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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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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오타에 단체 ‘군기 메일’, 근무시간 조작 100명 ‘무더기 징계’ 대기업들 ‘직원 기강 확립’ 백태 류정 기자 이해인 기자 이기우 기자 입력 2023.09.26. 08:11 업데이트 2023.09.26. 18:56 지난 7월 삼성전자가 서울에서 연 ‘갤럭시 언팩(공개) 행사’에서 한 발표자의 등 뒤로 ‘Join the filp side’라는 대형 문구가 떴다. ‘갤럭시 플립(flip)’을 ‘필프(filp)’로 잘못 쓴 것으로 외국인 1500명을 포함해 2000명을 초청한 국제행사에서 망신을 샀다. 삼성전자 한 직원은 “애플이 이런 실수하는 건 본 적이 없다”며 “일류 기업에 다닌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삼류 실수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리의 삼성’이라고 불린 삼성의 이 같은 실수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 워치 신제품 배경 화면엔 ‘Apri..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달에 태양이 뜨면 아폴로 17호 착륙선이 꿈틀댄다 박건형 기자 입력 2023.09.26. 03:00 아폴로 우주인들이 설치한 달 지진계로 달 구조 비밀 밝혀내 AI로 재분석하니… 햇볕 받아 팽창한 착륙선이 미세 지진 만들어 2025년 달에 다시 가는 인류… 지구 밖 거주지 개척 성공할까 중국 한나라 천문학자 장형(張衡)은 서기 132년 독특한 발명품을 만들었다. 1.8m 높이 둥그런 통을 둘러 용 여덟 마리를 거꾸로 붙이고, 각각의 용 머리 아래에 입 벌린 개구리를 놓았다. ‘지동의(地動儀)’라 부른 이 기구는 지진이 나면 통 안에 서 있던 기둥이 쓰러지면서 지진 발생 방향의 용이 물고 있는 여의주를 개구리 입으로 떨어뜨렸다. 최초의 지진계(地震計)이다. 뤄양에 설치한 지동의가 500km 넘게 떨어진 간쑤성 지진을 감지할 정도로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현..
취업 포털의 변신, 이젠 ‘HR 테크기업’ 입니다 채용 시장 얼어붙자… 단순 구직자 연결서 AI·빅데이터 기술 도입 이해인 기자 입력 2023.09.26. 03:00 ‘마케팅 기획 신입 지원자로서 커뮤니케이션 및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요구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취업 채용 포털 사람인에 접속해 이력서 작성에 앞서 마케팅 기획 분야를 선택하니 인공지능(AI)이 이 같은 초안을 제시했다. 구직자가 주요 직무 역량과 경험을 간단하게 입력하면 AI가 경력 소개서를 자동으로 작성해주는 ‘AI 커리어 브랜딩’ 서비스다. 앞서 사람인은 AI가 자기 소개서를 수정해주고 자기 소개서를 바탕으로 예상 면접 질문을 추출해주는 서비스도 출시했다. 사람인 관계자는 “취업 포털에서 단순히 채용 정보를 모아 제공하던 시대는..
[만물상] 기적의 빅토리호 배성규 기자 입력 2023.09.25. 20:31 업데이트 2023.09.26. 01:40 영국의 명장 넬슨 제독은 해전마다 승리를 거듭해 기함의 이름도 빅토리호였다. 그는 전투 때 맨 앞에 섰고 직접 하는 백병전도 피하지 않았다. 그는 프랑스·스페인 연합 함대와 맞선 트라팔가르 해전에서도 빅토리호로 적 기함에 돌진했다가 저격병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빅토리호는 아직 퇴역하지 않은 채 영국 포츠머스항을 지키고 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때 무기와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군용 상선을 대량 건조했다. 그 배 이름도 ‘빅토리’였다. 길이 140m, 폭 20m 안팎에 모양새도 비슷했다. 빅토리 앞에 ‘SS(Steam Ship·증기선)’와 배를 건조한 지역이나 대학 이름을 붙였다. 이런 빅토리 형제들이 60..
[리빙포인트] 화장실 곰팡이 청소에 락스 조선일보 입력 2023.09.25. 03:00 화장실 곰팡이 청소에 락스를 써보자. 휴지를 락스 푼 물에 적신 뒤 곰팡이 핀 부분에 붙였다가 잠시 후 떼어내면 깨끗해진다. 원글: https://www.chosun.com/culture-life/living/2023/09/25/ECXSBBMP4VAR5ERP3H7RWOF2YI/
[최영미의 어떤 시] [139] 향수(鄕愁)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입력 2023.09.25. 03:00 업데이트 2023.09.25. 05:36 향수(鄕愁) 나의 고향은 저 산 너머 또 저 구름 밖 아라사(俄羅斯·러시아)의 소문이 자주 들리는 곳. 나는 문득 가로수 스치는 저녁 바람 소리 속에서 여엄-염 송아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멈춰 선다. -김기림 (金起林 1908~?)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제목 ‘향수(鄕愁)’를 보는 것만으로도 정겹고 아련하다. 어떤 요란한 기교도 부리지 않고 편안한 시어들. 3행이 1연을 이루는데, 아래 행으로 갈수록 행이 길어지고 넓게 퍼진 모양이 마치 산자락이 펴지듯 시각적인 재미를 준다. 김기림은 1930년대 조선 문단에서 가장 앞서가는 모더니스트 시인이자 산문 작가였다. 2행에서 ‘저 산 너머’ 뒤에 ..
[만물상] 뉴질랜드도 영국도 ‘담배 퇴출’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3.09.24. 20:47 업데이트 2023.09.25. 01:05 17세기 조선 실학자 이익이 ‘성호사설’에서 지적한 흡연의 폐해는 오늘 기준으로 봐도 정확하다. ‘안으로 정신을, 밖으로 눈과 귀를 해친다. 머리카락이 세고 얼굴이 창백해진다. 이가 빠지며 살이 깎이고 노쇠해진다’ 등 10대 해악을 꼽았다. ‘냄새가 독해 신명과 통할 수 없고, 재물을 축내며, 종일 담배 구하기에 급급해 잠시도 쉬지 못한다’고도 했다. 사회생활과 재산 형성에 문제를 일으키고 니코틴 중독에 빠진다는 뜻이다. ▶흡연의 해악은 더 이상 논란 여지가 없다. 다만 일부에서 ‘세금 많이 내는 애국자’ 논리로 흡연을 합리화한다. 4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 세금이 3300원을 넘고, 2021년 기준 연 3조..
박광온 사냥하듯 쫓아내고… 정청래가 임시 당대표 권한 행사 [李 체포안 가결 후폭풍] 김경화 기자 입력 2023.09.23. 03:00 업데이트 2023.09.23. 12:14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1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물어 박광온 원내지도부를 사실상 ‘불신임’하면서 지도 체제는 친명(親明·친이재명) 일색으로 바뀌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수석 격인 정청래 최고위원 주재로 열렸다. 23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 박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으로 그가 잠시마나 당대표 대행을 맡게 된 것이다. 정 최고위원의 첫 발언은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용납할 수 없는 해당 행위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선전포고였다. 이날 회의에 비명 성향의 송갑석 최고위원과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은 불참했다. 전날 밤 최..
[만물상] 국회 표결 무효표의 심리학 이하원 논설위원 입력 2023.09.22. 20:53 업데이트 2023.09.22. 23:52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개표에 참여한 의원들과 의사국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국회 표결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무효표가 7장 나온 것이다. 한글로 ‘기권’이라고 쓴 표, 찬성과 반대를 의미하는 ‘가부’를 동시에 쓴 표 등 다양했다. 탄핵 찬성을 의미하는 ‘가’ 위에 동그라미를 쳐서 ㉮로 표기하거나 점을 찍어 무효표가 된 것도 있었다. 학력이 높고 정치 전문가들인 의원들이 규정을 몰라서 무효표를 만들었을 리는 없다.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의 2014년 체포 동의안이 부결될 때는 이례적인 기록이 세워졌다. 국회의원 223명이 표결에 참여했는데, 무효표가 무려 24명 나왔다. 10명 중 한..
[김도훈의 유행민감] 목청 하나로 100만장 팔던 가수 시대는 갔다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 입력 2023.09.22. 03:00 주로 옛날 노래를 듣는다. 나는 요즘 노래를 들으려 노력하는 중년 남자다. 뉴진스는 매일 한 곡 듣는다. 팝도 열심히 듣는다. 미국 음악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인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노래 ‘Vampire’는 정말이지 오랜만의 명곡이다. 몇 주 전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자크 브라이언의 ‘I Remember Everything’은 장년 독자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조니 캐시 이후 최고로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컨트리 가수라고 생각한다. 나는 문화에 대한 글을 쓰는 것으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라 뭐든지 열심히 업데이트하려 애쓴다. 휘트니 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어르신을 비웃던 세대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비욘세와 리애나를 ..
[2030 플라자] 육체노동 현장에는 ‘법’보다 ‘보안관’이 필요하다 천현우 작가·前용접 근로자 입력 2023.09.21. 03:00 “내 자식한텐 이런 일 안 물려줘야지.” 공장과 노가다판을 전전하며 흔히 들어왔던 말이다. 스물다섯 무렵 같이 페인트칠하던 아저씨에게 저 말을 들었을 때 문득 내 주변 풍경이 눈에 띄었다. 전봇대 인근에서 땀에 절고 페인트로 범벅된 옷을 입은 채 쭈그려 앉은 우리. 그런 우리와 애써 눈 마주치지 않으려 빙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 순간 ‘이런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다시 서른 살. 차축 만드는 회사에서 손가락 부러지는 산재를 당했던 아저씨에게 저 말을 들었다. “니도 결혼하면 얼라들 공부 열심히 시키라”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그때 ‘이런 일’을 대물림하지 않으려던 아저씨들의 심리를 좀 더 자세히 이해하게 됐다. 내 선배들. 5..
배우자에 5년간 ‘시험감독 알바’ 몰아줬다...1억 챙긴 공기업 부장 김경필 기자 입력 2023.09.21. 00:02 업데이트 2023.09.21. 01:30 각종 자격증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직원 가족에게는 고정적으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있었다. 공단이 시행하는 자격증 시험에 감독관이나 채점관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직원들의 배우자나 자녀 328명이 5년간 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받은 수당은 40억원이 넘었다. 한 부장의 배우자는 시험 감독을 5년간 422차례 하면서 한 번에 24만원씩 총 1억원을 받았다. 다른 간부의 배우자는 1년 중 278일을 시험 위원으로 일했다. 직원의 14세 아들이 시험 관리 보조를 했다며 13만원을 받아간 경우도 있었다. 감사원이 평소 감사를 잘 받지 않는 소규모 공공 기관 등 155개 기관을 들여다봤더니, 이런 기관들에..
[만물상] 외교 궤변 이하원 논설위원 입력 2023.09.20. 20:43 업데이트 2023.09.21. 06:09 군복 차림에 둥근 안경을 쓴 일본 총리 도조 히데키가 1941년 12월 마이크 앞에 섰다. 미국, 영국을 상대로 개전(開戰) 연설을 했다. “적의 도전을 받아 결연하게 박차고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진주만 기습 선제 공격을 하는 순간인데도 ‘방어 전쟁’으로 포장했다. 궤변으로 시작한 태평양 전쟁은 궤변으로 막을 내린다. 1945년 8월 일왕 히로히토는 “일찍이 미·영 2국에 선전포고를 한 것도 실로 제국의 자존과 동아시아의 안정을 간절히 바라는 데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히틀러는 사실이 아닌 것을 진실처럼 교묘하게 꾸며내고 명분 없는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궤변과 선동의 기술자였다. 그는 “인종적으..
“팁 받으면 갑질 늘어날 것”… 알바생들에 ‘팁 문화’ 물었더니 최혜승 기자 입력 2023.09.20. 14:27 업데이트 2023.09.21. 16:36 카카오택시가 ‘팁 지불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는 등 국내에서도 팁을 요구하는 곳이 속속 등장해 소비자들 사이 논란이 일고 있다. 서비스 현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서도 팁 문화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알바천국이 현재 근무 중인 알바생 1116명을 대상으로 ‘팁 문화 확산’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55.4%가 팁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팁 문화를 긍정적으로 느끼는 가장 큰 이유로는 ‘근무 중 더 큰 보람과 성취를 느낄 수 있다’(51.1%, 복수응답)’는 점을 꼽았다. 이어 ‘정해진 임금 외 추가 소득이 생겨서’(46.9%), ‘좀 더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
[자작나무 숲] 美人의 초상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3.09.19. 03:00 애초 미인의 초상은 실제 모델을 앞에 놓고 그린 것이 아니었다. 제아무리 뛰어난 미인도 어딘가 결점이 있기 마련인지라, 고대 화가는 이 여자의 눈, 저 여자의 코, 또 다른 여자의 입 등을 끌어모아 조화로운 이상형을 완성해냈다. 그렇게 만든 초상을 통해 가령 눈은 어때야 하고, 코는 어때야 한다는 식의 기준이 자리 잡았다. 문학은 미술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시각적으로 그려진 미인에 대해서는 이렇고 저렇고 이의를 제기해도, ‘미인’이란 단어 자체는 반론이 불가하다. ‘미인’이라 하면 미인인 줄 아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미인인지는 각자 머리에 떠올리면 된다. 귀에 들린 멜로디보다 들리지 않은 멜로디가 더 달콤하듯(존 키이츠), 형..
[만물상] 슈링크플레이션 강경희 논설위원 입력 2023.09.18. 20:56 업데이트 2023.09.18. 23:34 최근 프랑스 전역에 있는 대형마트 카르푸 진열대에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제목을 단 이색 안내문이 등장했다. 펩시, 네슬레, 유니레버 같은 세계적 식품기업의 26개 제품을 사러 온 소비자들 누구든지 알 수 있게 ‘공급업자가 이 제품의 용량을 줄여서 사실상 가격을 올렸다’고 큼직하게 써 붙인 것이다. 이 명단에 든 펩시의 립톤 아이스티 복숭아맛의 경우, 가격은 그대로인데 용량이 1.5L에서 1.25L로 줄어 가격 인상 효과가 20%다.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영어 단어 슈링크(shrink·줄어들다)와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상승)을 합한 용어로, 10여 년 전 여성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도입했다. 제품 ..
뇌혈관질환 환자 5년간 21% 증가…“2030 젊은층 증가세 가팔라” 황규락 기자 입력 2023.09.18. 17:32 업데이트 2023.09.18. 21:28 최근 5년 간 뇌혈관질환을 겪은 환자가 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환자는 60세 이상이었지만 젊은층의 환자 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뇌혈관질환 진료 현황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뇌혈관질환 환자 수는 2018년 96만7311명에서 2022년 117만1534명으로 21.1% 증가했다. 뇌졸중 환자 수는 같은 기간 59만1946명에서 63만4177명으로 7.1% 증가했다.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진료비도 증가했다. 뇌혈관질환 환자의 연간 총 진료비는 5년 간 2조3166억원에서 3조52억원으로 29.7% 늘어났고, 1인당 진료비도 239만4928원에서 256만..
[7NEWS] 나랏빚이 10년새 2배?...모든 국민이 부담하려면 인당 2200만원 조선일보 입력 2023.09.18. 07:00 7NEWS 뉴스레터 구독하기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5557 안녕하세요. 7NEWS입니다. 복권 당첨이나 주식투자 성공 등 목돈이 들어온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십니까? 개인 채무가 있는 경우 대개 빚부터 갚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개인이 이럴진대 국가는 오죽할까요. 올해 국민 한 명당 떠안은 나랏빚이 2200만원에 육박했습니다. 10년 만에 곱절이 뛴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 빚은 누가 갚아줘야 하는지 막막해집니다. 지난 17일 정부는 올해 말 국가채무는 1128조8000억이고,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2189만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가채무는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돈을 빌려 생긴 빚입..
[르포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시위 공화국? 역설적으로 정부 신뢰가 높기 때문이다 최준영·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입력 2023.09.18. 03:00 업데이트 2023.09.18. 07:28 서울경찰청이 운영하는 ‘오늘의 집회/시위’라는 홈페이지가 있다. 서울경찰청에 신고된 집회 내용을 장소와 인원 그리고 관할서를 일자별로 정리해서 올려놓고 있다. 9월 16일 토요일의 집회를 살펴보면 다양한 집회 신고가 빼곡하게 적혀 있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한강대로, 전통적인 서울의 중심지인 세종대로와 종로, 그리고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 수만명이 참석하는 집회가 차로를 막고 진행되었다. 수만명이 거의 매 주말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원인이라고 많은 이가 생각하지만 OECD가 최근 발표한 ‘정부 한눈에 보기 2023, Govern..
[리빙포인트] 여름 옷 세탁해서 보관하세요 조선일보 입력 2023.09.18. 03:00 여름 옷은 귀찮더라도 반드시 세탁해서 보관해야 한다. 땀이나 피지가 묻은 상태로 보관하면 곰팡이가 생기거나 얼룩이 질 수 있다. 원글: https://www.chosun.com/culture-life/living/2023/09/18/P7A4IUBFGFHUXAEFQFCWAMP3UM/
♥80대 대통령 불가론 [만물상] 배성규 기자 입력 2023.09.17. 20:37 업데이트 2023.09.17. 23:55 중국의 태평성대를 연 요(堯)임금은 16세에 왕위에 올라 89세까지 나라를 다스렸다. 선정(善政)으로 백성의 칭송을 받았지만 재위 70년을 넘기자 국정을 돌보기가 힘겨워졌다. 위기 대처 능력이 떨어지고 신하들도 무사안일에 빠졌다. 후계를 찾은 요임금은 젊고 능력과 덕망이 있는 순(舜)에게 섭정을 맡겼다. 순 임금은 100세 넘게까지 왕위에 있다 우(禹)에게 선위했다. 세 임금 모두 100세 안팎까지 재위했다. 물론 신화 시대 얘기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작년 96세로 사망할 때까지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71년간 왕위에 있었다. 태국 푸미폰 국왕도 2016년 사망 때 89세였다. 무가베 짐바브웨 전 대통령..
장기 기증 10년만에 최저… 이식 대기자, 기증자의 122배 작년 기증자 405명… 대기자 5만명 조백건 기자 오주비 기자 입력 2023.09.15. 04:23 업데이트 2023.09.15. 06:44 간질성 폐질환을 앓는 A씨는 2018년부터 5년간 매일 3㎏ 무게의 산소통을 어깨에 메고 살고 있다. 양치질이나 세수를 해도 숨이 찬다. 산소통의 호스에 연결된 콧줄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 유일한 희망은 폐 이식이다. 올해 첫 이식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뇌사자(기증자)의 폐 손상이 심해 이식을 받지 못하고 병원을 나와야만 했다. 그는 “이 고통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했다. 심장·폐·간 등 주요 장기(臟器)가 회복 불능으로 손상된 사람을 고통에서 건질 수 있는 길은 장기 이식밖에 없다. 그러나 장기 기증자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등..
[박성희의 커피하우스] 눈에 보이지 않는 교육 카르텔의 수상한 커리큘럼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한국미래학회 회장 입력 2023.09.15. 03:00 11년 전 ‘KBS스페셜 정율성 편’ 심의 경험 배운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인물 조명에 놀라 숨어서 국가 흔드는 ‘교육 카르텔’ 곳곳 성업 중 우리는 이승만도 홍범도도 제대로 배워본 적 없어 일단 정치부터 떼어놓고 근·현대사 교육 새로 해야 내가 ‘정율성’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2012년 2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KBS스페셜 정율성 편’을 심의할 때다. 배운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정율성이라는 인물을 KBS가 정성 들여 조명한 프로그램이었는데, 당시 위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제재 수위를 결정하지 못했다. 음악가를 다룬 프로그램의 실정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항..
[만물상] ‘100세 기부왕’의 못 이룬 노벨상 꿈 강경희 논설위원 입력 2023.09.14. 22:04 업데이트 2023.09.15. 00:52 13일 별세한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임종 직전 남긴 말이 “관정 장학생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는 걸 보지 못해 아쉽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 회장은 평생 모은 재산 1조7000억원을 자신이 설립한 장학재단에 출연한 ‘기부왕’이었다. ▶1923년 경남 의령군 태생의 이 회장은 마산중학교 시절 일본인 학생들 틈에서 일제 지배를 경험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호기롭게 일본 메이지대 유학길에 올랐지만 일본 유학은 순탄치 않았다. 1944년 대학 2년을 수료하자마자 학병으로 끌려가 사선(死線)을 넘었다. 귀국 후 사업차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나라의 흥망성쇠가 과학기술에 달렸..
[한은형의 느낌의 세계]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한은형 소설가 입력 2023.09.14. 03:00 총이 무서워서 미국에 가고 싶지 않다던 사람이 말했다. 이제 한국도 미국이 되었네. 뭐라고 입을 떼기가 어려웠다. 사람이 다쳤고, 죽었다. 다치거나 죽지 않았어도 그곳에 있던 사람도 있다. 몸이 다치지 않았다고 다치지 않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었다. 쇼핑몰에서, 산책로에서, 사무실 밀집지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면서 느낀 가장 큰 감정은 무력감이었다.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어떤 실수도 하지 않았는데 죽을 수 있다니. 이런 공포심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이제는 아니다. 칼, 너클, 흉기, 괴한, 난동, 무차별, 범죄라는 단어로 무한 재생산되는 뉴스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볼 수밖에 없었다. 이 이야기..
[만물상] ‘자유시’ 스보보드니 배성규 기자 입력 2023.09.13. 21:01 업데이트 2023.09.14. 01:22 러시아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는 1912년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건설하면서 아무르주 내륙에 ‘알렉세옙스크’라는 도시를 세웠다. 황태자 알렉세이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하지만 러시아 혁명 후 이곳을 점령한 볼셰비키는 도시 이름을 ‘스보보드니’로 바꿨다. 러시아어로 ‘자유로운’이라는 뜻이다. 우리 독립군은 이곳을 ‘자유시’라고 불렀다. ▶하지만 스보보드니의 역사는 자유와 거리가 멀었다. 1921년 이곳에서 독립군이 소련 붉은 군대에 집단 학살되는 참변이 벌어졌다. 청산리·봉오동 전투 승리 후 일제의 강한 압박에 밀리던 독립군은 대한독립군단을 결성하고 자유시에 총집결했다. 하지만 소련은 독립군에게 무장 해제를 요구했..
♥[만물상] 월터 아이작슨 김홍수 기자 입력 2023.09.11. 20:38 업데이트 2023.09.12. 09:31 미국 전기(傳記)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일론 머스크’ 평전이 연일 화제다. 머스크의 큰아들이 지난해 여성으로 성전환 했고 엄마 성(姓)으로 바꿨다는 사실, 머스크가 “아들이 공산주의자가 됐다”고 한탄한 개인사가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타링크(인공위성 통신망)를 제공해 서방을 도왔던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을 막기 위해 스타링크를 한때 끊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머스크는 왜 이런 비밀스러운 이야기까지 작가에게 털어놓는 걸까. 앞서 아이작슨에게 평전 집필을 의뢰했던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아이작슨은 사람들이 털어놓게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감탄한 바 있다. 잡스는 2004년 암 판정을 ..
♥[한현우의 미세한 풍경] 스마트폰 해킹 당하고 바보 되는 방법 한현우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3.09.12. 03:00 텔레그램 메시지 낯선 문자… 무심코 링크 눌렀다 해킹 당해 내 모든 연락처로 이상한 문자 전송, 결국 ‘민폐의 제왕’ 돼 휴대폰에 2400명 넘는 연락처… 꼭 필요한 건 몇이나 될까 어느 토요일 오후 전(前) 권투 세계 챔피언에게 “좋은 오후에요” 하고 문자가 왔다. 그와는 인터뷰하면서 단 한 번 만났을 뿐이고 그것도 10년 훌쩍 지난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문자를 보내지 말란 법은 없지만 토요일 오후에 좋은 오후라는 평범한 인사 문자를 10여 년 만에 받는 건 아무래도 좀 이상했다. 그 글귀가 ‘좋은 오후예요’가 아니라 ‘좋은 오후에요’인 것이 조금 신경 쓰였다. 맞춤법 틀리는 문자를 받는 일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 문자는 텔레그..
[최영미의 어떤 시] [137] 사랑 5 -결혼식의 사랑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입력 2023.09.11. 03:00 업데이트 2023.09.11. 05:25 사랑 5 -결혼식의 사랑 성체를 흔들며 신부가 가고 그 뒤에 칼을 든 군인이 따라가면서 제국주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부케를 흔들며 신부가 가고 그 뒤에 흰 장갑을 든 신랑이 따라가면서 결혼 예식은 끝난다고 한다 모든 결혼에는 흰 장갑을 낀 제국주의가 있다 그렇지 않은가? -김승희(1952~) ‘사랑’이라는 낭만적인 제목이 붙어있으나 실은 섬뜩하고 차가운 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일본 정원’을 다녀온 날 밤에 김승희 시인은 이 시를 썼다. 그날 일본 정원에서는 마침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고 “그 흰 장갑에서 불현듯 차가운 파시즘의 냄새를 맡았다”고 시인은 설명한다. “케이트 밀레트의 ‘성의 정치학’을 ..
조선 시대 北서 여왕? [만물상] 이용수 논설위원 입력 2023.09.10. 20:31 업데이트 2023.09.11. 00:13 지난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열린 북한의 신형 잠수함 진수식에 뜻밖 인물이 등장했다. 군사와 무관한 최선희 외무상이 잠수함 갑판에 오르더니 샴페인 병을 선체에 부딪쳐 깨뜨렸다. 함정의 무사 운항을 기원하는 이런 의식은 통상 선주의 아내가 맡고 주요 함정은 여왕이나 퍼스트레이디 몫이다. 김정은이 참석한 ‘1호 행사’였으니 아내 리설주가 맡는 게 자연스러운데 최선희가 나섰다. ▶최선희 옆에선 현송월이 손뼉을 치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인기 가수 출신으로 김정은 집권 이후 출세가도를 달린다.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 시절 깊이 사귄 인연 덕분이라고 한다. 모란봉악단 단장, 당중앙위 후보위원, 삼지연 관현악단장을 거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