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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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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통신] “새만금 공항부터 취소합시다” 호남 청년의 7가지 제안 박은식 의사·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 입력 2023.08.22. 03:00 업데이트 2023.08.22. 07:39 잼버리 사태 반복되지 않도록 호남이 스스로 변해야 할 때 새만금 1.5㎞ 거리에 군산공항, 무안·광주 공항도 수백억 적자 ‘호남독점’ 안 돼… 민주당 구미시장처럼 국힘 신안군수 나와야 호남인 여러분. 새만금 잼버리 사태를 보며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습니까. 광주가 고향인 저도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습니다. 안타깝지만 지금은 실의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닙니다. 남 탓을 할 때는 더욱 아닙니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호남이 스스로 변해야 할 때입니다. 먼저 재경 학숙을 없앱시다. 은평구와 동작구의 남도학숙, 서초구의 전북장학숙 3곳의 땅과 건물만 팔아도 수천 억은 족히 나올 겁니다. 이 ..
[만물상] 골칫덩이 팁 문화, 한국 상륙? 박종세 논설위원 입력 2023.08.21. 20:27 업데이트 2023.08.22. 03:15 얼마 전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에서 직원 12명과 회식한 기업인은 계산서를 받아 들고 깜짝 놀랐다. 한국식으로 고기 먹고 소주와 맥주를 마셨는데, 1인당 우리 돈으로 약 22만원씩 청구됐다. 여기에 20%를 팁으로 내니 팁 값으로만 54만원이 나갔다. 기자가 뉴욕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15년 전엔 음식 값의 10~15% 정도를 팁으로 놓고 오는 게 일반적이었다. 간혹 18%를 팁으로 주면 홀 서빙 종업원에겐 최고의 날이었다. 그런데 몇 달 전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18% 팁을 준 손님에게 웨이트리스가 따져 물었다. “내 서비스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 ▶미국에서 팁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맥도널드·서브웨이 같은 ..
머스크 ‘로켓 배송’ 21년 만에 획을 긋다 스페이스X, 올 1분기 사상 첫 흑자 박지민 기자 입력 2023.08.21. 03:00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가 올 1분기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머스크가 2002년 ‘화성 식민지 개척’을 기치로 내걸고 창업한 지 21년 만이다. ‘허황된 꿈’이라는 시장의 비웃음과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거짓말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한 번도 뜻을 굽히지 않은 머스크의 뚝심이 이뤄낸 결과이다. 우주인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로켓 배송’과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스타 링크’ 등 스페이스X의 핵심 사업은 이제 국가의 능력을 뛰어넘는 민간 기업의 위상을 갖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 시각) 내부 문서를 인용해 “스페이스X가 올해 1분기 15억 달러(..
♥[최영미의 어떤 시] [134] 남해 금산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입력 2023.08.21. 03:00 남해 금산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이성복(李晟馥 1952~) 잘 다듬어진 조각 같은 작품이다. 그 아름다운 이미지가 단순 명료한 제목과 함께 내 뇌리에 박혀 있다 어느 여름날 불현듯 떠오른다. ‘그 여자’를 따라 돌 속에 들어간 사내. 사랑하면 어디든 못 가리. 지옥 불 속에라도, 망망대해 외딴섬에라도, 북극에라도 기꺼이 따라가겠지. 예스러운 ‘~네’로 끝나는 행들. 시를 베끼며 우리나라 오래된 시가의 전통과 맞..
새만금 용도 요지경 [만물상]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입력 2023.08.20. 20:35 업데이트 2023.08.21. 01:36 새만금 잼버리 유치는 2017년 8월 16일 확정됐다. 그 석 달 뒤인 11월 23일,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K 의원은 “원래 잼버리 목적은 공항 같은 거, SOC 사업 해결을 위해 유치했던 건데…”라며 질의했다. 전북도 기획조정실장은 “도로, 철도, 항만 등 국가예산으로 추진한다”고 했다. K 의원은 “100% 다 국비?”라고 물어 재확인했다. L 의원도 “(잼버리 유치는) 항만, 철도, 공항 명분을 위에다 주기 위해, 예산을 빼기 위해 아니겠습니까. 그거 굉장히 잘했다고 보는데…”라고 했다. ▶13일 뒤인 12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새만금위원회가 개최됐다. 장관급 1..
한의사도 뇌파계 사용해 치매 진단할 수 있다… 대법 10년만에 결론 조백건 기자 입력 2023.08.18. 21:00 업데이트 2023.08.19. 01:26 대법원이 18일 한의사도 의료 기기인 뇌파계(腦波計)를 사용해 치매나 파킨슨병 등을 진단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한의사 A씨가 “뇌파계를 썼다고 면허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한의사 손을 들어준 것이다. 소송이 제기된 지 10년 만에 한의사도 진료 때 뇌파계를 쓸 수 있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뇌파계는 뇌 활동을 파동 형태 그림으로 나타내는 의료기기다. 독일에서 개발한 서양의학의 산물이다. 그런데 서울 서초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A씨는 2010년 9월부터 3개월간 이 뇌파계를 써서 파킨슨병과 치매 진단을 내렸다. 한 매체에 ‘40~50대 파킨..
학생이 수업 방해하면, 퇴실 조치 할 수 있다 교육부, 교사 학생생활지도 발표 김연주 기자 입력 2023.08.18. 03:00 오는 2학기부터 학생이 교사를 폭행할 때 교사가 손으로 잡는 등 물리적으로 막는 것이 가능해진다.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면 교사는 복도 등 교실 밖 지정한 장소로 내보내는 조처도 할 수 있다. 수업 중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며 교사가 주의를 줬는데도 계속 쓰면 압수할 수 있다. 교육부는 17일 이런 내용의 ‘교권 보호를 위한 학생생활 지도 고시안’을 발표했다. 고시안은 행정 예고를 거쳐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최근 서울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 선택 등을 계기로 교권 침해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2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할 고시를 제정하라”고 했었다. 고시안에 따르면, 교사는 학생이 폭력을 쓸 때 물리적..
이번엔 대낮 공원서… 여성 상대 ‘흉악 범죄’ 30대 남성 체포… 피해자는 위독 정해민 기자 박정훈 기자 서보범 기자 입력 2023.08.18. 03:00 업데이트 2023.08.18. 06:24 서울의 한 공원 인근에서 대낮에 성폭행 사건을 저지른 피의자가 경찰에 17일 붙잡혔다. 30대 피해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 40분 관악구 신림동 공원 인근에서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성폭행한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 44분쯤 신고를 받고, 낮 12시 10분에 피의자를 검거했다. 사건은 주거 지역 한복판에 있는 공원에서 샛길로 이어지는 산속에서 벌어졌으며 주위에 초등학교도 셋 있었다. 범행 현장은 한 초등학교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만물상] 버려지는 꽁초 年320억 개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3.08.17. 20:28 업데이트 2023.08.18. 00:28 공초(空超) 오상순 시인은 생전에 담배를 하루 100개비 넘게 피워 ‘꽁초’로도 불렸다. ‘나와 시와 담배’라는 시에선 ‘나와 시와 담배는/ 이음동곡(異音同曲)의 삼위일체’라 찬미했다. 김소월도 애연가였다. ‘나의 긴 한숨을 동무하는/ 못 잊게 생각나는 나의 담배!’라고 시에 썼다. 담배의 해로움에 무지했던 시절의 세태가 글에 남긴 흔적들이다. 건강에 미치는 해악이 알려지면서 이제 흡연을 미화하는 작품은 드물어졌다. ▶예나 지금이나 꽁초 공해는 여전히 큰 사회적 골칫거리다 . 우리나라에서 길에 버려지는 꽁초가 한 해 320억개에 이른다는 뉴스가 나왔다. 연간 소비되는 담배의 절반이라고 한다. 나라 밖도 다르지 ..
처참한 원희룡 공공주택 성적…"빈 수레가 요란" 평가받지 않으려면 [기자시각] 배민주 기자 입력 : 2023.08.17 07:35 [땅집고] “청년 공공임대 주택은 물량이 없어도 너무 없어요. 한 가구 모집하는데 경쟁률은 세자릿수까지 치솟다 보니까 이젠 될 거란 생각도 안 들어요. 이번에도 넣긴 했는데 예비 당첨은 고사하고 서류 심사라도 한번 받아보고 싶은 심정이네요.” 서울에 사는 무주택 직장인 박모(32)씨는 지난 6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 홈페이지에 올라온 2023년 1차 행복주택 공고를 보고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공고에 올라온 일부 단지의 경우 청년 공급 물량을 찾아볼 수 없는 데다, 그나마 청년 물량이 배정된 단지의 모집 가구 수도 한자릿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애당초 많지도 않은 물량이지만 대부분의 물량이 신혼부부 공급에 집중돼 있어 청년 수요자 사이 경쟁률은 소위..
♥[오세혁의 극적인 순간] 잠시 같이 달리고 같이 걸었던, 소년 시절 오세혁 극작가·연출가 입력 2023.08.17. 03:00 나는 중학교를 이모네 집에서 다녔다. 이모네 집은 면에 있었고 학교는 읍에 있었다. 말이 읍이었지, 읍내에서 한참 떨어진 숲과 언덕을 지나야만 나오는 학교였다. 새벽 첫 버스를 타고 30분 가까이 달려서 터미널에 내린 후, 30분을 넘게 걸어가야만 했다. 첫 버스를 놓치는 날이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정도로 달려야 했다. 이렇게 3년을 다닐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머리를 굴렸다. 자전거로 통학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한 친구에게 부탁해서 매일 아침 터미널 앞에서 만났다. 내가 운전하는 조건으로 아침마다 자전거를 얻어 타고 다녔다. 친구를 뒤에 태우고 언덕을 오를 때마다 허벅지에 불이 나는 것 같았지만, 지각해서 오리걸음을 하는 데 비하면 ..
[만물상] 대통령의 아버지 이하원 논설위원 입력 2023.08.16. 20:39 업데이트 2023.08.17. 09:19 20세기 초 미국 동부 재력가로 주영국 대사를 지낸 조셉 패트릭 케네디는 장남 조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정치가로 대성하길 바라며 “최고 중의 최고가 되라”고 가르쳤다. 조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장남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그가 차남인 존에게 말했다. “형이 없으니 이제 하원의원 입후보는 네 몫이다.” 형의 대타로 정계에 입문한 JFK는 아버지가 깔아 놓은 정·재계 인맥을 타고 1960년 대선에서 압승했다. 6대 존 퀸시 애덤스, 43대 조지 W 부시도 대통령이었던 아버지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정치인 수업을 받고 부자(父子) 대통령이 됐다. ▶미국의 모든 대통령이 아버지 도움을 받은 것..
[7NEWS] 이제 국민 앱은 유튜브?...토종 국민 앱 턱끝까지 쫓아온 美 빅테크 7NEWS팀 입력 2023.08.15. 07:00 안녕하세요. 7NEWS입니다. ‘국민 앱’하면 어떤 어플리케이션(앱)이 떠오르시나요? 전국적인 중고거래 열풍을 불러일으킨 당근마켓은 어떤가요? 거래자 간 신원확인을 위해 암구호처럼 주고받았던 “당근이세요?”란 말은 그 자체로도 유행이 되기도 했습니다. 네비게이션 앱 티맵(TMAP)도 강력한 국민 앱 후보입니다. “티맵 때문에 통신사를 안 바꾼다”는 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다운로드 수도 2000만건(지난 7월 기준)을 넘겼다고 합니다. IT공룡이라고도 불리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설명이 필요없지요. 13일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모바일인덱스 통계(7월분)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월간 실사용자 수(MAU) 4115만8838명으로 1위를, 네이버..
폭행 학생과 교사 즉시 분리한다… 수업중 휴대폰 압수도 가능 교육부가 공개한 ‘교권 회복 방안’ 최은경 기자 입력 2023.08.15. 03:59 교육부가 14일 국회 공청회에서 공개한 ‘교권 회복 종합 방안’에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등에서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들이 담겼다. 일선 교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다만 초·중등교육법, 아동학대처벌법 등을 개정하려면 국회 다수당인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교육부는 교사 폭행 등 교권을 침해한 학생과 피해 교사를 즉시 분리하기로 했다. 현재는 교사가 학생에게 맞아도 둘을 분리할 법적 근거가 없어 교사가 휴가나 조퇴를 써야 하는 실정이다. 학교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 가해 학생에게 교내 봉사, 특별 교육, 출석 정지 등 조치도 내릴 수 없다. 교육부는 교권 침해 학생과 피해 교사..
♥[자작나무 숲] 남겨진 그림, 남겨진 사랑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3.08.15. 03:00 월북 화가 이쾌대·임군홍 작품, 아내가 굳게 지킨 덕에 세상 빛 봐 칸딘스키 연인 뮌터, 지하실에 칸딘스키 작품 숨겨 나치 탄압 비켜가 인내와 믿음, 강인한 고집… 그 힘이 남겨진 그림과 사랑을 지켜냈다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서울 명륜동 집에서 작업 중이던 마지막 그림 ‘가족’은 그림 속 가족이 집을 팔고 이사 나가는 순간까지 이젤 위에 그대로 놓여 주인을 기다렸다. 1950년에 북으로 간 임군홍 화백 이야기다. 월북한 가장이 남긴 그림은 함부로 노출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었다. ‘두 칸짜리 집에 산다면 방 한 칸은 온전히 부친의 작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집을 옮겨 다닐 때도 늘 작품 보관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그림 속..
[만물상] 홀인원 미사일 유용원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입력 2023.08.14. 20:21 2차 대전 때 나치 독일이 우주 공간까지 올라갔다가 엄청난 속도로 목표물에 떨어지는 최초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 반색한 히틀러가 직접 보복 병기(Vergeltungswaffe)란 뜻의 ‘V-2 로켓’이란 이름을 붙여 주었다. 최대 사거리 300㎞의 V-2는 자이로스코프와 무선 지령 등을 통해 종전 로켓보다 정확도를 높였지만 명중 오차가 최소 2㎞에서 최대 수십㎞에 이를 정도로 컸다. V-2는 종전 후 미국과 소련에 넘어가 각종 지대지미사일과 우주 발사체의 원조가 됐다. ▶미사일의 정확도는 전문 용어로 CEP(Circular Error Probability·원형 공산 오차)라 부른다. CEP가 100m라면, 목표점 중심 반경 100m 내에..
[만물상] ‘태평양 지상 낙원’의 재난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3.08.13. 20:58 업데이트 2023.08.14. 01:23 할리우드 영화 ‘임파서블’ 무대는 태국의 유명 해변 관광지 카오락이다. 크리스마스 휴가를 즐기러 갔다가 쓰나미에 휩쓸린 가족의 탈출기를 그렸다. 행복을 꿈꾸며 떠난 여행이 처절한 생존 투쟁으로 바뀌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우리 재난 영화 ‘해운대’의 무대도 피서객이 몰리는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일대였다. 많은 재난 영화가 휴양지와 관광지를 배경으로 택한다. 가장 행복한 시간에 닥친 불행이 재난의 난폭함을 더욱 극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 속 장면만은 아니다. 실제로도 많은 재난이 휴양지에서 발생한다. ‘임파서블’은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일대에서 발생해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쓰나미에서 모..
“왕의 DNA” “사과는 자주” 담임에 9가지 요구한 사무관 최은경 기자 입력 2023.08.12. 04:08 업데이트 2023.08.12. 10:25 교육부, 갑질 폭로되자 직위해제 '우리 아이는 왕의 DNA’ 등 내용이 담긴 편지를 자녀 담임에게 보낸 교육부 사무관 A씨가 11일 직위 해제됐다. 전국초등교사노조는 전날 A씨의 ‘갑질’ 행태를 폭로했다. 교사노조는 이날 민주당 강득구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 사무관의 교사 압박 행태를 추가 공개했다. 노조 등에 따르면 A씨는 작년 11월 자녀 담임을 아동 학대로 신고했고 담임은 직위 해제 처분을 받았다. 자녀가 도서관 이동 수업을 거부해 교실에 남겨둔 것을 ‘방임’이라고 신고했다고 한다. 앞서 담임이 자녀를 비롯한 학급 내 교우 관계를 파악한 정보를 실수로 학부모 열람용 애플리케이션에 올렸다가 지운 일도 “..
♥[전성철의 글로벌 인사이트] 대통령제의 유효기간은 끝났다 전성철 IGS글로벌스탠다드연구원 회장 입력 2023.08.11. 03:00 나는 한국과 미국에서 각기 꽤 오래 살면서 두 나라 정치를 다 구경해 본 사람이다. 그 소감은 이렇다. 미국 정치가 ‘농구 시합’ 보는 것 같다면 한국 정치는 ‘권투 시합’ 보는 것 같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가 ‘팀플레이’를 기본으로 하는 ‘경쟁 게임’이라면, 한국 정치는 서로 때려눕히는 ‘격투 게임’인 것이다. 그 ‘격투 경기’만 1년 내내 보며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한마디로 참 불쌍한 사람들이다. 선진국 클럽인 OECD 38국가 중, 우리같이 국민이 맨날 살벌한 ‘권투 시합’만 보며 살아야 하는 나라는 우리 말고도 4곳이 더 있다. 칠레, 멕시코, 튀르키예(터키), 콜롬비아다. 칠레의 피노체트 정권은 17년간 시민을 무..
[만물상] 엔비디아 김성민 논설위원·디지털기획팀장 입력 2023.08.10. 20:06 업데이트 2023.08.10. 22:47 미 실리콘밸리에는 옷차림으로 상징되는 세 사람이 있다. 검은 터틀넥의 스티브 잡스, 검은색 가죽 재킷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그리고 회색 티셔츠의 마크 저커버그다. 그중 젠슨 황은 여름에도 공식 석상에선 가죽 재킷을 벗지 않는다. 올 5월 섭씨 30도가 넘는 대만에서 기자가 “덥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그는 “난 항상 쿨해요(I’m always cool)”라고 답했다. 그의 가죽 재킷은 엔비디아의 진취적, 도전적 이미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젠슨 황의 엔비디아가 내년에 차세대 AI 칩인 그레이스 호퍼 200을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또 하나의 혁신이다. ▶엔비디아는 1993년 실리..
[2030 플라자] “벌써 18만원 내고 나면 저까지 죽어요” 남궁인 이대 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입력 2023.08.10. 03:00 코로나 봉쇄가 한창이었다. 사회의 모든 역량이 방역에 쏠려있는 것 같았다. 응급실에서도 의심 환자를 격리하는 복잡한 절차가 생겼다. 그중 전염병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환자가 왔다. 중년 남성이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걷지 못해서 구급차를 타고 온 그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없었다. 그는 일반 구역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의 체구는 좋은 편이었지만 말라 보였다. 피부가 지저분했고 머리칼이 눌려 있었다. 평소 덮던 이불까지 그대로 실려와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지 오래되어 보였다. 그는 양쪽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아픈 지 오래되었다고 했다. 다친 적은 없고 평소 당뇨를 앓았다고 했다.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둘은 끔찍한 조합이었다...
[만물상] 어린이 이용하는 정치 이용수 논설위원 입력 2023.08.09. 20:13 업데이트 2023.08.09. 22:29 러시아가 납치한 우크라이나 어린이와 청소년이 적게는 수만 명, 많게는 수십만 명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러시아 가정에 강제 입양되거나 수련원을 가장한 집단 캠프에서 재교육을 받는다. ‘전쟁 위험에서 보호한다’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친(親)러시아 사상을 주입해 ‘푸틴 전위대’로 키우려는 것이다. 세뇌에 취약한 아이들을 이용하려는 전쟁 범죄다. ▶문화대혁명의 광기(狂氣)를 대표하는 홍위병 역시 소년 소녀들이었다. 이들은 마오쩌둥 한마디에 정부 기관을 점거하고 기관 책임자들 목에 ‘우귀(牛鬼)’ ‘주자파(走資派)’란 목걸이를 채운 채 끌고 다녔다. 사람들 배를 가르고 간장을 붓기도 했다. 나치 독일은 14~18세 청소..
인권 우선에 범죄 대응 약화… ‘큰 벌 안받는다’ 신호 줘 송원형 기자 이세영 기자 입력 2023.08.08. 03:05 범죄자 인권 강화 25년이 남긴 것 지난달 서울 신림역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존댓말을 사용한 것과 관련, 과거 정부가 범죄자 인권을 강화한다며 범죄 대응을 약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면서 ‘극악한 범죄를 저질러도 경찰이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사형이 확정돼도 집행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신호를 범죄자들에게 전달해 왔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97년 12월이다. 다음 해인 1998년 2월 출범한 김대중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사형 집행은 한 건도 없다. 교회에 불을 질러 15명을 죽게 하고 25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된 A씨 등 59명이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상태로 수감돼 ..
♥[한현우의 미세한 풍경] “자신 없으면 한 걸음 더” 한현우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3.08.08. 03:00 시골 화장실에서 만난 표어… 어떤 공공 게시물보다 명료해 나이를 먹으며 자신 없는 일이 하나씩 늘어가고 있어 멀었던 노화의 길이 어느덧 보이지만… 한 걸음 더 다가서야겠다 강원도 홍천 읍내 오일장에 들렀다가 중앙시장 화장실에서 이런 문구를 봤다. ‘자신 없으면 한 걸음 더.’ 근래 본 어떤 공공 게시물보다 직관적이면서 명료한 표어였다. 메시지의 타깃도 인구지리학적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시골 읍내 화장실은 자신 넘치는 세대의 방자한 방사(放射)보다 자신 없는 사람들의 보잘것없는 배출 빈도가 훨씬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충분한 근접 위치에 서 있었지만 과연 자신 있는지 다시 생각해봤다. 나의 곡선은 언젠가부터 뚜렷한 포물선을 그려왔다. 마..
[만물상] 우리가 잘 모르는 미국, 스몰 타운 이하원 논설위원 입력 2023.08.07. 20:36 업데이트 2023.08.08. 01:14 미국에서 가족과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렌터카로 다녀오면서 길을 잘못 들었다. 대낮에 30분이 지나도록 사람은 물론 지나가는 자동차 하나 보지 못했다. 운전대를 잡은 손에서 식은땀이 날 무렵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2층짜리 상점 몇 채가 중심지에 있는 시골 마을이었다. 식당, 카페 앞을 지나는 주민들이 여유롭게 소일하는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 그곳을 벗어나자마자 금세 인적을 보기 어려운 산과 강이 나타났다. ▶동북부·서부·남부·중서부로 나뉘는 미국에서 스몰 타운 분위기가 강한 곳이 중서부(Midwest)다. 대도시를 제외하면 문도 잠그지 않고 산다. 집집마다 총기를 보유하는 것이 보통이다. 노동자들은 ..
4만년 만의 부활 [만물상] 김홍수 기자 입력 2023.08.06. 20:45 업데이트 2023.08.07. 16:54 ‘아기공룡 둘리’는 1억년 전 빙하기에 냉동됐다가 얼음이 녹는 바람에 현대에서 깨어난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선 과학자들이 중생대 때 호박에 갇힌 모기에서 공룡 피를 추출, 공룡 DNA를 복제한다. 현대 과학자들은 두 모델을 합친 방법으로 매머드의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 스타트업은 동토층에서 발굴된 매머드 사체에서 DNA를 추출, 아시아 코끼리 난자에 넣어 수정란을 만드는 방법으로 매머드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1960년대 미국의 한 물리학자가 불치병 치료, 인간 수명 연장의 해법으로 ‘냉동 인간’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시신을 냉동 보존해 두었다가 먼 미래에 깨워 다시 살게..
[만물상] 사람보다 비싼 개·고양이 진료비 강경희 논설위원 입력 2023.08.04. 20:15 업데이트 2023.08.05. 00:47 지난해 경기도의 한 유료 주차장에서 바닥에 엎드려 있던 대형견 골든 리트리버가 진입하던 승용차에 치여 부상을 입었다. 갈비뼈 8대 골절, 기흉에 양쪽 대퇴골이 다 빠지고 금이 간 중상이어서 5차례 수술 받느라 치료비가 4000만원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가해 차량 보험사가 몇 백만 원밖에 보상을 못 해준다고 하자 견주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반려견 치료비 4000만원을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운전자 책임이 크다”는 주장과 “개를 방치한 견주 책임이 크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소형견 몰티즈 3마리를 14년간 키워온 지인은 각각 방광암, 심장판막 비대증 등을 앓던 반려견들 병원비로 그간 지출..
미래에셋 '홍콩 빌딩' 리스크…VVIP 돈 1600억 허공에 날릴 위기 김리영 기자 입력 : 2023.08.04 10:37 [땅집고] 홍콩 카오룽(주룽) 반도에 동쪽 제2중앙상업지구에 2016년 들어선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CFGC). 지상 27층, 연면적 7만4322㎡인 이 빌딩은 홍콩 카오룽반도의 랜드마크 오피스 중 하나로 꼽힌다. 홍콩섬을 마주보 있는 데다 전면에는 빅토리아항구가 한눈에 들어오고, 후면은 산이 둘러싸 조망이 우수하다. 홍콩 정부는 지난 몇 년간 약 34조원을 투입해 GFGC빌딩 일대 690만평을 새로운 비즈니스지구(CBD)로 개발했다. 그 중심에 이 빌딩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지난 이후 이 빌딩은 공실률 증가 직격탄을 맞고 부동산 가치가 폭락 중이다. 4년 전 이 빌딩이 국내 유일 투자자였던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건물이..
[박성희의 커피하우스] ‘선동 정치’에 춤추는 양평 고속도로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한국미래학회 회장 입력 2023.08.04. 03:00 영국의 20세기 수사학자 스티븐 툴민은 고대 삼단논법을 보완한 ‘툴민의 논증 모델’로 유명하다. 대전제-소전제-결론으로 구성된 삼단논법이 다소 거칠다고 생각한 그는 전제와 결론을 이어주는 또 다른 장치인 ‘보증(warrant)’이라는 단계를 주목했는데, 가령 이런 것이다. ‘말기 암 환자는 죽는다’는 대전제와 ‘고로 A는 죽는다’는 결론이 있다고 할 때, 그 논리가 성립하려면 전제를 ‘보증’하는 상식과 믿음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즉 암이 곧 죽을병이라고 믿는 사회에서 통하는 논리라는 뜻이다. 눈부신 의학의 발달로 말기 암이 극복되고 생명 연장이 가능해진 사회에서는 ‘말기 암=죽음’ 논증이 통하지 않는다. 상..
[만물상] 초전도체 연금술 김성민 논설위원·디지털기획팀장 입력 2023.08.03. 21:04 업데이트 2023.08.04. 01:11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은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동시에 연금술사였다. 만물이 물·불·공기·흙 4가지 원소로 구성됐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에 근거해 납의 성질을 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수학 교수로 일하던 케임브리지 대학 지하실에서 하루 17시간씩 30년 넘게 연금술을 탐구했다. 결혼도 안 했다. 과학 발전으로 ‘원자의 성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개념이 확산해 연금술이 폐기되기까지 2500여 년간 뉴턴 같은 사람들이 꿈의 기술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았다. ▶한 번 힘을 주면 추가 에너지 공급 없이 영원히 움직이는 ‘무한동력’도 고대 사람들이 꿈꾸던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