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철원 (1716)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작나무 숲] 진리는 대학 밖에 있다, 그러나…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3.07.18. 03:00 스펙·자기계발 바쁜 학생들, 성공의 길은 교실 밖에 있다 여겨 그러나 진리 찾는 의미를 단기간·집약적으로 알려주는 건 대학 기계적 시험과 평가의 노예 넘어, 자기탐구 경험으로 학교 지켜야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시를 쓴다. 자신이 아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말을 한다.” -이오시프 브로드스키(I. Brodsky). 망명 시인 브로드스키가 미국 대학에서 강의하던 시절 얘기다. 소련 사회의 ‘기생충’으로 낙인찍혀 끝내 추방당한 시인의 학력은 중등학교 중퇴가 전부. 열다섯 살 되었을 때 레닌과 스탈린으로 도배된 학교를 뛰쳐나와 각종 노동 현장을 전전하며 책만 읽었다 한다. 독서와 실체험으로 단련된 그는 박학다식했고, .. [만물상] 재난 문자는 홍수인데 최원규 논설위원 입력 2023.07.17. 20:38 업데이트 2023.07.18. 00:50 코로나 때 재난 문자 같지 않은 재난 문자가 많았다. 2020년 3월 9일 하루에만 지자체 11곳이 ‘손 씻기’를 권하는 문자를 발송했고, 6곳은 ‘확진자 없음’ 문자를 보냈다. 그런 문자를 보낸 지자체 공무원이 속사정을 털어놨다. “인근 지자체에선 매일 문자 보내는데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놀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면피성 문자였다는 것이다. ▶기초 지자체까지 재난 문자를 보낼 수 있게 된 계기는 2016년 발생한 경주 지진이었다. 당시 정부의 재난 문자 발송이 10분이나 늦어 논란이 됐다. 이후 정부는 광역지자체(2017년 8월)와 기초지자체(2019년 9월)에 재난 문자 송출 권한을 줬다... ♥‘수퍼 에이지’ 세대 [만물상] 강경희 논설위원 입력 2023.07.16. 20:42 업데이트 2023.07.17. 00:13 얼마전 여름휴가를 다녀온 지인이 아내 혼자 가수 임영웅의 LA 콘서트에 가버리는 바람에 아들과 둘이서 썰렁한 휴가를 보냈다고 했다. 그의 아내는 열광적 ‘임영웅 올콘족’인 50대 여성이다. ‘올콘족’이란 좋아하는 가수의 모든(all) 콘서트에 빠짐없이 구경 가는 사람을 가리키는 유행어다. 세계적으로 K팝의 영향력은 BTS나 블랙핑크 등의 팬덤에서 나오지만, 국내 가요 시장에서는 트로트 가수들에 대한 50·60대 이상의 열혈 팬덤이 10·20대를 능가한다. ▶ 역시 트로트 가수인 김호중의 열혈 팬인 60대 지인은 새 앨범이 나올 때마다 수백 장씩 사서 주위에 나눠 준다. 이런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 팬들 덕에 앨.. ♥[만물상]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편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3.07.14. 21:31 업데이트 2023.07.15. 02:59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는 전란에 휩쓸린 백성의 고통을 많은 시로 남겼다. 그중 신혼별(新婚別)은 결혼 이튿날 남편을 전쟁터로 떠나보낸 여자의 절망과 재회의 비원을 담은 작품이다. ‘머리 올리고 부부 되었으나/ 낭군과의 잠자리 덥히지도 못했는데/ 저녁에 혼인하고 새벽에 떠나니/(중략)/ 뼈저린 마음 창자에 스민다/ 어렵게 비단치마 장만했지만/ 다시 만날 날까지 입지 않으리.’ 운 좋게 재회하더라도 비극으로 끝나는 사례도 많다. 나폴레옹 전쟁을 무대로 쓴 톨스토이 장편 ‘전쟁과 평화’에선 큰 부상을 입고 돌아온 남자가 약혼녀의 정성스러운 간호에도 끝내 세상을 떠난다. ▶이 땅의 여성들도 70년 전 큰 아픔을 겪었.. ♥[유현준의 도시 이야기] 단군 이래 가장 잘사는 한국… 새 건축을 만들 기회다 유현준 홍익대 교수·건축가 입력 2023.07.14. 03:00 업데이트 2023.07.14. 08:24 우리나라 국민의 60%는 아파트에 산다. 아파트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 그런 대한민국 아파트에는 빛과 그림자가 존재한다. 아파트는 20세기에 철근 콘크리트와 엘리베이터라는 신기술이 건축에 도입되면서 만들어진 주거 형태다.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 들어서 12층짜리 아파트가 지어지기 시작했다. 기존의 우리 주거는 대부분 단층이었다. 1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는 이전에는 사용되지 않았던 공중의 빈 공간을 부동산 자산으로 만든 공간 혁명이었다. 아파트라는 인구 밀도가 높은 주거단지가 형성되자 주변에 물건을 사주는 소비자가 늘었다. 비로소 사람들은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자영업이 생겼다. 시장경제가 자.. [만물상] 신의 한 수 F-16 배성규 기자 입력 2023.07.13. 20:24 업데이트 2023.07.13. 23:55 미국이 1970년대 개발한 F-16은 현역 전투기 중 세계 최고 베스트셀러다. 4500여 대가 생산돼 전 세계 25국에 배치됐다. 애초엔 ‘하늘의 제왕’이라고 한 F-15의 보조 전투기로 개발됐다. 그런데 ‘파이팅 팰컨(매)’이란 이름처럼 가볍고 빨랐고 공대공 전투력이 뛰어났다. 단발 엔진이라 가격도 쌌다. 크기에 비해 무장 탑재력과 항속 거리가 길어 다양한 작전에 투입할 수 있었다. ‘만능 전투기’ ‘전장의 일꾼’이라 불렀다. ▶F-16은 실제 공중전에서 격추된 적이 없다고 한다. 1982년 레바논 분쟁 때 이스라엘 공군은 시리아와 벌인 공중전에서 미그-21과 수호이-22 등 84대를 격추했다. 이 중 44대가 .. ♥[에릭 존의 窓] “초면에 나이와 연봉을 묻다니…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에릭 존 보잉코리아 사장·前 주태국 미국 대사 입력 2023.07.13. 03:00 만 나이 쓰게 된 한국 보며 40년 전 방한 당시 추억 떠올라 당황했지만 곧 적응… 美서도 초면에 묻다가 “형사냐” 비난받기도 한국도 이제 개인화가 대세지만 끈끈한 인간관계 가끔 그리워 얼마 전 한 외신의 한국 특파원인 친구가 만 나이 도입에 대해 흥미로운 기사를 썼다. 한국도 세계 표준에 맞춰 만 나이로 통일하겠다고 선언하기 전까지는 깊이 생각해 본 적 없는 문제였다. 지난 십 년간 한국에 살면서 누구도 굳이 한국 나이와 만 나이를 둘 다 알려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기사를 읽으며 처음 한국에 왔던 40년 전의 기억을 소환하게 됐다. 당시 경험했던 수많은 문화적 차이는 오늘날 상당수가 크게 달라졌다. 198.. [리빙포인트]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조선일보 입력 2023.07.13. 03:00 여름철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야외 활동을 할 때 어두운 색 옷보다 흰색 옷을 입고,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쓰지 않는 게 좋다. 원글: https://www.chosun.com/culture-life/living/2023/07/13/EHVYGB776RAPHNYDOKNXN2MRQI/ [만물상] ‘쌍둥이’ 판다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3.07.12. 23:09 업데이트 2023.07.13. 01:30 아이들이 어렸을 때 판다 보고 싶다는 성화에 용인 에버랜드를 여러 번 갔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속 판다처럼 활기찬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자고 있거나 게으르게 누워서 대나무를 먹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어쩌다 몸을 일으켜 관람객 쪽을 보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판다의 게으름은 생존 전략이라고 한다. 판다는 해부학적으로 잡식성인 곰에 가깝다. 장(腸) 길이도 곰처럼 짧아 질긴 섬유질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 대나무를 하루 30㎏씩 먹지만 고작 17%만 양분으로 쓴다. 그러니 최대한 많이 먹고 적게 움직여야 생존에 유리하다. 번식에 쓰는 에너지도 극도로 아낀다. 암컷 발정기가 연중 사나흘에 불과해 임신 확.. ♥巨富의 산실, 진주 승산마을의 비결 [만물상] 박종세 논설위원 입력 2023.07.11. 21:20 업데이트 2023.07.12. 00:20 삼성·LG·GS·효성 가문을 배출한 진주 승산마을 앞에는 방어산이 있다. 이 마을 부자들은 새벽 일찍 방어산 자락에 걸린 새벽별을 보면서 하루 일을 시작했다. 삼성,효성은 물론이고 LG·GS의 전신인 금성엔 이름에 모두 별이 들어 있다. 지독히도 부지런하게 일해서 벌고, 번 것은 쓰지 않았으며, 쓰지 않았으니 자연히 쌓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승산마을 허씨 가문엔 절약에 관한 전설 같은 얘기들이 전해 온다. ‘담뱃대에 담배를 재고 빨기는 하지만, 불을 붙이지 않고 입김만 내뿜었다.’’ ▶GS 허만정 창업주의 부친 허준 선생은 모은 재산을 자식과 조상, 동네 주민, 나라의 몫으로 나누는 유지를 내리고, 마을의 .. [전성철의 글로벌 인사이트] 尹 지지율 저공비행… 기자회견 자주 해 국민 마음 사라 전성철 IGS글로벌스탠다드연구원 회장 입력 2023.07.07. 03:00 대통령 사명은 ‘행정’보다 ‘정치’… 소통 중요 핵심 수단이 언론 활동, 그걸 안 해 지지율 30%대 미국 대통령들은 1년에 20여번 공식 기자회견 尹, 취임 100일 때 한 번… ‘도어스테핑’도 중단 국민 앞에서 진심 보인다면 야당 선동 힘 잃을 것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년 동안의 국민 지지도, 그것은 여섯 분의 전임 대통령들의 그것과 어떻게 비교될까? 우선 그 여섯 분은 어땠는가?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 소위 ‘고공 행진형’이다. YS, DJ 그리고 문재인이 바로 그들이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셋 모두 취임 초기 70~80%대를 오르내린 후 60% 전후를 유지하면서 첫해를 마감했다. 다음으로는 소위 ‘무난형’으로 박근.. 디지털 영생 [만물상] 김성민 논설위원·디지털기획팀장 입력 2023.07.06. 20:37 업데이트 2023.07.07. 00:31 아마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2020년 방영한 드라마 ‘업로드’의 주인공은 생사의 기로에서 디지털 영생(永生)을 택한다. 자신의 뇌를 통째로 디지털화해 가상 세계에서 부활한다. 현실 세계에 있는 여자친구와 영상 통화를 할 수 있고 버튼 하나로 창문 밖 풍경을 여름에서 겨울로 바꿀 수 있다. 현실 세계에 있는 사람이 해당 데이터 삭제를 요청하지 않는 한 그는 영원히 살 수 있다. ▶미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 바흐보우는 2021년 사별한 약혼자를 인공지능(AI)으로 되살렸다. 살아있는 동안 주고받은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학습시켰다. AI로 부활한 약혼자는 그들만의 암호를 이해했고, 바흐보우에게 “.. 남편이 성매매 알까봐 “성폭행” 신고… 판사 “대체 뭔 생각으로” 호통 최혜승 기자 입력 2023.07.06. 09:33 업데이트 2023.07.06. 11:24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허위 고소를 했나?”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는 성매매 사실을 남편에게 들키자 성폭행 당했다고 상대를 허위 신고한 황모(41)씨에게 이 같이 따져 물었다. 황씨는 지난해 12월 성매매를 한 뒤 성폭력을 당했다고 허위 고소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은 무고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황씨의 첫 공판이었다. 황씨는 법정에서 “관계한 게 남편한테 들통이 났고 숨기려다 그랬다”며 혐의를 시인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혼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무고했지만, 무고당한 사람은 몇 년간 징역을 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비교가 가능하냐”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 ♥[2030 플라자] “갑자기 제 아내와 아이가 죽었다고요?” 남궁인 이대 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입력 2023.07.06. 03:00 뇌출혈로 응급실 실려온 30대 여성, 배 속에는 알고보니 임신 19주 태아 아이 심박동 먼저 멈추고 엄마도… 남편은 꼼짝 않고 대기실서 며칠째 어떤 상실은 他人이 이해 못해… 당신은 무엇인가 잃어본 적 있습니까 의식이 없는 삼십 대 여성이 응급실로 왔다. 호흡이 가빠서 간신히 숨을 들이켰다 내뱉고 있었다. 구급 대원은 환자가 19주의 임신부라고 했다. 새벽에 자고 있던 남편이 기척이 이상해서 가보니 화장실에 아내가 쓰러져 있었다고 했다. 두 동공은 커다랗고 비대칭이었으며 불빛에 반응이 없었다. 전형적 뇌출혈이었다. CT상에서는 모든 뇌를 짓누를 정도의 커다란 뇌출혈이 발견되었다. 집중 치료실로 돌아오자 환자의 숨이 멎었다. 출혈량.. ♥‘더러운 평화’ [만물상] 이하원 논설위원 입력 2023.07.05. 20:39 업데이트 2023.07.06. 01:53 한일합병의 디딤돌이 된 을사늑약이 1905년 체결된 후 이완용이 고종에게 상소를 올렸다. “새 조약에 대해 말하자면 제국이라는 명칭도 그대로이며 종묘사직은 안녕하고 황실도 존엄합니다. 다만 외교상 한 가지 문제만 잠시 이웃 나라에 맡긴 것입니다.” 을사늑약 체결 소식을 들은 유생들이 반발하자 외교권 박탈은 큰일이 아니며 지금의 평화를 그대로 지키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이다. ▶이완용이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때문에 시공을 넘어서 소환됐다. 이 대표는 “아무리 더러운 평화라도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고 했다. “엄청난 대량 파괴 살상 후에 승리한들, 그게 무슨 그리 큰 좋은 일이겠느냐”고 했다. .. 서울 도시 개발 ‘암흑의 10년’ [만물상] 김홍수 기자 입력 2023.07.04. 20:19 업데이트 2023.07.05. 00:53 2011년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 변화의 시나리오가 시작된다’고 외치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가 6대 공약을 발표했는데, 1번이 토건 예산 삭감, 5번이 재개발 과속 추진 반대였다. 시장이 되자 그는 “집 많이 지으면 뭐 하나. 99대1의 불평등 사회를 만들 뿐”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서울 뉴타운 계획을 폐기하고, ‘도시 재생’을 내걸었다. 동네 원형을 유지한 채 각종 공공·편의 시설을 넣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등 52곳이 도시 재생 사업지로 선정됐다. 박 시장은 ‘옥탑방 한 달 살기’ 이벤트까지 벌이며 도시 재생에 열을 올렸다. ‘토목 사업’을 ‘적폐’와 동일시하던 문재.. 학교 생활기록부도 챗GPT가 쓰는 시대 박혜연 기자 입력 2023.07.04. 03:00 교사가 학생 특징 입력하면 조합해 여러 문장 만들어줘 경기 김포시의 중학교 교사 A(26)씨는 최근 반 아이들 생활기록부 작성을 위해 인공지능(AI) ‘챗GPT’ 기반의 ‘행발(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 작성 프로그램’을 이용했다고 한다. 인터넷에는 최근 챗GPT를 기반으로, 특정 기능에 특화된 각종 프로그램이 등장했는데 행발 작성 프로그램도 그중 하나다. A씨는 이 프로그램으로 반 아이들 33명의 생활기록부에 적을 문장을 만들었다. 그는 “생으로 만들어내던 이전보다 문장이 훨씬 풍부해졌다”고 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최근 챗GPT가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의 커닝이나 리포트 작성에 악용될 수 있는 골칫거리로만 여겨졌는데, 챗GPT를 사용해 .. ♥반려견이 먹는 치매약 돌풍… 인간 환자도 궁금하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3.07.04. 03:00 업데이트 2023.07.04. 06:20 [김철중의 생로병사] 노령견 다시 똑똑하게 만들고 제자리맴맴 서클링 현상도 줄여 인기 동물용 아토피 치료제·심장약도 인간이 쓸 수 있는지 연구 인간·동물·환경의 ‘원 헬스’ 시대… 생태계 전체로 인식 넓혀야 서울대 캠퍼스가 위치한 관악산 기슭에 수의대 동물병원이 있다. 로비에 들어서면 카페 같은 공간에 노란 빛 수액을 맞고 있는 동물 환자와 이를 안고 있는 보호자 모습이 보인다. 환자 반려견, 반려묘는 대개 아기 유모차에 태워져 온다. 보호자에는 70대 할아버지도 있고, 대형견에게 끌려다니는 20대 여성도 있다. 내과 진료실 앞 모니터에는 또리, 풍이, 라온 등 대기 환자 이름이 줄줄이 뜬다. 뽀미는 호출 .. 아스파탐 [만물상] 김민철 논설위원 입력 2023.07.03. 21:33 업데이트 2023.07.04. 08:02 1965년 미국 화학자 제임스 슐래터는 위궤양 약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화학물질을 합성해 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손가락에 침을 묻혀 종이를 집은 뒤 다시 손가락을 혀로 가져가는 순간 엄청난 단맛을 느꼈다. 그는 종이에 묻어 있던 화학물질이 뭔지 알아보았다. 아스파탐(Aspartame)이라는 인공감미료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 가까이 강한 단맛을 낸다. 그러나 칼로리가 거의 없다. 그래서 ‘제로’가 붙은 무설탕 음료, 막걸리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처음에는 아스파탐도 사카린처럼 유해성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197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가정은 물론 기업들도 식품에 쓸 .. 토익, 예비군...“체감도 높다” 청년들 박수받는 소확행 정책 김태준 기자 양지호 기자 입력 2023.07.03. 03:00 업데이트 2023.07.03. 07:29 與 ‘4가지 청년 정책’ 호평 토익 유효 기간 연장, 예비군 학습권 보장, 취준생 개인정보 보호…. 최근 국민의힘이 잇따라 내놓은 청년 정책이다. 과거에도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은 있었지만, 최근 여당이 내놓는 정책은 ‘소소하지만 체감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의도 책상머리 정책이 아니라 비(非)당원 대학생들로부터 현장의 아이디어를 얻은 결과물이다. 국민의힘은 학생이 1000원을 부담하면 나머지 식비를 정부와 학교 등이 지원하는 ‘1000원의 아침밥’ 정책이 흥행하자, 지난 5월 당대표 직속으로 청년정책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당원이 아닌 대학생도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참여의 폭을 넓히자는.. ‘5000만 배우’ 마동석 [만물상]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3.07.02. 20:39 업데이트 2023.07.03. 00:14 덩치 우람하고 주먹 큰 청년 마동석의 첫 꿈은 영화가 아니었다. 고교 때 이민 간 미국에서 그는 프로 복싱 선수가 되고 싶었다. 대학에선 체육을 전공했다. 하지만 좌절했다. 헬스 트레이너와 복싱 코치 등을 전전하다가 서른 넘어 영화 ‘천군’ 오디션에 응했는데 합격했다. 한국행 비행기를 탔고 배우의 길에 들어섰지만 험상궂은 외모 탓인지 대개 악역이 주어졌다. 2008년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선 사채업자로 나와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채무자의 손을 둔기로 내려쳤다. ▶몸 쓰는 역을 주로 하느라 부상도 잦았다. 10여 년 전엔 척추가 골절되는 큰 사고를 당했고 수술대에도 여러 번 올랐다. “아무래도 나는 운이 없나 .. “골프장 예약해줘” 김영란법 위반입니다 김경필 기자 입력 2023.06.30. 03:00 작년 청탁금지법 어긴 416명 처벌 공공기관 직원 A씨는 지인들로부터 자기 기관이 운영하는 골프장 예약을 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예약을 신청하는 절차가 정해져 있었지만, 지인은 “신청자가 너무 몰려서 좋은 시간대 예약을 통 할 수가 없다”고 했다. A씨는 예약 관리를 담당하는 부하 직원에게 “예약 취소분은 새로 신청을 받지 말고, 내 지인들에게 배정하라”고 했다. A씨는 지인들로부터 따로 사례금도 받지 않았지만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게 됐다. A씨는 지난해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이 적발돼 형사처벌이나 징계 등 제재를 받은 416명 가운데 1명이다.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 학교, 언론사 등에서 일하는 사람이 정상적인 업무 절차에서 벗어나는 .. [김도훈의 유행민감] 진짜 빌런의 시대, 수퍼히어로 영화의 시대는 갔다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 입력 2023.06.30. 03:00 수퍼히어로는 망했다. 당신이 마블과 DC가 만드는 수퍼히어로 영화의 팬이라면 첫 문장을 보자마자 살짝 짜증이 치솟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분. 수퍼히어로는 망했습니다. 확실히 망했습니다. 지난주 개봉한 DC 영화 ‘플래시’는 미국에서도 망하고 한국에서도 망했다. 개봉 전엔 기대가 컸다. DC 관계자들은 “역사상 최고의 수퍼히어로 영화”라는 양념을 미리 뿌려댔다. 1989년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에서 배트맨 역할을 맡았던 마이클 키튼이 돌아온다는 이야기도 올드팬들을 자극했다. 그런데 아니 잠깐. ‘플래시’가 뭐냐고? 바로 그게 포인트다. 사실 당신은 플래시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있다. 플래시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수퍼.. [단독] 한노총 간부, 이재명 지사 때 보조금 횡령 의혹...“대선캠프서도 활동” 김광진 기자 입력 2023.06.29. 05:00 업데이트 2023.06.29. 06:29 경찰, 1억원 불법 사용 혐의 수사 경기 성남 지역의 한국노총 전 간부 A씨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경기지사 재직 시절 경기도·성남시가 한국노총에 지급한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지역 정가에서는 A씨가 지난 대선 이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다는 말이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중원경찰서는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경기지부 정책국장이었던 A씨를 보조금 횡령 혐의로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경기도와 성남시가 지급한 성남지역 ‘노동안전지킴이’ 사업 보조금 가운데 1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노동안전지킴이’는 .. [리빙포인트] 구겨진 옷에는 얼음 조선일보 입력 2023.06.29. 03:00 옷이 구겨졌는데 다리미가 없다면 얼음을 활용해 보자. 건조기에 구겨진 옷과 얼음 두세 조각을 함께 넣고 돌리면 주름이 펴진다. 원글: https://www.chosun.com/culture-life/living/2023/06/29/HQGW7NCF7VF7XEADIYOWIIVDDQ/ ♥[장강명의 사는 게 뭐길래] 남 탓·부모 탓·구조 탓… 우리 사회엔 어른이 없는 것 같다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3.06.29. 03:00 한 방송국의 짧은 인터뷰 시리즈에 출연하게 됐다. ‘좋은 어른을 수집합니다’라는 모토로 어른이란 무엇이냐, 우리 사회에는 어떤 어른이 필요하냐 등을 말해보자는 취지라고 했다. 이런 섭외를 받으면 그냥 그 순간의 분위기, 그날 컨디션에 따라 즉흥적으로 답하게 된다. 무지 바쁜 날 마감에 쫓기다 연락을 받으면 “죄송합니다. 도저히 시간이 안 나서…” 하고 거절하고, 한가한 날 뭐 재미있을 거리 없나 두리번거릴 때 전화나 메시지가 오면 출연료가 얼마인지, 촬영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다 일정을 잡게 된다. 좋은 어른이라고 스스로를 내세울 처지는 못 된다. 그래도 ‘좋은’이라는 수식어를 빼고 어른이기는 하냐고 물어본다면, 그러니까 다른 사람에게 귀감이 되.. [호남 통신] “전남 72%가 이승만 지지… 그때는 전라도가 우파 본산이었다” 박은식 의사·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 입력 2023.06.27. 03:00 업데이트 2023.06.27. 07:32 ‘정읍 선언’ 올해가 77주년… 이승만이 극우라는 친구에게 광주에서 올해 설을 보내고 고향 친구와 시간이 맞아 서울로 가는 SRT에 같이 탔다. 첫 번째 정차 역은 정읍. 친구에게 창밖을 가리키며 말을 꺼냈다. “저기 아파트 너머가 1946년 6월 3일 이승만이 ‘남한만이라도 선거해서 정부 세우자’고 연설한 정읍동초등학교야. 지금 돌아보면 잘한 거 같지 않냐?” “6·25 터지니깐 국민들 보고 안심하라 방송해놓고 다리 끊고 도망쳤는데 뭘 잘해?” “전쟁 나면 당연히 ‘우리 군이 잘할 테니 걱정 마세요’라고 방송하지 ‘큰일 났으니 도망가세요’라고 방송하냐? 갑자기 밀고 내려오니깐 반복해서 틀어주.. 이름도 안 밝히고… 고려대에 630억 기부 조재현 기자 입력 2023.06.27. 03:00 개교 이래 단일 기부로 최고액 “이공계 캠퍼스 발전 위해 쓸것” 고려대는 익명의 한 개인 기부자로부터 630억원을 지난주 기부받았다고 26일 밝혔다. 1905년 개교 이래 단일 기부로는 최고 액수다. 국내 대학 단일 기부 최고 금액은 지난 2020년 7월 광원산업 이수영 회장이 카이스트(KAIST)에 기부한 766억원이다. 고대 측은 기부자가 철저히 익명을 요구했다고 했다. 본인의 의지가 강해 기부자 신원에 대해서는 어떤 정보도 알릴 수 없다고도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기부자가 코로나 여파와 15년째 지속되는 등록금 동결 등으로 대학이 겪고 있는 재정 위기에 대한 너른 이해를 갖고 있었다”며 “대한민국 도약과 인류 발전을 위해 대학이 분발해주기를 바라는.. [만물상] 일본의 반도체 반격 박종세 논설위원 입력 2023.06.26. 21:32 업데이트 2023.06.27. 01:41 1970년대 반도체 절대 강자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반도체 원조 국가다. 그런데 일본은 이 반도체가 가진 힘을 누구보다 빨리 파악했다. 일본 정부가 나섰다. 미국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 일본 통상산업성 주도로 ‘초LSI기술연구조합’이라는 민관 연합 기구를 만들었다. 설계 기술 확보를 위한 R&D 명목으로 일본 정부 예산의 0.1%에 해당되는 거액을 후지쓰, NEC 등 일본 반도체 기업에 몰아줬다. 거의 0%에 가까운 금리로 자국 기업에 돈을 빌려주면서, 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해서는 기술이전을 요구했다. ▶그 결과 1980년대 일본 반도체가 세계 최강이 됐다. 소니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와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 바다마다 낚싯배·산마다 벌통… 문어는 귀해지고 꿀은 말라간다 최준영·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입력 2023.06.26. 03:00 업데이트 2023.06.26. 06:45 [르포 대한민국]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조선을 찾은 외국인들이 남긴 사진과 기록을 보면 특징적인 것 가운데 하나는 민둥산이다. 조선의 민둥산은 산림 자원 관리 실패를 상징하는 결과였다. 산에 있는 나무는 먼저 베어가는 사람 것이라는 논리가 횡행함에 따라 누구도 산을 가꾸지는 않고 베어 간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함선을 크기에서 압도했던 조선 배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작아졌다. 해안에서 배를 만들 나무가 없어졌기 때문에 오래된 배들을 해체하여 만들면서 작은 배가 되어간 것이다. 한정된 산림 자원을 약탈적으로 이용한 결과는 잦은 산사태와 하천의 토사 퇴적에 따른 농업 기반 붕괴였다. ..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