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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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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우리가 잘 모르는 미국, 스몰 타운 이하원 논설위원 입력 2023.08.07. 20:36 업데이트 2023.08.08. 01:14 미국에서 가족과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렌터카로 다녀오면서 길을 잘못 들었다. 대낮에 30분이 지나도록 사람은 물론 지나가는 자동차 하나 보지 못했다. 운전대를 잡은 손에서 식은땀이 날 무렵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2층짜리 상점 몇 채가 중심지에 있는 시골 마을이었다. 식당, 카페 앞을 지나는 주민들이 여유롭게 소일하는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 그곳을 벗어나자마자 금세 인적을 보기 어려운 산과 강이 나타났다. ▶동북부·서부·남부·중서부로 나뉘는 미국에서 스몰 타운 분위기가 강한 곳이 중서부(Midwest)다. 대도시를 제외하면 문도 잠그지 않고 산다. 집집마다 총기를 보유하는 것이 보통이다. 노동자들은 ..
4만년 만의 부활 [만물상] 김홍수 기자 입력 2023.08.06. 20:45 업데이트 2023.08.07. 16:54 ‘아기공룡 둘리’는 1억년 전 빙하기에 냉동됐다가 얼음이 녹는 바람에 현대에서 깨어난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선 과학자들이 중생대 때 호박에 갇힌 모기에서 공룡 피를 추출, 공룡 DNA를 복제한다. 현대 과학자들은 두 모델을 합친 방법으로 매머드의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 스타트업은 동토층에서 발굴된 매머드 사체에서 DNA를 추출, 아시아 코끼리 난자에 넣어 수정란을 만드는 방법으로 매머드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1960년대 미국의 한 물리학자가 불치병 치료, 인간 수명 연장의 해법으로 ‘냉동 인간’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시신을 냉동 보존해 두었다가 먼 미래에 깨워 다시 살게..
[만물상] 사람보다 비싼 개·고양이 진료비 강경희 논설위원 입력 2023.08.04. 20:15 업데이트 2023.08.05. 00:47 지난해 경기도의 한 유료 주차장에서 바닥에 엎드려 있던 대형견 골든 리트리버가 진입하던 승용차에 치여 부상을 입었다. 갈비뼈 8대 골절, 기흉에 양쪽 대퇴골이 다 빠지고 금이 간 중상이어서 5차례 수술 받느라 치료비가 4000만원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가해 차량 보험사가 몇 백만 원밖에 보상을 못 해준다고 하자 견주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반려견 치료비 4000만원을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운전자 책임이 크다”는 주장과 “개를 방치한 견주 책임이 크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소형견 몰티즈 3마리를 14년간 키워온 지인은 각각 방광암, 심장판막 비대증 등을 앓던 반려견들 병원비로 그간 지출..
미래에셋 '홍콩 빌딩' 리스크…VVIP 돈 1600억 허공에 날릴 위기 김리영 기자 입력 : 2023.08.04 10:37 [땅집고] 홍콩 카오룽(주룽) 반도에 동쪽 제2중앙상업지구에 2016년 들어선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CFGC). 지상 27층, 연면적 7만4322㎡인 이 빌딩은 홍콩 카오룽반도의 랜드마크 오피스 중 하나로 꼽힌다. 홍콩섬을 마주보 있는 데다 전면에는 빅토리아항구가 한눈에 들어오고, 후면은 산이 둘러싸 조망이 우수하다. 홍콩 정부는 지난 몇 년간 약 34조원을 투입해 GFGC빌딩 일대 690만평을 새로운 비즈니스지구(CBD)로 개발했다. 그 중심에 이 빌딩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지난 이후 이 빌딩은 공실률 증가 직격탄을 맞고 부동산 가치가 폭락 중이다. 4년 전 이 빌딩이 국내 유일 투자자였던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건물이..
[박성희의 커피하우스] ‘선동 정치’에 춤추는 양평 고속도로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한국미래학회 회장 입력 2023.08.04. 03:00 영국의 20세기 수사학자 스티븐 툴민은 고대 삼단논법을 보완한 ‘툴민의 논증 모델’로 유명하다. 대전제-소전제-결론으로 구성된 삼단논법이 다소 거칠다고 생각한 그는 전제와 결론을 이어주는 또 다른 장치인 ‘보증(warrant)’이라는 단계를 주목했는데, 가령 이런 것이다. ‘말기 암 환자는 죽는다’는 대전제와 ‘고로 A는 죽는다’는 결론이 있다고 할 때, 그 논리가 성립하려면 전제를 ‘보증’하는 상식과 믿음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즉 암이 곧 죽을병이라고 믿는 사회에서 통하는 논리라는 뜻이다. 눈부신 의학의 발달로 말기 암이 극복되고 생명 연장이 가능해진 사회에서는 ‘말기 암=죽음’ 논증이 통하지 않는다. 상..
[만물상] 초전도체 연금술 김성민 논설위원·디지털기획팀장 입력 2023.08.03. 21:04 업데이트 2023.08.04. 01:11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은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동시에 연금술사였다. 만물이 물·불·공기·흙 4가지 원소로 구성됐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에 근거해 납의 성질을 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수학 교수로 일하던 케임브리지 대학 지하실에서 하루 17시간씩 30년 넘게 연금술을 탐구했다. 결혼도 안 했다. 과학 발전으로 ‘원자의 성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개념이 확산해 연금술이 폐기되기까지 2500여 년간 뉴턴 같은 사람들이 꿈의 기술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았다. ▶한 번 힘을 주면 추가 에너지 공급 없이 영원히 움직이는 ‘무한동력’도 고대 사람들이 꿈꾸던 기술이다...
♥[한은형의 느낌의 세계] “챗GPT의 최고 승자는 노벨상 작가 모옌이라 생각한다” 한은형 소설가 입력 2023.08.03. 03:00 2023년 8월 현재 인터넷 서점에서 챗GPT를 검색하면 225종이 나온다. 모두 올해 나온 책이다. 한 해가 다 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나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단기간에 이토록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온 분야가 있었나? 그 책들을 보면 이 시대가 챗GPT에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도 같다. 지식, 돈, 미래, 교육, 기회, 삶의 목적, 업무, 그림 그리기, 글쓰기. 수많은 챗GPT 책의 키워드다. 별로 연관이 없는 것 같은데 핫한 ‘챗GPT’로 낚는 책도 있다. 이 책들을 클릭하다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는 것이다. 놀랍게도 챗GPT 책 거의 대부분이 말이다. ‘기회’나 ‘돈’이 들어간 책이더라도 결국 글쓰기다. 챗GPT..
[만물상] 서울 거리 ‘히잡 소녀’들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3.08.02. 20:55 업데이트 2023.08.03. 00:46 튀르키예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가 쓴 장편 ‘눈’은 히잡을 벗기려는 세속주의 정부와 종교적 전통을 지키려는 무슬림의 충돌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은 여학교에서 히잡을 못 쓰게 하는 교장 지시에 반발해 소녀가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에 나선다. 알고 보니 이 소녀는 이슬람식 조혼을 강요받고 반발해 죽었다. 그걸 마을의 무슬림들이 국가의 히잡 금지 때문에 죽었다고 조작했다. 무슬림 악습 탓에 목숨을 버린 소녀가 순교자로 둔갑한 것이다. 작가는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현실을 그렸다”고 했다. ▶지금도 이런 여성 억압이 이슬람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다.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선 얼굴을 제대로..
아동 학대, 성인 우울증.조현병 일으키는 원인 밝혀져 김효인 기자 입력 2023.08.01. 18:22 아동 학대 경험이 있는 성인에게서 조현병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이 발생하는 이유가 최초로 규명됐다. KAIST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 연구팀은 아동 학대 및 방임 등의 아동기 스트레스로 인해 발병되는 정신질환이 별아교세포의 과도한 시냅스 제거에서 기인함을 규명해 면역 관련 최고 국제 학술지인 ‘이뮤니티(Immunity)’에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지금까지 아동학대를 받은 성인들이 정신질환을 겪는다는 사실은 흔히 알려져 있었지만 원인과 그 제어 방법에 대해서는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합성 글루코코르티코이드(synthetic glucocorticoid)가 별아교세포의 포식 작용을 비정상적으로 크게 높..
檢, 아동청소년법 위반 혐의 적용 이해인 기자 입력 2023.08.01. 04:02 업데이트 2023.08.01. 06:16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한 40대 남성이 구속 기소됐다. 국내에서 AI 프로그램으로 음란물을 제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첫 사례이다. 부산지방검찰청은 지난 25일 여아가 신체를 노출하고 성적 행위를 하는 모습의 실사 이미지 파일 360개를 제작한 A씨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실제 사람이 등장하는 불법 성인 영상물을 제작·배포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도 받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지난 4월 자신의 노트북에 설치한 AI 프로그램에 ‘10살, 나체’ 등의 명령어를 입력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것으로 조사..
♥[호남 통신] 호남 개신교는 북한 인권 외면하지 말아야 박은식 의사·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 입력 2023.08.01. 03:00 전국 中 영사관서 중국 내 탈북자 강제 송환 반대 시위 중 다른 지역과 달리 광주만 참여자 없어 늘 1인 시위 그쳐 개신교인 비율 22% 전국 최고… 北 인권도 앞장서는 호남 보고파 가족 모두가 불교 신자라서 그런지 어릴 적 뛰놀던 광주광역시 양림동 일대에 선교사들이 세운 광주기독병원, 수피아여고와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에 별 감흥이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 강압적 선교 방식과 보수적인 정치적 태도에 부정적 인식이 더 컸다. 그랬던 내가, 어쩌다 보니 소화기내과 수련을 받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입사했다. 그런데 입사자 전부 원목실장과 면담하라는 것이 아닌가. 대학교 채플 수업도 아니고 다 큰 직장인한테 목사 면담이라니. 내키지 않았지..
[만물상] 21세기 ‘빅 브러더’ 머스크 김홍수 기자 입력 2023.07.31. 20:27 업데이트 2023.08.01. 01:40 동서고금 역사에서 최고 권력자는 대개 황제나 장군, 종교 지도자였지만, 예외도 있었다. 주로 거부들이었다. 15세기 유럽에서 메디치 가문이 대표적이다.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15세기 이후 300년 가까이 서유럽의 권력 실세였다. 금융업으로 쌓은 부를 바탕으로 4명의 교황과 프랑스 왕비를 배출하며 막강한 파워를 행사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수많은 예술가를 후원하며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등 ‘문화 권력’ 기능도 했다. ▶16세기 중부 유럽에선 야코프 푸거 가문이 권력 실세였다. 푸거 가문은 독일 지역 ‘면죄부’ 판매 대금을 로마로 운송하는 금융업으로 부를 쌓았다. 합스부르크 왕가와의 정경유착을 통해 ..
[민태기의 사이언스토리] 19세기까지 神의 영역이던 일기예보는 어떻게 과학이 되었나 민태기 에스앤에이치연구소장·공학박사 입력 2023.07.31. 03:00 자연의 예측 불가능성에 떨던 英 해군, 함정에 과학자 함께 태워 비글호 선장 피츠로이, 찰스 다윈과 항해하며 기압·날씨 관계 연구 예언 아니라며 새 단어 ‘forecast’… 확률적 예측으로 재난 피해 줄여 이번 달 계속된 폭우로 날씨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태풍이나 물난리는 전에도 있었지만, 최근 피해가 급증하면서 기상 예보는 더욱 중요해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19세기까지 기상 예보는 미신으로 여겨졌다. 날씨는 신의 영역이었고, 기껏 달무리나 동물에게 의존하는 것이 전부였다. 1854년 영국 의회에서는 일기예보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는 일까지 있었다. 과학자들은 날씨 예측이 점성술이라며 꺼렸다. 기상 예보가 과학..
[최영미의 어떤 시] [131] 아침 식사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입력 2023.07.31. 03:00 그이는 잔에 커피를 담았지 그이는 커피잔에 우유를 넣었지(…) 그이는 커피를 마셨지 그리고 그이는 잔을 내려놓았지 (…) 그이는 일어났지 그이는 머리에 모자를 썼지 그이는 비옷을 입었지 비가 오고 있었기에 그리고 그이는 빗속으로 가버렸지 말 한 마디 없이, 나는 보지도 않고 그래 나는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울어 버렸지.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évert) (김화영 옮김) 때는 아침, 장소는 카페인가 가정집인가? 적당히 붐비는 카페는 헤어지기 좋은 장소이다. 짧게 끊긴 문장들이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시나리오 같은 시. 한 행의 길이가 아주 짧다. 커피를 마시고 빗속으로 떠난 남자의 몇 분간을 카메라처럼 담담하게 묘사했다. 자크 프레..
[리빙포인트] 무더위 건강관리법 조선일보 입력 2023.07.31. 03:00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한다. 커피나 탄산음료는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다. 원글: https://www.chosun.com/culture-life/living/2023/07/31/B7TW6XEKMJERNCGDYYOTZMF2P4/
與野의 대한민국 ‘주류 전쟁’… 승리 공식과 반대로 간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입력 2023.07.28. 03:00 업데이트 2023.07.28. 05:59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2000년 이후 총선 여야 각각 3승3패 ‘산업화’ 對 ‘민주화’ 이름으로는 최종전 될듯 與, 강성 지지층 의식한 지나친 이념적 접근 승리에 필요한 ‘중도·보수 동맹’ 스스로 해체 野, 대선 불복 심리로 反윤석열에만 의존 2004년 탄핵 역풍에 참패한 한나라당과 비슷 몇 달 전 ‘윤석열 대통령이 마주한 두 전쟁’이란 칼럼에서 고 썼다. 말 그대로 내년 총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역사적 선거다. 대한민국 정체성의 정통성을 놓고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겨루는 아마겟돈이다.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 외교·안보·경제·교육·복지·재정·산업 등 모든 정책의 ‘운명’이 결정된다. 한..
♥[만물상] 천체물리학자가 된 기타리스트 강경희 논설위원 입력 2023.07.27. 20:08 업데이트 2023.07.28. 05:13 우주 탐사선이 모은 이미지를 토대로 세계 최초 3차원(3D) 소행성 지도책이 나오는 데 기여한 공동 저자가 세계적 록밴드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라고 한다. 알고 보니 그는 영국의 명문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하고 천체물리학 박사과정으로 진학한 수재였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모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멤버들에게 이런 독설을 날리는 장면이 나온다. “내가 아니었으면 넌(드럼 주자 로저 테일러) 치과 의사가 되고 주말에 술집에서나 드럼을 쳤겠지. 넌(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박사님이 되어 우주에 대해 아무도 안 읽는 논문을 쓰겠지.” 브라이언 메..
[만물상] 콜롬비아가 배우려는 ‘이승만 농지개혁’ 박종세 논설위원 입력 2023.07.27. 03:18 유엔 참전 기념식에 참석하려 방한한 콜롬비아 대표단이 “이승만 대통령의 농지개혁이 기적적인 한국 번영의 토대가 됐다”며 배우고 싶다고 했다. 세계 빈곤 국가에는 농가 1억호(戶)에 사는 5억명이 최빈곤층을 형성하고 있다. 콜롬비아를 비롯, 과테말라, 인도, 방글라데시, 필리핀, 남아공 등이 이런 나라들이다. 그래도 최빈곤층이 5억명에 그친 것은 몇몇 나라는 농지개혁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 맨 앞자리에 한국이 있다. ▶이승만의 농지개혁은 2차 대전 후 자유 진영과 공산주의 대결이 재촉했다. 북한이 1946년 사회주의 방식의 ‘무상몰수, 무상분배’ 농지개혁을 먼저 했다. 말은 무상분배이지만 북한 농민에겐 소유권이 없었다. 이 대통령은 “공산당을 막으려면..
‘마약’이라는 단어, 간판과 메뉴에 못 쓰도록 법안 만든다는데…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3.07.27. 03:00 나도 마약은 두렵지만, 이걸 法으로까지 만드는 게 과연 옳을까 상임위 통과하며 ‘권고’로 완화… ‘안락한 감옥사회’ 늘 경계를 ‘마약 김밥’이라는 말은 언제부터 썼을까?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언론에 처음 등장한 게 2007년이다. 서울 한 재래시장에 있는 오래된 김밥 가게에서 파는 김밥을 젊은 고객들이 애정을 담아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나는 그 표현을 처음 들었을 때 재미있다고 웃었고, 다른 사람들 반응도 대체로 비슷한 것 같았다. 맛있는 음식을 마약에 빗대는 것은 다른 문화권에서도 흔한 일이다. 머리로는 그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입과 손으로는 그러지 못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뭔가에 중독된 상황을 떠올린다. 언어학자 댄 주래프스키에 따..
수분 부족하면 뇌·심근경색 위험... 여름철 탈수 예방 9계명 탈수 오기 쉬운 여름철… 일본선 ‘물 마시기 캠페인’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3.07.26. 21:08 업데이트 2023.07.27. 01:41 폭염으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몸의 수분은 땀으로 사라지고, 공기 호흡으로 날아간다. 자칫 알게 모르게 탈수를 겪기 쉽다. 몸에 물을 충분히 채워줘야 할 시기다. 몸의 55~60%는 수분. 특히 뇌, 장, 신장, 근육, 간 등의 주요 장기 조직은 수분량이 80%에 이른다. 그러기에 물이 모자라면 탈나는 질병이 많다. 노인은 갈증을 덜 느껴서 물 부족이 잘 생긴다. 고령사회 선배 일본에서는 2005년부터 정부가 나서서 물 잘 먹는 사람이 장수한다며 ‘건강을 위해 물을 마시자’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물 잘 마시는 법도 전..
[리빙포인트] 맛있는 포도 고르는 법 조선일보 입력 2023.07.26. 03:00 표면에 흰 가루(과분)가 묻어 있는 포도가 맛있다. 보통 잘 익은 포도에 과분이 많다. 색이 진하고 알이 꽉 찬 포도를 고르자. 원글: https://www.chosun.com/culture-life/living/2023/07/26/SLYSEP6A5VHYXDOVIS4VA3FJPA/
野보좌관, 軍에 기밀 700여건 요구...‘참수부대’ 정보도 받아갔다 국정원, 軍기밀 유출 혐의로 내사 박국희 기자 입력 2023.07.26. 03:00 업데이트 2023.07.26. 09:32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국가정보원 내사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의 친북 성향 전직 보좌관 A씨가 국방부에서 ‘김정은 참수 부대’ 정보를 받아 간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지난 3년간 국방부에 요구한 군사기밀도 700여 건에 달해, 국방부가 전수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최근 자신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민감한 대북 정보를 다루는 국회 정보위 소속 다른 민주당 의원실에 채용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올해 1월 2일 국방부에 ‘김정은 참수 부대 장비 현황’을 요청했다. 1월 5일 A씨는 군수참모처장에게 ‘○특수임무여단 주요 장비 현황’을 보고받았다...
[만물상] 이스라엘 대법원 이하원 논설위원 입력 2023.07.25. 20:41 업데이트 2023.07.25. 23:55 1948년 5월 독립한 이스라엘은 헌법이 없는 나라다. 건국할 때 세속주의와 종교주의 양대 세력의 헌법 관련 견해 차이가 컸다. 결국 11개의 기본법에만 타협했다. 기본법과 일반법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1995년 대법원이 이와 관련한 결정 권한을 갖기로 했다. 크네세트(의회)가 법을 만들어도 대법원이 기본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면 폐기되도록 한 것이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헌법이 없는 상황에서 내각책임제의 행정부와 의회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종교 국가 성격이 있는 이스라엘에서 인권을 넓히고 다양성 있는 국가가 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사법부의 권한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있다. “법관 선..
엎드려 자고 욕하면 즉각 제지...뉴욕, 학생 인권만큼 책임도 묻는다 한국과 다른 ‘美 학생권리장전’ 뉴욕=정시행 특파원 입력 2023.07.25. 03:00 업데이트 2023.07.25. 07:36 최근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으로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문제가 부각되면서 학생의 자유와 권리에만 치중한 한국의 학생인권조례를 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실제 경기도와 서울 등 학생인권조례를 채택한 6개 교육청의 인권조례는 학생의 권리 보호에만 치중해 있다. 반면 경기도가 2010년 김상곤 교육감 시절 국내 처음으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 때 참고했다는 미국 최대 교육구 뉴욕시의 ‘학생권리장전(Student Bill of Rights)’엔 학생들이 학교에서 누릴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책임 및 의무가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강조돼 있다. 뉴욕의 권리장..
“전쟁땐 가짜뉴스가 치명타...北, 대통령 도망·미군철수 퍼트릴 것” [NEWS&VIEW] 北·中의 거세진 대남 심리전 원선우 기자 김명성 기자 입력 2023.07.25. 03:00 업데이트 2023.07.25. 10:33 여론 분열, 좌우 대립, 남남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북한의 심리전이 갈수록 거세짐에 따라 평시에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마련해놓지 않으면 전시(戰時)엔 되돌릴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면전 시 북한은 대한민국 사회를 내파(內破)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짜 뉴스를 살포할 것”이라며 “범정부적 콘트롤타워를 설치하고 민·관·군이 한 몸이 돼 북한의 심리전에 경각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면전이 발발하면 북한은 국내 고정 간첩과 반(反)국가 세력을 총동원, 인터넷 심리전 우위를 점하려고 할..
아이작 뉴턴은 위조화폐 범죄 수사도 전문가였다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박건형 기자 입력 2023.07.25. 03:00 업데이트 2023.07.25. 07:43 1600년대 말 윌리엄 3세 시대 영국은 위조화폐로 골머리를 앓았다. 위폐범은 물론 참여한 직공들도 손목을 잘랐지만, 돈을 만들어 돈을 벌려는 사람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유통되는 동전의 20%가 가짜인 지경이 됐다. 영국은행 창립 멤버 찰스 몬터규는 부패한 왕립 조폐국을 바꿔야 한다며 케임브리지대 교수를 감사관으로 추천했다. 이 감사관은 집요하게 위폐범을 추적했고, 수십 명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했다. 1699년 조폐국장까지 올라 25년간 화폐 개혁을 이끈 이 인물이 바로 아이작 뉴턴, 만물의 법칙을 수식으로 표현해 낸 천재였다. 뉴턴은 합리적 추론과 함정 수사, 스파이를 동원한 심..
[만물상] 중국발 ‘브러싱 스캠’ 박종세 논설위원 입력 2023.07.24. 20:08 업데이트 2023.07.25. 00:29 지난 주말 전국을 긴장케 했던 수상한 소포의 정체는 중국발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일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브러싱 스캠은 가짜 주문을 내고 제품 리뷰를 달아 특정 제품이 아마존, 알리바바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단에 오르도록 하는 사기 수법이다. 이 용어는 중국어 ‘솨단(刷單)’에서 왔다고 한다. 솨(刷)는 ‘쓸다’ ‘닦다’란 뜻으로 브러싱(brushing)으로 번역됐지만, 편법으로 취득한다는 의미도 있다. 즉 주문서[單]를 편법으로 취득하는 사기라는 뜻이다. 중국 업체가 이 수법을 사용해 대만을 경유하는 우편을 이용해 빈 껍데기 소포를 대량으로 한국에 보낸 것으로 의심된다. ▶미 경제지 ..
[최영미의 어떤 시] [130] 호박(南瓜歎)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입력 2023.07.24. 03:00 호박 (南瓜歎) 장마비 열흘 만에 모든 길 끊어지고 성안에도 벽항(僻巷)에도 밥 짓는 연기 사라졌네 태학(太學)에서 글 읽다가 집으로 돌아오니 문안에 들어서자 떠들썩한 소리 들려 들어보니 며칠 전에 끼니거리 떨어지고 호박으로 죽을 쑤어 근근이 때웠는데 어린 호박 다 따 먹고 (중략) 항아리같이 살이 찐 옆집 마당 호박 보고 계집종이 남몰래 도둑질하여다가 충성을 바쳤으나 도리어 야단맞네 (중략) 작은 청렴 달갑지 않다 이 몸도 때 만나면 출세 길 열리리라 안 되면 산에 가서 금광이나 파보지 만 권 책 읽었다고 아내 어찌 배부르랴 (후략) -정약용(丁若鏞 1762~1836) (송재소 옮김) 정약용이 22세에 지은 한시인데 소설 장면처럼 사실적이..
[만물상] 자식 잃은 부모 이하원 논설위원 입력 2023.07.23. 20:22 업데이트 2023.07.24. 00:02 2010년 연평도 포격전에서 순직한 문광욱 해병대 일병의 아버지 문영조 씨가 이듬해 여름에 연평부대를 방문했다. 문씨의 두 손은 무더위를 식혀 줄 수박을 들고 있었다. 아들 동료들이 죄송하다며 울음을 터뜨리자 문씨는 “너희들은 잘 싸웠다. 광욱이 대신 연평도 잘 지켜라”고 위로했다. 같은 해 아들의 모교에 장학금을 내고 2021년 해병대에도 적지 않은 돈을 기부했다. 명예 해병이 된 그는 “광욱이는 만 18세에 시간이 멈춰버렸지만 아들의 후배들은 사회 생활 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2014년 세월호 사고로 사망한 단원고 교사 남윤철씨 장례식장에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조의금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교사 죽음에 ‘한기호 연루’ 가짜뉴스, 3시간만에 퍼졌다 김승재 기자 임경업 기자 입력 2023.07.22. 03:00 [비극 파고든 가짜뉴스] 가짜뉴스 어떻게 눈덩이가 되었나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의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한 초등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여성이 21일 한 의원을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이 전날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한 의원에게 직접 선처를 호소한 것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맘 카페에 ‘한 의원 연루설’을 썼다는 한 중년 여성이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해 한 의원에게 ‘용서해달라’며 선처를 구했다”고 했다. 이 여성은 한 의원에게 “나는 인터넷 여기저기에 있는 글을 짜깁기해서 썼는데, 내가 쓴 글이 이렇게 확산할 줄은 몰랐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