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러스트=이철원

(1726)
♥[만물상] 월터 아이작슨 김홍수 기자 입력 2023.09.11. 20:38 업데이트 2023.09.12. 09:31 미국 전기(傳記)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일론 머스크’ 평전이 연일 화제다. 머스크의 큰아들이 지난해 여성으로 성전환 했고 엄마 성(姓)으로 바꿨다는 사실, 머스크가 “아들이 공산주의자가 됐다”고 한탄한 개인사가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타링크(인공위성 통신망)를 제공해 서방을 도왔던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을 막기 위해 스타링크를 한때 끊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머스크는 왜 이런 비밀스러운 이야기까지 작가에게 털어놓는 걸까. 앞서 아이작슨에게 평전 집필을 의뢰했던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아이작슨은 사람들이 털어놓게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감탄한 바 있다. 잡스는 2004년 암 판정을 ..
♥[한현우의 미세한 풍경] 스마트폰 해킹 당하고 바보 되는 방법 한현우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3.09.12. 03:00 텔레그램 메시지 낯선 문자… 무심코 링크 눌렀다 해킹 당해 내 모든 연락처로 이상한 문자 전송, 결국 ‘민폐의 제왕’ 돼 휴대폰에 2400명 넘는 연락처… 꼭 필요한 건 몇이나 될까 어느 토요일 오후 전(前) 권투 세계 챔피언에게 “좋은 오후에요” 하고 문자가 왔다. 그와는 인터뷰하면서 단 한 번 만났을 뿐이고 그것도 10년 훌쩍 지난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문자를 보내지 말란 법은 없지만 토요일 오후에 좋은 오후라는 평범한 인사 문자를 10여 년 만에 받는 건 아무래도 좀 이상했다. 그 글귀가 ‘좋은 오후예요’가 아니라 ‘좋은 오후에요’인 것이 조금 신경 쓰였다. 맞춤법 틀리는 문자를 받는 일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 문자는 텔레그..
[최영미의 어떤 시] [137] 사랑 5 -결혼식의 사랑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입력 2023.09.11. 03:00 업데이트 2023.09.11. 05:25 사랑 5 -결혼식의 사랑 성체를 흔들며 신부가 가고 그 뒤에 칼을 든 군인이 따라가면서 제국주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부케를 흔들며 신부가 가고 그 뒤에 흰 장갑을 든 신랑이 따라가면서 결혼 예식은 끝난다고 한다 모든 결혼에는 흰 장갑을 낀 제국주의가 있다 그렇지 않은가? -김승희(1952~) ‘사랑’이라는 낭만적인 제목이 붙어있으나 실은 섬뜩하고 차가운 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일본 정원’을 다녀온 날 밤에 김승희 시인은 이 시를 썼다. 그날 일본 정원에서는 마침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고 “그 흰 장갑에서 불현듯 차가운 파시즘의 냄새를 맡았다”고 시인은 설명한다. “케이트 밀레트의 ‘성의 정치학’을 ..
조선 시대 北서 여왕? [만물상] 이용수 논설위원 입력 2023.09.10. 20:31 업데이트 2023.09.11. 00:13 지난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열린 북한의 신형 잠수함 진수식에 뜻밖 인물이 등장했다. 군사와 무관한 최선희 외무상이 잠수함 갑판에 오르더니 샴페인 병을 선체에 부딪쳐 깨뜨렸다. 함정의 무사 운항을 기원하는 이런 의식은 통상 선주의 아내가 맡고 주요 함정은 여왕이나 퍼스트레이디 몫이다. 김정은이 참석한 ‘1호 행사’였으니 아내 리설주가 맡는 게 자연스러운데 최선희가 나섰다. ▶최선희 옆에선 현송월이 손뼉을 치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인기 가수 출신으로 김정은 집권 이후 출세가도를 달린다.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 시절 깊이 사귄 인연 덕분이라고 한다. 모란봉악단 단장, 당중앙위 후보위원, 삼지연 관현악단장을 거쳐 ..
현금수거책 중국 고교생... 재판 중 검사 구형 듣고 실신 신지인 기자 입력 2023.09.09. 16:29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일한 10대 고등학생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학생은 법정에서 검사의 구형을 듣고 실신하기도 했다. 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김동진 판사는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국적의 김모(18)군에게 벌금 29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도와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하고 피해자 A씨에게 현금 약 600만원을 편취했다. 지난해 3월 김씨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A씨의 딸이 납치된 것처럼 행세하며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했다. 이들은 딸의 전화번호로 발신번호를 변작해 A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은행에서 돈을 찾고 있으면 사람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오후 5시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백화점 매장 앞에서..
[모던 경성]백석이 사랑한 ‘여름의 총아’ 맥고모자 [뉴스라이브러리속 모던 경성]파나마 모자와 함께 인기, 모던 보이들의 여름 패션 소품 김기철 학술전문기자 입력 2023.09.09. 06:00 ‘여름!여름! 벌써 여름이다. 거리에는 맥고모자 쓴 사람들과 ‘파라솔’(여름우산)든 부인들의 왕래가 잦으니 바야흐로 맥고모자의 시절이오, ‘파라솔’의 시절이다.’(‘初夏가두풍경’, 조선일보 1930년5월9일) 100년 전 ‘맥고모자’는 여름의 대명사로 통했다. 여름철이 다가오면 이런 기사가 종종 실렸다.’비가 개이고 한 이틀 동안 바람이 불고나서는 날이 훨씬 풀리어 완연 여름날이 되었다 ▲어색해보이던 흰 구두며 맥고모자도 조금도 어색한 빛이 없이 아주 서늘해 보인다 ▲역시 이것도 때가 온 것을 말하는 것인데 때를 맞춰야할 것은 흰 구두에 맥고모자뿐이 아니라…'(‘..
덴마크판 퀴리 가문의 100년 집념, 위고비 낳다 루이비통 시총 제친 노보노디스크 김효인 기자 입력 2023.09.09. 03:00 업데이트 2023.09.09. 06:44 1920년 모세혈관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덴마크 의사 아우구스트 크로그는 1922년 아내 마리와 함께 미국 동부 순회 강연을 떠났다. 남편만큼 유명한 의사였지만 당뇨병 환자였던 마리는 여행 중 크로그에게 “인슐린을 처음으로 추출해낸 캐나다 토론토대의 프레더릭 밴팅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세 사람의 만남은 다음 해 덴마크 ‘노디스크 인슐린 연구소’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당뇨 환자를 구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인슐린 특허권을 단돈 1달러 50센트에 토론토대에 넘긴 밴팅은 크로그 부부에게도 돈을 받는 대신 다른 조건을 내걸었다. “인류 공공의 선을 위해 사용하라”는 것이..
제주에 9살 아들 버리고 간 중국인, 편지엔 “좋은 시설서 지내길” 문지연 기자 입력 2023.09.08. 11:00 업데이트 2023.09.08. 11:35 제주 한 공원에 9살 어린 아들을 유기한 30대 중국인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그는 ‘한국의 좋은 시설에서 생활하길 바란다’는 편지를 아들 곁에 둔 채 사라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경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중국 국적의 30대 남성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6시쯤 제주 서귀포시의 한 공원에 잠든 아들 B(9)군을 내버려 두고 사라진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잠에서 깬 B군이 울면서 아빠를 찾자, 이 모습을 본 서귀포시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경찰은 주변 CCTV를 분석해 이튿날 A씨를 긴급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같은 달 14일 관광 목적으로..
♥[만물상] 93세 박사 도전 배성규 기자 입력 2023.09.08. 03:08 조선 중기 대사헌을 지낸 양연(梁淵)은 젊은 시절 책을 멀리하다 불혹(40세)에야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대가(大家)가 되기 전엔 절대 손을 펴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훗날 과거에 급제한 양연이 손을 펴보니 손톱이 손바닥을 뚫고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조갑천장(爪甲穿掌)’이란 말은 여기서 나왔다. 효종 때 김득신은 조선의 대표적 만학도로 회갑이 다 된 59세 때 과거에 급제했다. 그는 80세로 죽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사기(史記)는 몇 번 읽었는지 헤아릴 수도 없었다고 한다. 충북 증평군엔 그의 만학 정신을 기리는 문학관이 있다. ▶대만의 자우무허(趙慕鶴)씨는 85세에 손자와 함께 공부를 시작해 대학생이 됐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석해..
비만 치료제인데 심혈관·치매에도 효과… 전세계 ‘위고비 신드롬’ 판 커진 비만 치료제 시장 김효인 기자 황규락 기자 입력 2023.09.08. 03:00 업데이트 2023.09.08. 06:21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와 할리우드 스타들이 사용하면서 ‘게으른 부자들의 살 빼는 약’으로 불리던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 주사제 ‘위고비’가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심혈관을 비롯한 각종 대사 질환과 난치병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술·담배는 물론 마약 사용에 대한 욕구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만병 통치약’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이다. 위고비의 인기로 비만이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도 속속 신약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위고비와 비슷한 효..
[전성철의 글로벌 인사이트] 소위 진보는 우리 국민의 ‘정의감’을 배신했다 전성철 IGS글로벌스탠다드연구원 회장 입력 2023.09.08. 03:00 업데이트 2023.09.08. 05:44 지난달 미국에서 날아온 뉴스 하나가 우리 모두를 뿌듯하게 해 주었다. 한국, 미국, 일본 3국 정상회담이 앞으로 연례행사가 된다는 발표였다. 이것은 한국이 명실상부하게 톱클래스 선진국의 하나가 되었음을 세계에 공표하는 뜻깊은 뉴스였다. 문득, 이 민족이 살아 온 그 길이 떠올랐다. 35년간에 걸친 식민지 신세, 그를 벗어나자마자 두 동강 나버렸던 민족, 연이어 벌어진 민족 상잔의 비극, ‘보릿고개’라는 말이 상징하는 처절한 빈곤, 그것도 모자라 4·19, 5·18이라는 숫자가 상징하는 독재 정권 상대 투쟁, 실로 가혹한 고난의 역사였다. 그런 나라가 불과 몇 십 년 만에 세계 톱클래스 나라..
♥[2030 플라자] ‘예카테리나 2세’ 동상은 계속 자리를 옮겨야 했다 임명묵 대학원생·'K를 생각한다' 저자 입력 2023.09.07. 03:00 지금부터 4년 전인 2019년에 나는 우크라이나의 최대 항구 오데사를 여행했다. 훗날 이 땅에서 일어날 전쟁은 전혀 상상하지 못한 채,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감독의 역사적 영화 ‘전함 포템킨’의 촬영지인 ‘오데사 계단’을 찾아서 올라보았다. 오데사 계단을 따라 올라가 조금 더 걸어가면 광장에 멋진 동상이 하나 나오는데, 바로 ‘오데사 창립자 기념상’이다. 이 기념상이 기리는 오데사의 창립자는 바로 러시아 제국의 차르였던 예카테리나 2세다. 예카테리나 2세는 오스만 제국과 벌인 전쟁에서 승리하여 오데사가 속한 우크라이나 남부와 크림반도를 제국의 영토에 편입했다. 훗날 오데사는 러시아 제국의 곡물이 유럽으로 뻗어 나가는 핵심 무역항..
말 못할 고통 변실금, 우울증으로 번진다... 예방수칙 9계명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3.09.06. 20:33 업데이트 2023.09.06. 22:51 고령 사회를 맞아 의도치 않게 변이 항문 밖으로 질금 새어 나오는 변실금 환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인식 부족으로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는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에서 변실금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2년 6266명에서 2022년 1만5434명이 돼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체 변실금 환자의 71%가 65세 이상이다. 최근 성인용 기저귀 수입량이 2만t을 넘어서고 어린이용 기저귀 수입량을 제치는 상황으로 봐서 변실금을 창피하다고 여기고 의료기관을 찾지 않는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한대장항문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지난 1일 ‘고령화 시대에..
[만물상] 외유 의원 맞는 외교관들 이하원 논설위원 입력 2023.09.06. 20:18 업데이트 2023.09.06. 23:25 5공 시절 국회 운영위 의원들이 프랑스를 방문했다. 프랑스 선진 의회 제도 시찰 명목이었다. 주프랑스 대사관의 참사관은 운영위 전문위원을 드골 공항에서 태워오는 임무를 맡았다. 전문위원이 차 안에서 프랑스 의회 제도를 “각색해야 한다”고 말하자 화가 났다. 전두환 정권이 프랑스 의회 제도를 왜곡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운 그가 “공무원이 국민을 속이기 위해 파리까지 왔느냐”며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 호텔도 싸구려 호텔로 잡아줬다. ▶알고 보니 전문위원은 당시 위세 높던 보안사 대령 출신. 현역 의원들이 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 일을 전해 들은 운영위 의원들이 대사와의 점심을 거부하고 ..
비만약 오젬픽·위고비의 새로운 ‘부작용’? “술 담배 생각 안나” 김효인 기자 입력 2023.09.05. 10:25 업데이트 2023.09.05. 10:57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또는 오젬픽을 투약한 환자들이 술·담배를 하고 싶은 욕구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미국CBS 방송은 지난 31일 위고비나 오젬픽을 투약한 환자 중 일부가 알코올, 니코틴 등 중독성 강한 물질에 욕구를 덜 느끼는 증상을 겪고있다고 보도했다. 일부는 마약성 진통제로 미국에서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오피오이드에 대한 욕구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센프란시스코의 의료기관 얼티밋 헬스 인스티튜트의 타미카 핸리 박사는 CBS 와의 인터뷰에서 “위고비나 오젬픽이 도파민 분비를 저하시켜 이런..
무경력, 月1000만원, 도시 의사... 미용 피부과 “무천도사 모십니다” 조백건 기자 입력 2023.09.05. 04:14 업데이트 2023.09.05. 07:07 피부과로 몰리는 젊은 의사들 ‘경력 무관’, ‘주3일 (근무해도) 900만~1000만원’ 서울의 한 미용 피부과 의원이 최근 의사 전용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구인 공고다. ‘의대를 갓 졸업한 일반 의사도 지원 가능’하며, ‘주 5일을 하면 1400만원까지 월급(세후)으로 준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요즘 의료계에선 이런 미용 피부과 의사를 ‘무천도사’(無千都師)’라고 부른다.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로 전공 과목이나 경력이 없어도[無], 세후 월 1000만원[千] 이상을 받고, 도시[都]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미용 피부과 의사[師]를 일컫는 말이다. 4일 본지가 의사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디게이트에 올라온 14..
♥수면장애 진료 100만명... 아침에 먹은 계란, 밤잠 늘린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3.09.05. 03:00 업데이트 2023.09.05. 07:17 [김철중의 생로병사] 계란 성분은 햇빛에는 세로토닌, 해 지면 멜라토닌으로 바뀌어 오전 6시에 일어나면 밤에 졸리기 마련,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나라 침대는 가성비가 낮은 가구다. 쓰는 시간은 기껏 8시간인데, 온종일 널찍한 공간을 차지한다. 공간 크기가 돈인데, 침대가 집주인인 듯싶다. 매번 이부자리를 펴고 접고,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나는 좌식 생활이 불편한 탓에 요즘은 다들 침대 생활을 한다. 식당 좌석이 의자와 탁자로 바뀐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 삶에서 침대 역사는 길다. 기원전 3600년경 고대 이집트인들은 끈으로 엮어 만든 나무 틀 침대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에 침대는 잠자는 동안 바닥에서 올라오는 ..
[만물상] 책 3권 값 1억6500만원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3.09.04. 20:25 업데이트 2023.09.05. 01:07 15세기 프랑스 땅 3분의 1을 소유했던 베리 공작은 장서가로도 유명했다. 그의 애장품인 ‘베리 공작의 매우 호화로운 기도서’는 양 200마리 가죽으로 만들었다. 책에 실린 세밀화 130여 장도 값비싼 청금석 안료로 그렸다. 삽화라기보다 작품이다. 9세기 아일랜드 켈스 수도원이 만든 ‘켈스의 서’도 아름다운 예술품이다. 하얀 양피지에 수놓은 정교한 문양과 화려한 채색을 보려고 연간 50만명이 이 나라를 찾는다. ▶구텐베르크 인쇄 혁명으로 값싼 책이 나오기 전까지 책은 웬만한 부자 아니면 만들 수도 가질 수도 없었다. 고급 양피지로 2000쪽짜리 성경 한 권 만들려면 오늘날 가치로 2억원쯤 들었다. 포도밭을 팔아..
AI로 “경선 포기·야당 지지” 가짜 영상… 선거 앞둔 전세계 비상 빌 게이츠 “AI가 민주주의 위협”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최인준 기자 입력 2023.09.04. 05:17 지난 2일(현지 시각) 한 유튜브 계정에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영상이 올라왔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집무실에서 “대선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내용이었다. 이 영상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디샌티스가 경선을 포기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고 언급한 지 5일 만에 나오면서 SNS(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딥페이크(가짜) 영상’이었다. 내년 총선을 앞둔 한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의 선거에서 AI발(發) ‘가짜 뉴스’가 심각한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누구나 AI를 활용해 뉴스 형태 글은 물론..
[남성욱의 한반도 워치] 푸틴의 주문 목록이 김정은에 전달됐다… 북·러의 위험한 군사 밀월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입력 2023.09.04. 03:00 러 국방장관 평양 방문, 탄약·포병장비 등 무기 거래 확대 시도 김일성, 스탈린에 전차 지원받아 남침… 지금은 푸틴이 김정은에 요청 북·러 무기 거래는 동북아 안보 위협… 한·미·일 협력이 효과적 대안 일본의 북한 전문가인 에야 오사무(惠谷治, 1946~2018)씨는 1998년 도쿄에서 개최된 세미나에서 북한 경제를 4중(重)경제라며 북한 정권의 돈줄을 분석했다. 북한 경제는 내각의 제1경제, 군수 경제인 제2경제, 김정은의 궁정(宮庭) 경제인 제3경제, 마지막으로 장마당 시장경제 등 4바퀴로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이 중 궁정 경제와 군수 경제가 북한 정권을 지탱하는 핵심 축이다. 수령의 비자금 조달을 위한 궁정..
[만물상] 짐만 걸머졌던 대통령 양자 이인수 김민철 논설위원 입력 2023.09.03. 20:47 업데이트 2023.09.04. 01:02 이인수 박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4·19로 하야해 하와이에 체류할 때 양자로 입적됐다. 1960년 11월 전주 이씨 문중의 결정이었다. 대학 졸업자에 프란체스카 여사를 생각해 영어를 할 줄 알고 미혼이었으면 하는 조건에 딱 들어맞았다. 이인수 박사가 양녕대군 17대손이어서 16대손인 이 대통령과 계대(系代)도 맞았다. 이인수 박사는 독일 유학의 꿈을 접고 이 운명을 받아들였다. 그의 나이 서른 때였다. ▶이 대통령은 본처 사이에 아들이 있었으나 일곱 살 때 잃었고 프란체스카 여사와 사이에서는 자식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1957년 83세 생일에 당시 이기붕 국회의장의 아들 이강석을 양자로 입적했으나 이강석은 ..
[만물상] KAL기 격추 40주기 이용수 논설위원 입력 2023.09.01. 20:28 업데이트 2023.09.02. 01:48 요즘 유럽이나 북미행 비행기를 타면 종전보다 2~3시간이 더 걸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전 세계 항공사들이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기 때문이다. 최단 노선을 택해 유류비와 운항비를 아끼는 데 익숙한 항공사들엔 난감하고 낯선 상황이다. 전쟁의 불똥이 하늘로 튄 것이다. 반면 중국 항공사들은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종전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냉전이 한창이던 20세기로 돌아간 느낌이다. ▶1983년 8월 31일 대한항공 KAL 007기가 뉴욕 JFK공항을 이륙했다. 연료 보급차 앵커리지를 거쳐 베링해, 쿠릴열도 남쪽, 일본 상공을 지나 다음 날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소련 영공을 우회하는 항로..
실컷 먹고도 살 빠지는 약 ? 뇌 속 지방대사 조절 원리 밝혀져 김효인 기자 입력 2023.09.01. 09:36 특정 뇌 세포를 조절해 식사량 조절 없이도 체중 감량에 성공하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의 탄생 가능성이 커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은 뇌 속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 ‘별세포’에서 지방 대사 조절 원리를 찾았다고 1일 밝혔다. 공복감과 체내 에너지 균형은 뇌의 측시상하부가 관장한다. 측시상하부 신경세포들이 지방 조직으로 연결돼 지방 대사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지방 대사 조절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측시상하부에서 억제성 신경물질인 ‘가바(GABA)’의 수용체를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신경세포 군집 GABRA5를 발견했다. 또 비만인 쥐에게서 GABRA5 신경세포의 주기적 발화가 현저..
[유현준의 도시 이야기] 김홍도·신윤복은 ‘새로운 한양’을 다큐처럼 그렸다 유현준 홍익대 교수·건축가 입력 2023.09.01. 03:00 업데이트 2023.09.01. 05:40 영·정조가 청계천 흙 퍼내고 상인 독점 폐지하자 한양 놀라운 발전… 풍요로운 도시 생활 화폭으로 美 에드워드 호퍼는 도시화 그림자 캔버스에 담아 새로운 공간은 새 인간관계와 의미로 이어지는 법 21세기의 우리는 후세에 어떤 그림으로 남을까 일반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조선 시대 화가라면 김홍도와 신윤복일 것이다. 두 화가는 조선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정조 시대에 활동했던 화가다. 두 화백은 그 시대의 일상을 담은 그림들을 남겼다. 장터에서 씨름하는 모습과 구경꾼들, 그 옆에 엿을 파는 아이도 보인다. 국밥을 파는 사람, 여인에게 추파를 던지는 선비들, 달밤에 연애하는 남녀, 시냇물에서 목욕하는 여인을 훔..
[에릭 존의 창] 승리보다 전우애… 세계 상이군인들의 스포츠 정신을 응원합니다 에릭 존 보잉코리아 사장·前 주태국 미국 대사 입력 2023.08.31. 03:00 어느 국가에서 자랐는지와 무관하게 스포츠는 많은 이의 인생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내 고향인 미국 인디애나주(州)는 농구에 대한 열정이 각별한 것으로 유명하다. 학교 체육관, 공원이나 놀이터 등지는 언제나 농구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고, 각 집 차량 진입로에 농구대 하나쯤은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다. 여름이면 베이커 파크라는 동네 공원, 겨울이면 YMCA 센터에서 농구 리그전이 열린다. 10대 청소년 시절 나는 20대 ‘늙은이들’ 경기하는 걸 보겠다며 저녁 어스름이 깔릴 때까지 체육관에 남곤 했다. 스포츠에서 참 많은 걸 배웠다.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코트로 향했고, 종일 지치는 줄도 모르고 농구하며 심신을 단련했다..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머릿속 생각 읽는다… 뇌전증 환자가 속으로 노래한 핑크 플로이드 박건형 기자 입력 2023.08.29. 03:00 AI로 뇌파 해독, 환자가 마음으로 떠올린 멜로디·가사도 재현 ‘뇌·기계 연결’ 기술 활용해 루게릭병 환자와도 대화 가능해져 머스크 “뇌 임플란트로 마비 환자 걷게 하고 뇌·척추 장애 극복” 미국 UC 버클리 신경과학 연구실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물속에서 들리는 것처럼 뭉개진 박자와 음정이지만 “결국 벽 속의 벽돌일 뿐(All in all, it’s just another brick in the wall)”이라는 가사까지 구분할 수 있었다. 전설적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1979년 곡 ‘어나더 브릭 인 더 월(파트 1)’ 새 버전을 만든 것은 뇌전증(간질) 환자의 뇌파였다. 3분 11초에 불과한 이 노래를 연구실에서 완성하는 데 10년 이상 걸..
♥[만물상] “꾸준히 하면 언젠가 뜻깊은 날이 온다” 최수현 기자 입력 2023.08.28. 20:55 업데이트 2023.08.29. 01:22 2021년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당시 19세였던 안세영이 중국 천위페이에게 0대2로 졌다. “엄마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셨는데…”라며 눈물을 쏟았다. 안세영은 네 살 많은 천위페이와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맞붙어 1회전 탈락의 쓴맛을 봤는데, 도쿄올림픽에서 또 그에게 가로막혔다. 5전 전패였다. ▶중3 때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안세영은 어린 나이에도 당대 최강자들을 차례로 꺾어봤다. 그러나 빠른 발과 강한 힘을 두루 갖춘 천위페이를 넘기는 어려웠다. 인내심과 집중력에서 천위페이에게 밀린 것 같다고 스스로 돌아본 그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안 되는 거면, 이보다..
공짜로 뉴스 긁어 쓰는 빅테크 AI… 美·유럽 “사용료 내라” 개발사 상대로 줄소송 예고 임경업 기자 안상현 기자 입력 2023.08.26. 03:00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인공지능)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 세계 주요 언론사들이 “뉴스 저작권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말라”며 제동을 걸고 있다. 챗GPT 이후 쏟아지는 생성형 AI들이 언론사의 허락 없이 뉴스 기사들을 학습시키자 정당한 사용료를 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일부에선 법정 소송까지 예고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는 주요 미디어 매체 경영진에게 보낸 서한에서 “AI가 기사·콘텐츠를 비롯한 지식재산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실에 대한 심각성을 정부도 인지하고 있다”며 “AI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고 이에 대처할 강력한 수단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앞서 5월에는 영미권 대표 미..
[만물상] ‘재택’이 몰락시킨 ‘위워크’ 박종세 논설위원 입력 2023.08.25. 20:18 업데이트 2023.08.26. 00:13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16년 말 신생 스타트업 ‘위워크’의 창업자 애덤 뉴먼을 뉴욕 오피스에서 단 12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기로 돼 있었는데 교통 체증에 걸려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뉴먼을 자기 차에 태운 손정의는 물었다. “스마트한 사람과 미친 사람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뉴먼이 “미친 사람”이라고 답하자, 손 회장은 거액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손정의는 위워크에 모두 169억달러(약 22조원)를 쏟아부었다. ▶이스라엘 출신 뉴먼은 어렸을 때 집단 농업 공동체인 ‘키부츠’에서 자랐다. 그때 경험을 살려 공유 오피스를 다양한 사람이 네트워크를 나누는 장소로 정의했다. ‘TGIM..
은퇴까지 D-10년...50대 김부장의 ‘중년 1억 통장’ 굴리기 [왕개미연구소] 이경은 기자 입력 2023.08.25. 13:35 업데이트 2023.08.25. 15:31 조선닷컴 독자를 위한 무료 재무 컨설팅 [왕개미연구소] #내돈부탁해 25 적지 않은 월급을 받지만, 그렇다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써버리기엔 노후가 걱정인 50대 외벌이 가장입니다. 아파트 대출은 성실히 다 갚았고, 지금은 돈이 남으면 저축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은행 예금만 해 왔던 보수적인 투자자인데, 작년에 절세통장이라는 ISA를 처음 만들고 배당주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지인이 ‘맥쿼리인프라’가 저 같은 초보에게도 괜찮다고 추천해줘서 2000만원 어치 샀고, 올해 200만원 어치 더 샀습니다. 배당은 따박따박 잘 나오지만, 유상증자 등으로 주가가 빠지니 최종 수익은 예금 이자 정도인 것 같아 아쉽습니다. 매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