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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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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플라자] 월세 사는 나에게 ‘전세 사기’가 남의 일 같지 않다 강민지 ‘따님이 기가 세요’ 저자 입력 2023.05.18. 03:00 한때 전세로 이사 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다. 나의 월세 연대기는 제법 파란만장하다. 매일 밤 엄지만 한 바퀴벌레가 기다리던 반지하인 듯 반지하 아닌 원룸부터 을지로의 고시원, 송파구의 옥탑방, 마포의 셰어하우스, 한겨울 기름통을 직접 들고 다니며 보일러를 틀었던 경기도 의정부의 단칸방까지. 나는 대학에 가며 자취를 시작했다. 시트콤 ‘논스톱’을 보고 자라며 대학교에는 당연히 기숙사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학교 홈페이지 그 어디에서도 기숙사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럼, 나같이 지방에서 상경한 수많은 학생은 모두 어디로 가서 살게되는지 궁금했다. 대학알리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고작 2..
채용할 때 키·몸무게·남편 연봉은 왜 묻나요 곽래건 기자 입력 2023.05.15. 03:00 업데이트 2023.05.15. 10:32 개인정보 부당 요구 적발 늘어 구직자 A씨는 작년 9월 서울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 들어가려고 홈페이지에서 입사 지원서를 내려받았다. 그런데 지원서에는 키·몸무게·혈액형·종교를 적는 칸이 있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무관한 개인 정보를 적으라는 것이었다. 구직자 B씨도 작년 10월 냉동 창고 관리 직원을 뽑는 데 응모하려 했더니 결혼 여부를 써내야 했다. 2014년 도입된 채용절차법은 구직자의 신체 조건이나 출신, 결혼, 재산, 가족 직업 등을 지원서에 적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어기면 300만~5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개인 정보를 부당하게 요구하는 업체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14일 고용노동부가..
[유현준의 도시 이야기] 고층빌딩, 챗GPT… 인간은 ‘병렬’의 힘으로 똑똑해졌다 유현준 홍익대 교수·건축가 입력 2023.05.12. 03:00 가정용 컴퓨터 PC는 수퍼 컴퓨터와 일대일로 비교하면 연산 능력이 한참 떨어진다. 하지만 PC 수천 대를 케이블로 병렬 연결하면 수퍼 컴퓨터 수준의 연산 능력을 가진다고 한다. ‘토이 스토리’ 같은 애니메이션도 소형 컴퓨터 수백 대를 병렬로 연결해서 만들었다. 인간의 뇌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아이큐는 대단하지 않다. 가장 똑똑하다는 동물은 돌고래와 문어다. 문어의 아이큐는 80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 아이큐가 160이 넘지 않는다면 문어보다 2배 이상 똑똑한 것은 아니다. 그런 인류가 어떻게 동물들은 하지 못하는 인공위성, 유전공학,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었을까? 인간의 뇌는 병렬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케..
♥[이연실의 고수와 장수] “쿠폰 세 장 준다… 살다가 내가 필요한 일 있으면 꼭 연락해” 작사가 김이나편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 입력 2023.05.11. 03:00 ※이연실의 ‘고수와 장수’를 시작합니다. 책 편집자인 ‘이야기장수’ 이연실 대표가 업계 ‘고수’가 된 인물들의 ‘장수’ 비결을 소개합니다. 김이나 작사가에게 첫 책 작업을 제안하러 갈 때, 나는 한껏 들떠 있었다. 대한민국 작사 저작권료 1위를 기록한 스타 작사가. 조용필, 이선희, 이효리, 아이유 등 시대를 넘나드는 인기 뮤지션들의 노랫말을 쓴 K팝의 최전선에 있는 작사가. 나는 그의 작사에 대한 노하우와 생각을 담은 책을 만들어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대차게 팔아볼 작정이었다. “작사가님 책이 나오면 다양한 사람들이 열광할 거예요. 작사가 지망생은 물론이고, K팝 팬덤, 팔리는 글쓰기..
♥인간에게만 없는 유전체 1만개… 인간을 특별하게 만든 비밀이었다 박건형 테크부장 입력 2023.05.09. 03:00 업데이트 2023.05.09. 11:30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전 세계 과학자 150여 명 모여 8년간 포유류 240종 DNA 분석 원숭이는 있고 인간은 없는 뉴런 성장 억제 게놈, 뇌 발달에 차이 인간에게 누락된 유전체 발견… ‘더하기 아닌 빼기’가 비밀의 열쇠 1796년 영국 리치필드의 의사 이래즈머스 다윈이 의학 서적을 썼다. 책에는 ‘동물’과 ‘준거법’이라는 고대 그리스어를 조합한 ‘주노미아(Zoonomia)’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제는 ‘생명의 근원에 대한 법칙’이었다. 사람의 감각, 수면, 질병 분류 같은 의학 지식이 망라된 이 책이 유명해진 것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주장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구가 존재하기 시작한 이래 인류 ..
♥[정진홍의 컬처 엔지니어링] 영자팔법(永字八法)과 대한민국 재창조 정진홍 컬처엔지니어 입력 2023.05.03. 03:00 민심에 귀 열고 성심껏 조심스레 한 획 두 획 그으며 미래로 갑시다! # 42년 전인 1981년 송천(松泉) 정하건(鄭夏建) 선생의 인사동 서실로 붓글씨를 배우러 다닌 적이 있었다. 송천 선생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서예 선생으로도 이름이 높았다는데 당시 대학 초년생이었던 나는 그런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다만 당시 서실에는 젊은이가 드물었고 게다가 남학생은 나뿐이어서인지 송천 선생은 나를 각별하게 대해주시고 당신이 직접 쓰신 체본을 남보다 자주 내려주셔 그걸 보고 반복해서 연습하며 쓰도록 하셨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체본의 첫 단계는 길 ‘영(永)’ 자 한 글자였다. 그 한 글자 안에 서예와 서도의 기본이 되는 여덟 획이 모두 담겨 있었기 때..
♥[김철중의 생로병사] 늙을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3.05.02. 03:00 업데이트 2023.05.02. 08:09 구글 2조 투자한 ‘칼리코’, 인간 수명 500세 프로젝트 추진 노화 세포 제거하자 젊은 암세포 고삐 풀려… 치료 효과 논란 단순 수명 연장보다 건강 장수가 중요… 신체 기능 유지하는 노화를 일본은 지난해 100세를 넘는 인구가 9만명을 돌파했다. 우리나라보다 열 배가량 많다. 52년 연속으로 증가해, 30년간 22배 늘었다. 해마다 4000여 명이 새로 진입, 내년에 백세인 10만명 시대가 될 전망이다. 우리도 평균수명이 올라가면서 일본을 맹추격하고 있다. 장수학계에서는 85세를 넘기는 사람을 초고령자, 100세는 백수자(百寿者), 105세는 초백수자라고 부른다. 110세는 수퍼센터네어리언(supercen..
머리카락 나오는 日 고급 료칸, 손님이 객실 청소하는 美호텔 도쿄=성호철 특파원 뉴욕=정시행 특파원 입력 2023.04.29. 03:49 업데이트 2023.04.29. 06:56 선진국 호텔의 코로나 후유증 “떠나간 직원들이 안돌아와요” 일본 오이타에 있는 1박에 1인당 3만엔(약 30만원)이 넘는 고급 료칸인 H별장. 지난달 2박 3일간 머무른 도쿄의 40대 여성은 “여러번 방문한 료칸인데 풍경과 요리는 여전히 좋았다”라면서도 “첫날 방에 딸린 개인 온천에 들어갔는데 청소가 안 됐는지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을 발견했다.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라고 말했다. 3인 가족이 묵으면 하룻밤에만 100만원 정도 하는 료칸인데, 일손이 부족해 개인실에 딸린 온천의 청소를 제대로 못 한 것이다. 청결함만큼은 그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았던 일본의 호텔·료칸 업계에 ‘깨끗..
♥[한은형의 느낌의 세계] 멋진 신세계? 차라리 ‘1984′더라 한은형 소설가 입력 2023.04.27. 03:00 몇십년 전 사람들이 상상했던 것들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래는 예측했던 시점보다 빨리, 그리고 정교하게 도래하기에 놀랍고도 불쾌하다. ‘불쾌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내가 실현된 미래를 ‘멋진 신세계’라기보다 ‘1984′적이라고 느껴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건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이렇게 똑똑히 자각하게 된 순간이 있다. 2016년 런던에서였다. 막스 앤드 스펜서 슈퍼마켓에서 음료수와 간식을 계산하려는데 계산대가 없었다. 사람들은 지금으로 따지자면 키오스크에서 바코드를 찍어서 직접 물건을 계산하고 있었다. 목소리는 없었고, ‘삑삑’ 하는 기계음만 들렸다. 곧 사람들이 기계로 대체되는 건가 싶었다. 하루아침에 ..
원희룡 “건설노조 무리한 요구 탓, 분양가에 화장실 3칸 공사비 추가” 최훈민 기자 입력 2023.04.25. 03:37 업데이트 2023.04.25. 06:07 원희룡 국토 장관 인터뷰 “전세사기 피해자 최대 지원… 다만 선을 넘기는 건 어려워 LH가 전세사기 주택 사들여, 피해자 쫓겨나는 일 없게 하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4일 인천 부평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열린 대책 회의에서 ‘피해자에 대한 채무 탕감’ 질문을 받고 “피해자를 도와주고 싶지만 안 되는 것은 안 된다.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대답했다. “전세 사기 피해자에게만 (채무 탕감을) 해주면 전체 대한민국 신용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원 장관은 24일 본지 인터뷰에서 발언 배경에 대해 “다른 범죄 피해자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고, 과도한 정부 개입은 시장 질서를 왜곡시킬 수..
♥[자작나무 숲] 모두 쓸모있고 모두 쓸모없다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3.04.25. 03:00 투르게네프 ‘아버지와 아들’이 그려낸 19세기 러시아의 세대 갈등 일렬종대 질주중인 한국 X·Y·Z 세대… 오늘의 쓸모도 내일이면 끝 순환은 자연의 섭리… 변하지 않는 건 자식 향한 부모 사랑뿐인가 요즘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세대 간 갈등이라는데, 19세기 러시아도 비슷한 경우를 겪은 적이 있다.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가 서로 부딪쳐 대립하던 당시를 배경으로 투르게네프는 소설 ‘아버지와 아들’을 썼다. 1840년대 러시아의 아버지 세대는 귀족 계층 중심의 서구식 자유주의자였다. 서구 교육을 받아 헤겔을 읽으며 ‘진보’를 논하던 이들이지만, 1860년대 세대인 아들 눈에 그 진보는 말뿐인 관념이요 낭만에 불과했다. 과학적 실증주의와 ..
퇴근 후 차안에서 비대면 진료...서울시, 의료법 위반 의사 4명 적발 김휘원 기자 입력 2023.04.21. 14:01 업데이트 2023.04.21. 14:10 비대면 진료 앱을 이용해 퇴근 후에도 진료행위를 한 의사 4명이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비대면진료 앱으로 의료기관 밖에서 진료행위를 한 의사 4명을 의료법위반 혐의로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진료를 마치고 발톱 무좀약, 반려견용 동물 의약품, 항생제 100정 등에 대한 처방전을 발급했다. 민사단에 따르면 이 중 일부는 퇴근하는 차량 안에서도 원격 진료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의료법은 비대면 진료를 금지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해 2020년 2월 24일 이후 제한적인 비대면진료가 허용됐지만, 의사의 진료 장소가 의료기관 안이어야 한다. 이를 어길 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
총선까지 1년… 양당 모두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입력 2023.04.21. 03:00 업데이트 2023.04.21. 07:05 총선 1년 남은 시점에서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체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가 유지될까, 원심력이 점점 커지는 양당이 결국 분열할까, 경쟁력 있는 제3당이 출현할까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도 버거운데 ‘돈 봉투’ 폭탄을 맞았다. 자칫 당이 초토화될 수 있는 대형 악재다. 이재명 대표는 유동규, 송영길 전 대표는 이정근이라는 측근에게서 은밀한 정보가 쏟아지는 터라 방어가 쉽지 않다. 국민의힘 처지도 별반 나을 게 없다. 전당대회 치르고 겨우 한 달 지났는데 벌써 비대위 체제와 김재원 수석 최고위원 사퇴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전당대회 규칙을 100% 당원 투표..
“일부러 안받았는데...” 아들 오열케 한 아버지의 마지막 전화 남궁인 이대 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작가 입력 2023.04.20. 03:00 업데이트 2023.04.20. 08:34 유흥가 근처에서 중년의 남성이 쓰러졌다. 술자리가 파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마침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행인에게 발견될 때까지 그는 줄곧 혼자 쓰러져 있었다. 응급실로 실려온 그는 심정지 상태였다. 외상의 흔적도 없었고 심장의 움직임도 없었다. 심폐소생술에도 심전도는 평행선을 그렸다. 돌아오기 어려운 심정지였다. 치명적이지만 여기서는 흔한 일이었다. 심정지가 발생한 모든 사람은 이곳에 모였다. 그리고 심정지 환자 열 명 중 아홉 명은 살아서 이곳을 나갈 수 없었다. 주머니를 뒤져 그의 핸드폰을 찾아 통화 목록을 열었다. 가족에게 소식을 전해야 했다. 마침 아들로 저장된 번호..
[동서남북] 재탕 또 재탕… 스마트폰 중독 대책, 산으로 가나 곽수근 기자 입력 2023.04.18. 03:00 SNS 부모 동의 의무화한 佛 벌금 부모에게 물리는 대만 한국은 실효성 없는 정책만 과감한 정책으로 변화 이끌어야 신체 부위 중에서 최근 10여 년 새 가장 바빠진 곳을 꼽는다면, 엄지손가락이 단연 으뜸일 것이다. 기상 직후부터 취침 직전까지 거의 하루 종일 엄지로 스마트폰 화면을 위아래, 좌우로 밀어대는 시대가 낳은 결과다. 며칠 전 영국에서는 엄지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시각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연구 결과가 더타임스 등 주요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영국인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움직이는 스크롤(scroll) 시간을 추정해 거리로 환산해보니, 일주일 평균 96m로 한 달이면 에펠탑(330m)보다 높은 396m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영국의 연구 결과를 가볍..
[모종린의 로컬리즘] 지방 도시에서도 홍대 같은 문화 거리를 보고 싶다 모종린 연세대 교수·‘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 저자 입력 2023.04.14. 03:00 지역 문화 발전 위한 ‘문화 지구’ 지정 제도 활용 미미 현재 공식 문화 지구는 서울에 3곳, 지방에 3곳뿐 국가산업단지 15곳 새로 지정, 문화산업단지는 없어 문화 콘텐츠 산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효과적 ‘지방의 홍대’ 만들려면 국가산단 수준 투자해야 정부가 지난 3월 제조업 중심의 국가산업단지 15개를 새롭게 지정했다. 아쉽게도 기술과 더불어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부상한 콘텐츠 산업을 위한 ‘문화산업단지’를 지정한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한국 경제가 기술과 콘텐츠 양 축으로 성장하려면, 콘텐츠 분야의 산업단지에 해당하는 문화지구에도 국가산업단지 수준의 투자를 해야 한다.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
주1회 주사로 6개월 15㎏ 쏙...살 빼는 주사, 美 다이어트 시장 흔든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최원국 기자 입력 2023.04.13. 03:00 업데이트 2023.04.13. 07:20 “바늘 여섯 개와 주사용 펜이 들어 있어요. 바늘이 정말 가늘고 반짝이네요. 곧 살이 빠지겠지요?” 최근 소셜미디어 ‘틱톡’에 올라온 한 미국인의 동영상은 첨단 전자 기기처럼 ‘오젬픽’이란 약의 포장을 ‘언박싱(신제품 개봉)’하는 장면을 담았다. 이 약은 원래는 당뇨 치료제이지만 요즘 미국에선 비만 치료용으로 더 많이 쓰인다. 미국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급격하게 체중을 줄여주는 비만 치료 약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셜미디어에서 운동·식단 같은 다이어트 단골 소재가 비만 약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2021년 하반기 미국에서 위고비·오젬픽·트루리시티 등 비만 치료에 큰 효과를 보이는 주사제가 출시되고 ..
♥[조은산의 시선] 아들에게 쓰는 편지 조은산·'시무 7조' 청원 필자 입력 2023.04.11. 03:00 언젠가 너는 내게 시간과 죽음을 말했던 적이 있다. 네가 유치원에 다니던 어느 날, 너는 이렇게 물었다. “아빠. 내 키가 아빠만큼 커지게 되면 아빠는 할아버지가 돼. 그렇지?” 나는 대답했다. “그래. 그리고 너는 아빠처럼 결혼해서 네 자식을 키우고 있겠지.” 그러자 너는 동그랗게 뜬 눈으로 다시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그럼 아빠도 죽어?” 당황했던 나는 ‘아빠는 절대 죽지 않아’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널 지켜보고 있을 거야’라는 뻔한 말은 하지 못한 채 결국 이렇게 답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죽어. 시간이 그렇게 만드는 거야.” 다행히도 이런 나의 무심한 대답에 너는 모든 걸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문득 ..
[전성철의 글로벌 인사이트]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DJ의 후예들 전성철 IGS글로벌스탠다드연구원 회장 입력 2023.04.07. 01:20 가난·전쟁 찌든 대한민국, 50년 만에 선진국 4·19, 5·18 등 ‘정의’에 대한 강력한 집념 때문 한때 ‘정의’ 위한 투쟁의 중심이던 DJ와 민주당 거대 범죄 혐의 받는 대표 옹호하며 정의 이탈 잘못된 ‘정의관’은 필멸, 민주당 새로 태어나야 인간은 건강을 잃으면 쓰러진다. 그렇다면, 조직을 쓰러트리는 것은 무엇인가? 소위 ‘정의’라는 것이 그것이다. 조직을 붕괴시키는 것은 그곳에서 소위 ‘정의’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 가장 웅변적인 예가 바로 공산당이었다. ‘약자를 챙긴다’는 고귀한 이상을 가지고 전 세계를 노도와 같이 풍미하던 그 공산당이 불과 100여 년 만에 세계적으로 처참하게 사실상 궤멸해 버렸다. 왜였을까? 다른 ..
[장강명의 사는 게 뭐길래] 지역 공동체·지식 공동체 둘 다 무너지는 중... 장막 뒤에 인터넷이 있다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3.04.06. 00:00 업데이트 2023.04.06. 05:25 이웃 간 벽 높이는 중산층 붕괴와 양극화가 지역공동체 무너뜨리고 객관적 자세·숙의의 시간 없애는 가짜뉴스와 SNS가 지식공동체 허물어 12일은 제1회 ‘도서관의 날’, 독서 모임이 두 공동체 복원 첫발 될 것 6년 전 독서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온라인 독서 모임을 열었다. 팟캐스트 제작 팀원들과 함께 주제 도서를 읽으며 인터넷 공유 문서에서 감상을 나눴다. 가끔 토론도 벌였다. 처음에는 독서 모임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 팟캐스트 대본을 쓰기 위한 재료를 만들어내려고 시도한 일이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그 모임에 아무 기대가 없었다. 원래 ‘책은 혼자 읽는 것’이라는 생각을 품고 있기도 했다. 그런데 팀원들과 ..
[박현모의 실록 속으로] 성군에서 혼군으로… 인조는 언제 무엇을 놓쳤나? 박현모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장 입력 2023.04.04. 00:10 업데이트 2023.04.04. 05:31 광해군 몰아내고 “盛世 다시 왔다”는 환호 받으며 즉위한 인조 개혁 포기하고, 친족에 사사로운 조처 내리며 4년만에 민심 잃어 대기근에 왕족 재산 축소한 세종처럼 모범 보였다면 어땠을까 ‘하·은·주 삼대(三代)를 만회할 뜻이 있었으나, 숱한 재난으로 뜻대로 정치를 펼치지 못한 임금’. 조선 16대 국왕 인조에 대한 최종 평가이다. 실제로 인조는 즉위 직후 일어난 ‘이괄의 난’을 비롯해 정묘·병자호란 등 가장 많은 내우외환에 시달린 왕이다. “어짊[仁]을 자기 소임으로 삼았다[仁爲己任·인위기임]는 백헌 이경석의 말과 달리, 그는 아들과 며느리를 죽이고 손자까지 유배 보냈다. “백성을 기르는 자리에..
판검사 퇴임 직후는 부르는 게 값?... 전관 타이틀에 속지 말라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 sayno@korea.com 입력 2023.04.04. 07:00 업데이트 2023.04.04. 07:35 [격주 화요일 독점 연재] 세이노의 가르침 살면서 변호사가 필요한 경우는 가능한 한 없는 게 좋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사가 항상 내 뜻대로 돌아가진 않는다. 제아무리 법 없이 살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사람도 이런저런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변호사가 필요할 때가 생긴다. 이 세상에서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무인도에 사는 사람뿐이다. 그런데 실력 있는 좋은 변호사를 만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민사소송에서 변호사비는 소가(訴價)가 얼마냐, 사건이 얼마나 복잡하냐 등에 따라 달라진다. 100만원 이하도 있지만 일반적인 개인 간 다툼은 300만~500만원선이고 성공 사례비가 별도..
“챗GPT에 묻다가 기밀 샌다” 기업마다 정보보안 골머리[NOW] 박순찬 기자 입력 2023.04.03. 03:00 업데이트 2023.04.03. 07:13 삼성 반도체선 “프로그램 오류 해결 좀 해줘” “내부 회의했는데 회의록 정리해줘” 회사기밀 유출과 생산성 향상 사이 AI 활용 딜레마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공지능(AI) 채팅 로봇 ‘챗GPT’ 이용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현재 챗GPT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 삼성전자 DX(완제품, 스마트폰·TV·가전) 부문은 지난달 31일 임직원 대상 ‘챗GPT’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임직원의 챗GPT 사용 경험을 비롯해 사내 허용에 대한 의견, 허용 시 필요한 제한 관련 질문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챗GPT 접속을 허용했던 반도체(DS) 부문은 최근 임직원 보안 지침을 강화했다. 사전에 ..
폰·태블릿 많이 본 10살 추적했더니… 2년 후 ‘이 병’ 위험 높았다 문지연 기자 입력 2023.04.01. 00:07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온라인 사용이 잦은 아이들에게 우울과 불안 같은 ‘기분장애’(mood disorder)가 나타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1일(현지시각) 헬스데이뉴스 등 의학 전문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학 의대 아동 연구센터 연구팀은 청소년의 온라인 중독과 기분장애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이 같은 결과를 ‘행동 중독 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내 대규모로 진행된 ‘청소년 뇌인지 발달’(ABCD,the Adolescent Brain Cognitive Development) 연구 자료 중 청소년 5166명의 뇌 스캔 영상·심리 검사·행동 추적 부분 등을 분석했..
[유현준의 도시 이야기] 멋진 카페 생긴다고 인구가 늘어나고 지방이 살아날까? 유현준 홍익대 교수·건축가 입력 2023.03.31. 03:00 사람들은 왜 지방 도시를 떠날까? 경험의 밀도가 낮아서다. 서울시와 구미시의 면적은 비슷하다. 그런데 서울시 인구는 1000만명, 구미시 인구는 40만명이다. 인구밀도가 25배 차이난다. 서울에는 지하철, 극장, 카페, 병원, 학원, 버스, 택시 등의 서비스가 넘쳐난다. 반면 구미시는 대중교통 서비스는 불편하고 문화시설과 학원도 부족하다. 무엇보다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 사람들은 지방에 일자리가 없어서 지방을 떠난다고 말한다. 지방에 일자리가 왜 없을까? 기업은 직원을 구하기 힘들어서 지방을 떠난다. 사기업이 지방으로 이전을 안 하자 공기업을 옮겼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방혁신도시들은 휑하다. 지방의 인구밀도가 낮아지면 정부에서는 관..
[에릭 존의 窓] 한국의 역동성이 소용돌이치는… 종로구라는 ‘소우주’ 에릭 존 보잉코리아 사장·前 주태국 미국 대사 입력 2023.03.30. 03:00 세계 주요 도시는 어디나 변화를 거듭하며 역동성을 띠게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껏 서울보다 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도시는 본 적이 없는 듯하다. 한국의 다른 도시도 그렇겠지만 서울은 매년, 어쩌면 매달, 점점 더 흥미롭고 매력적인 글로벌 허브로 진화해 가고 있다. 처음 한국에 온 1980년대부터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종로구에 거주하며 시대상의 변천을 직접 목도했다. 그러니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나아가 거대한 변화의 물줄기를 한눈에 보여주는 ‘소우주’와도 같은 곳이다. 한국에 처음 도착해 살게 된 곳은 당시 ‘컴파운드 투(Compound II)’라 불리던 미국대사관 숙소였다. 1984년 2월의 어느 추운 밤, 이곳..
운동대회 나간다고, 이혼했다고… “3개월간 재판 못하겠다” 양은경 기자 입력 2023.03.28. 03:44 업데이트 2023.03.28. 06:34 일 안하려는 배석판사 법원내부도 “기가 막혀” 일선 법원 판사 중에는 재판을 제때 처리하려고 열심히 일하는 이들이 다수다. 평일 밤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판사실도 많고 주말에도 사건 기록을 검토하려고 법원에 나오는 판사들도 많다. 하지만 일을 안 하거나 적게 하려는 판사들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부장판사가 일을 많이 시킨다며 배석판사가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법원 내에서도 “기막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법원에는 ‘벙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벙키는 벙커(bunker·골프장 모래 구덩이)와 루키(rookie·신인)의 합성어다. 일을 맡겨도 제대로 결과를 내놓지 않는 젊은 판..
“고소득층 환급 역전 막는다”...건보, 본인부담상한제 개편 김명지 기자 입력 2023.03.22 15:02 | 수정 2023.03.22 15:16 건보, 본인부담상한제 개편 앞으로 의료보험 급여를 받을 때 소득이 많으면 많을수록,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본인부담금액)가 늘어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2일 본인부담상한제 제도 개편안에 따른 상한액 소득 구간을 변경 적용한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소득이 많을수록 의료비 본인부담금액이 늘어나게 됐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소득 구간을 나눠서, 연간 의료비가 일정 금액(본인 부담금)을 넘어서면, 돌려주는 제도다. 하지만 이 제도는 본래 취지와 다르게 고소득층에게 의료비가 더 많이 환급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소득층의 본인부담금, 즉 의료비 환급 상..
“피멍 든 아들의 허벅지” 남의 마음에 피멍 들게 하지 말라 [세이노의 가르침] [격주 화요일 독점 연재]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 sayno@korea.com 입력 2023.03.21. 07:00 2️⃣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下) 10여 년 전 어느 금요일 저녁의 일이다. 가깝게 지내던 대기업 이사 A로부터 갑작스레 전화가 왔다. A에겐 공부할 만큼 했고 좋은 외국계 회사에 다니며 결혼을 앞두고 있던 아들이 있었다. 그런데 아들 앞으로 어느 경찰서에서 폭행 혐의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출석 요구서(소환장)가 왔다는 것이다. A는 “얼마 전에 아들이 새벽에 귀가한 적이 있다”며 아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직장 동료와 술을 좀 마신 후 택시를 탔다. 찬바람을 쐬어 정신을 차리려고 창문을 열었다. 그런데 나이 많은 택시 기사가 이상하게 행동했고 별것도 아닌 일로 시비..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우주 대항해 시대를 여는 질문 “달은 지금 몇 시죠?” 박건형 기자 입력 2023.03.21. 00:05 업데이트 2023.03.21. 00:08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가 제작한 달 착륙선 ‘하쿠토-R’은 4월 말 달에 도착한다. 미국 스타트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원통형 로봇 ‘노바C’는 6월 달의 남극점에 착륙한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내년 4명의 우주인을 달 궤도에 보낼 계획이고, 2025년에는 1972년 아폴로17호 이후 처음으로 우주인들이 달에 착륙하는 ‘아르테미스 미션’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2030년까지 자국 기술로 우주인을 달에 보내겠다고 했다. 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는 지난해 말 달 궤도에 안착해 올 2월부터 본격적인 관측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2032년 한국산 달 착륙선 발사를 위한 장기 계획도 마련돼 있다. 15~16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