했다. 뼈는 외력에 저항한다. 그중 체중이 많이 실리는 고관절은 가장 단단하므로 보통 넘어져도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
노화와 전쟁, 결국 패배하나... “지금 아이들도 100세 시대 힘들다” 美연구팀 분석 김효인 기자(조선일보) 박지민 기자(조선일보) 입력 2024.10.09. 00:55 업데이트 2024.10.09. 06:24  인류의 기대 수명 증가가 한계에 부딪혀 ‘100세 시대’가 어려울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세기 초에는 평균적으로 매년 0.3년씩 급격히 성장한 선진국의 기대 수명의 증가 폭이 둔화돼, 최근 출생자의 100세 생존 비율이 5%대를 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대의 제이 올샨스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7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극적인 변화가 있지 않고서는 인간 수명의 증가 속도가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기대 수명의 성장세가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미국, 한국, 일..
중국 ETF, 수익률 상위 10개 싹쓸이 최근 한 달 국내 ETF 투자 성적 김승현 기자(조선일보) 입력 2024.10.08. 00:50 업데이트 2024.10.08. 00:50 지난달 말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 이후 중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국내 상장된 중국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수익률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수익률 상위 10개 ETF는 모두 중국 관련 상품이 차지했고, 특정 지수 하루 상승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한 달 수익률은 130%를 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향후 발표될 재정 정책 방향과 개별 기업 실적들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국경절 연휴(10월 1~7일)로 문을 닫았던 중국 주식시장은 8일 다시 개장한다. ◇국내 수익률 톱10, 중국 E..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인간에 의해 멸종한 도도새는 인간에 의해 부활할까 박건형 기자(조선일보) 입력 2024.10.08. 00:30 업데이트 2024.10.08. 09:25 1600년대 멸종한 도도,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유명세 ‘멍청하고 쓸모없어 멸종’했다는 인식, 틀렸다는 연구 결과 나와 도도 지구상에 되살리는 현실판 ‘쥬라기 월드’ 프로젝트도 본격화 1855년 영국 옥스퍼드대에 23세의 수학과 교수 찰스 럿위지 도지슨이 부임했다. 사회성이 떨어졌던 도지슨이 가장 좋아하는 일은 학장 헨리 리들의 어린 자녀들과 노는 것이었다. 1862년 도지슨은 아이들과 템스강에서 보트 놀이를 하며 직접 만든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등장했고, 도지슨이 가장 아낀 일곱 살 여자아이 앨리스가 주인공이 됐다. 몇 년 뒤 도지슨은 루이스 캐럴이라는 필명으로 이..
[리빙포인트] 해삼 고르는 요령 조선일보 입력 2024.10.08. 00:30 통통한 해삼엔 살이 아니라 바닷물이 차 있는 경우가 많다. 부피가 작은 해삼을 고르는 게 더 좋다. 눌렀을 때 단단하고 돌기가 뾰족한 것이 싱싱하다. 원글: https://www.chosun.com/culture-life/living/2024/10/08/BWXEVTMMSNAX3PZUEUIF3XU2WQ/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