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8083) 썸네일형 리스트형 티슈와 생수가 있는 회의실...실리콘밸리가 직원과 이별하는 법 음재훈 실리콘밸리 벤처투자가 입력 2022.08.18 03:00 [음재훈의 실리콘밸리 인사이더] 테크 기업과 스타트업의 인력 감축 소식을 집계하는 사이트(Layoffs.fyi)의 8월 10일 기준 통계를 보면, 코로나 이후 1068개의 테크 기업이 16만3534명의 직원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두 달 새 무려 3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테크 기업 대표 주자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은 일반직의 신규 채용을 모두 동결했다. 또 무리한 신사업을 접고, 본업 관련 우선순위에 따라 직원들을 재배치했다. 추가로 ‘Do more with less’ 정신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을 한다. 같은 일을 보다 적은 인력으로, 같은 인력으로 보다 많은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실리.. ♥[최영미의 어떤 시] [83] 병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입력 2022.08.15 00:00 태어난 제 나라를 부끄러워하는 것. 지나간 사랑을 한탄하는 것. 부정하기를 너무 좋아하는 것. 자신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술잔 들고 술 깬 후의 슬픔을 미리 생각하는 것. -사토 하루오(1892~1964) (유정 옮김) 어떤 일본 시인들의 시를 읽으면 정서가 비슷해 화들짝 놀랄 때가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시인들과는 다른 마음의 결,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쓸쓸함이 마음 바닥을 건드린다. 패배한 자의 슬픔이라고 할까? 동아시아에서 태어나 전통적인 질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개인의 좌절감. 제 나라를 부끄러워하면서도 떠나지 못하고, 부정하기를 좋아하나 현실을 바꿀 힘은 없고, 지나간 사랑을 한탄하는…그러나 하루오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쟁취.. [유현준의 도시 이야기] 세운상가 자리에 긴 공원 만들면 도심에 활력 생긴다 유현준 교수·건축가 입력 2022.08.12 03:00 성벽 없애고 원형 공원 만든 빈 링슈트라세처럼 소통하고 연결하려면 공간을 채우지 말고 비워야 기찻길 철거하고 선형 공원 만든 경의선 숲길 과거 단절됐던 연남동과 공덕동을 하나로 연결 세운상가 철거하면 종로·퇴계로 연결 시너지 건축가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가 있다. 도시에서 중요한 요소를 연결하려고 할 때 건물을 지어서 연결하는 것이다. 의미 있는 축을 찾고 그 축선을 따라서 벽을 세우고 건물을 짓는 일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건물을 지으면 오히려 연결을 막고 단절을 가져온다. 무언가를 소통하고 연결하려면 비워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파리의 오스만 시장이 실행한 도심 재건축 사업이다. 파리의 중요한 장소인 콩코드 광장과 개선문을 연결하는 것은 넓게 비.. ♥[한은형의 느낌의 세계] 습관의 힘 한은형 소설가 입력 2022.08.11 03:00 다음 중 미국 대통령이 아니었던 사람은? 1. 조지 워싱턴 2. 토머스 제퍼슨 3. 에이브러햄 링컨 4. 앤드루 잭슨 5. 벤저민 프랭클린. 답은 5번, 벤저민 프랭클린이다. 이 문제의 함정은 벤저민 프랭클린이다. 많이 들어보기도 했고 웬만한 미국 대통령보다 유명한 사람이라서 그렇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대통령이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달러에도 얼굴이 새겨져 있다. 대통령도 아니었으면서 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앤드루 잭슨과 함께 말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국 대통령이 아니었으면서도 어떻게 100달러 지폐에 얼굴을 박았나? 이게 나의 관심사는 아니다. 나는 그가 시간 관리를 .. ♥[오세혁의 극적인 순간] 숨을 나누는 시간 오세혁 극작가·연출가 입력 2022.08.09 03:00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증상 계속돼 생전 처음 찾아간 신경정신과 “30분간 하고 싶은 말 해볼래요?” 의사에게 말하다 숨 가빠 ‘헉헉’ 이후 일부러 지인들 만나 얘기 나눴더니 나도 모르게 숨이 쉬어져 한동안 숨이 쉬어지지 않는 증상이 계속되었다. 무엇이 원인인지 알 수 없었다. 마감을 앞둔 대본 때문인지, 최근에 만난 누군가와 겪은 갈등 때문인지, 앞으로 예정된 작업에 대한 불안 때문인지, 떠오르는 이유는 많았지만 정확한 사유를 알 수 없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곧바로 드러누워 밀린 숨을 쉬기에 바빴다. 누워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몸의 이상은 없었기에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일어나야 했다. 생전 처음 신경정신과를 찾.. 죽은 돼지 심장 되살려… 장기이식 새 장 여나 뉴욕=정시행 특파원 이현택 기자 입력 2022.08.05 03:00 美연구팀, 특수용액 주입… 주요장기 살리는데 성공 미국 연구팀이 이미 죽은 돼지 사체의 뇌와 심장, 간, 신장 등 핵심 장기를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장차 인간 장기 이식에 기여할 수 있는 획기적 연구라는 호평과 함께, 삶과 죽음을 나누는 경계를 무너뜨리며 윤리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3일(현지 시각) 예일대 네나드 세스탄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죽은 돼지의 중요 장기들을 되살렸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세스탄 교수는 지난 2019년 죽은 돼지에게서 분리한 뇌의 일부 기능을 되살려 주목받은 신경과학자로, 이번엔 비슷한 원리를 적용해 뇌뿐만 아니라 전신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돼지 여러.. [전성철의 글로벌 인사이트] 대통령들의 ‘죄와 벌’, 그리고 국가의 미래 전성철 변호사, 글로벌 스탠다드 연구원 회장 입력 2022.08.05 03:00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지난 몇 달 동안 트럼프 관련 청문회가 8번이나 열렸다. 작년 1월 폭도들의 의사당 난입 사건 연루 혐의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북한 어민 강제 북송 건 등 문재인 정부의 과오들에 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죄와 벌’은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대통령중심제는 절대 만만한 제도가 아니다. 다시 말해, 이 제도로 선진국 되기가 정말 어렵다. 소위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된 38국 중 순수 대통령제는 단 3국뿐이다. 세계에 90곳이 넘는 대통령중심제 국가가 있는데 단 3곳만이 선진국인 것이다. 어디인가? 미국,.. [2030 플라자] “대통령님 전광판 좀 봐주세요”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입력 2022.08.04 03:00 대선후보 때 “선수는 전광판 보지 않는다”고 한 尹 대통령 취임 후 “지지율 0% 나와도 바로잡을 건 바로잡겠다” 공언 반대해도 할 일은 한다는 소신도 좋지만 민심 무시하면 안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경기장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이다. 대선 열기가 한창 고조되던 지난해 12월,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겪어 20대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자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한 말이다. 대선이 10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나온 그 발언이 쪼들리는 마음을 감추기 위한 허장성세였는지, 아니면 흔들리지 않고 갈 길 가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 [남성욱의 한반도 워치] 김정은 답방에 왜 목맸을까, 실마리는 ‘6·15 공동선언’에서 시작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입력 2022.08.01 03:00 [남성욱의 한반도 워치] 역대 진보 정부, 2000년 6·15 선언 이후 北 최고지도자 답방에 집착 2019년 미·북 정상회담 타결 시 서울광장 대규모 통일 축제도 기획 답방 최종 목표는 종전 선언과 유엔사 해체…남북관계 장애물로 인식 2000년 6·15 공동선언 마지막 문장은 역대 진보 정부의 족쇄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도록 정중히 초청하였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이다. 김대중(DJ) 정부는 김정일 답방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대북 송금 특검으로 동력을 상실했다. 이후 노무현, 문재인 정부도 평양의 최고지도자 답방에 올인(all-.. 수도권 3자 회동 정례화… ‘쓰레기 매립지’ 해법 찾는다 고석태 기자 입력 2022.07.29 04:26 인천에 있는 현 매립지 2026년이면 포화, 대체 매립지 찾아야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광역 단체장 3자 회동을 계기로 해법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현재 수도권 매립지가 있는 인천시가 조직 개편을 통해 매립지 문제를 담당할 부서를 확대하면서 본격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23일 경기 김포 마리나 선착장에서 배석자 없이 ‘맥주 모임’을 하고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 등 공동 현안을 논의했다. 세 사람이 취임 후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이날 모임은 김 지사가 오 시장과 유 시장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열렸다. 김 지사는 회동 뒤 소셜미디어에.. [박성희의 커피하우스] 납치당한 민주주의부터 되찾아야 한다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한국미래학회 회장 입력 2022.07.29 03:00 운동권에 포획당한 대한민국 민주주의 입법 독재로 유사 파시즘 문턱까지 타락 ‘민주화 유공자 예우법’ 밀어붙이는 민주당 민주화운동 가치와 유공자 명예 오히려 훼손 민주주의는 종착역 아니라 끊임없는 과정 다 이뤘으니 정산하라는 주장은 어불성설 아이가 납치당했다. 그런데 납치범에게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아이를 키워야 하니 양육비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내 아이를 빼앗긴 것도 기가 막힐 노릇인데 돈까지 뜯기게 생겼다. 현실에서는 있을 법하지도 않은 이런 일이 우리나라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민주화 유공자 예우법’을 발의하고 동의한 야당 국회의원들 이야기다. 어느 법안이나 그렇듯, 이 법도 겉은 선한 얼굴을 하고 .. [2030 플라자] 모스크바에서 본 ‘다시 갈라지는 세계’ 임명묵 대학원생·'K를 생각한다' 저자 입력 2022.07.28 03:00 지난 7월 16일 러시아에 입국해 다음 달 초까지 머물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5개월 가까이 지난 러시아 현지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훗날 논문과 책을 쓸 자료가 될 것이다. 이번에 3년 만에 모스크바로 들어왔을 때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입국 심사대에서 “3년 전에 우크라이나는 무슨 일로 갔나?”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이곳이 전쟁 중인 국가임을 실감했다. 하지만 그 후 일주일간 모스크바와 카잔을 거닐면서, 이 나라가 전쟁 중인 나라가 맞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직은 주요 도시 중심부만 돌아보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전체적 상황을 다 보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거리에서, 공원에..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지지율 떨어뜨린 말… “이전 정부보단 낫지 않습니까?”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입력 2022.07.22 03:00 이전보단 낫다는 尹 대통령 인식에 실망감 비판 인정 안 하고 반박 앞세운 文 정권 닮나 부정 평가가 55% 웃돌면 중도층 등돌린 것 ‘매우 못함’이 ‘매우 잘함’의 3배로 민심 이반 대통령을 위기로 몰고 가는 참모 바꾸고 지지 기반 넓혀야 위기 벗어날 수 있어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수행 부정 평가가 높게 나오는 원인’을 묻는 취재진에게 내놓은 대답이다. 이런 말도 덧붙였다. “원인은 언론이 잘 알지 않습니까.” 언론 비판을 수긍할 수 없다는 태도가 읽힌다. 지난달 이 지면에서 민주당을 향해 한 말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그대로 돌려줘야 할 것 같다. 정치적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자기.. ♥[김지수의 서정시대] 톰 아저씨에게 배우는 ‘60대 현역으로 살기’ 김지수 조선비즈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2.07.21 03:00 한국 관객들, 환갑 맞은 배우 톰 크루즈에게 “톰 형!” 부르며 열광 36년만에 영화 ‘탑건’ 선보이며 “즐겁게 배운다”고 한 열정에 매료 나이 관계없이 ‘함께 일한다’는 태도가 평생 현역으로 남는 비결 톰 크루즈의 ‘탑건: 매버릭’(이하 탑건)이 올해 개봉한 외국영화 중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 ‘탑건’은 젊음과 관록,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반복되고, 알맞게 갈등하고 적시에 서로를 구원하는 영화였다. 시네마의 고전적인 가치를 복원해낸 주인공 톰 크루즈는 말했었다. “여러분들은 이 영화를 보고 울어도 좋다”고. 그는 스스로를, 영화를, 극장을, 그 존재의 처음과 만나게 하는 방식으로, 이륙의 스릴보다 더 큰 귀환의 기쁨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이영완의 사이언스카페] 120년 전 영화처럼 우주선 박힌 달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2022.07.19 03:00 보름달은 늘 힘껏 뛰어오르면 닿을 것처럼 보인다. 1902년 프랑스의 마술사 조르주 멜리에스가 사람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14분짜리 ‘달 세계 여행’이란 제목의 영화를 개봉한 것이다. 5분 이내 짧은 활동사진이 대부분인 시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대작이었던 셈이다. 영화는 1865년 쥘 베른이 쓴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거대한 대포로 과학자들을 태운 우주선을 달로 발사한다. 오른쪽 눈에 포탄처럼 생긴 우주선이 박힌 채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유명한 달의 얼굴이 이 영화에서 나왔다. 과학자들은 달나라 외계인에게 납치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대포알 우주선을 타고 달의 절벽에서 뛰어내려 지구의 바다로 탈출한다. 지금 상.. [전성철의 글로벌 인사이트] 세계화 시대 이대로 저물게 둘 것인가 전성철 글로벌스탠다드연구원 회장 입력 2022.07.15 03:00 민주주의 공유, 자유롭게 교역한 ‘세계화 시대’ 일자리 늘고 경제발전 이끌며 ‘지구촌의 떡’ 키워 30여년 지속된 세계화, 우크라 전쟁으로 위기 러·중, 민주주의 외면해 ‘가치 공유’ 균열 생겨 러시아가 이겨 세계화 끝나면 한국 가장 큰 피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제난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러나 그 밑바닥에는 훨씬 더 거대한 이슈가 요동치고 있다. 바로 ‘세계화’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우려다. 이 문제는 지난 ‘다보스 포럼’에서 진지하게 논의되었다. 세계화 시대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지난 30여 년간 이 지구촌에 전무후무한 번영을 가져온 시대다. 왜 이 시점에 우리가 이 대단한 시대의 종언을 걱정하는가? 이에 대한 답을 얻기 .. [장강명의 사는 게 뭐길래] 혹시 이게 다 삼국지 탓일까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2.07.14 03:00 마니아라고 할 수준은 못 되지만, 삼국지를 여러 번 읽기는 했다. 어렸을 때는 제갈량에 몰입했다. 운동신경이 부족한 소년이어서 무장들에게 빠져들지는 못했던 것 같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낼 무렵에는 조조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믿었다. 내게도 세상을 불질러버리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었다. 조조의 시 단가행(短歌行)은 지금도 좋아한다. 유비의 매력을 이해하게 된 것은 한참 나중의 일이다. 사람에게 지략이나 야망과는 다른, 도량이라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나이가 들어서야 알았다. 책으로는 습득하기 어려운 앎이었다.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배웠다. 나보다 그릇이 훨씬 큰 인사들을 만나 그 앞에서 어리둥절해 하고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면서 비로소 깨쳤다. 제갈.. [김성윤의 맛 세상] 복날 음식 ‘천렵국’을 아시나요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입력 2022.07.12 03:00 가을 기운이 고개 내밀었다가 ‘앗 뜨거워라’ 놀라 납작 엎드린다는 초복 예부터 복날에 먹는 ‘복달임’ 음식으로 민물고기 끓인 ‘천렵국’ 즐겨 짱뚱어탕·말미잘탕도 여름 보양식… 지역 따라 쉽게 잡히는 재료 사용 오는 16일(토요일)은 연중 가장 덥다는 복날(초복)이다. 엎드릴 복(伏) 자를 쓰는 건, 가을 기운이 여름에 밀려 엎드렸단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를 지나면 해가 짧아지기 시작한다. 땅속에 움츠려 있던 가을 기운이 ‘내 세상이 왔나’ 싶어 고개를 땅 밖으로 내밀었다가 앗 뜨거워라,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에 놀라 바짝 엎드린단다. 가을 기운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그나마 견딜 만할 텐데 납작 엎어졌으니, 푹푹 찔 수밖에 없다. 복달임은 ‘복’에 무.. ‘거래절벽’ 끝에 선 이사·중개업체… 줄줄이 폐업·감원 정순우 기자 입력 2022.07.08 03:00 아파트 거래 반토막… 관련 자영업자 비명 서울 동대문구에서 포장이사업체를 운영하던 A씨는 올해 3월 가게를 정리하고 영업용 트럭도 1대만 남기고 모두 팔아버렸다. 올 들어 서울에서 아파트 거래가 급감한 탓에 코로나 이전보다 일거리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사무실 임차료나 차량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폐업 후 A씨는 알고 지내던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알음알음으로 일거리를 받거나 다른 이삿짐 업체에서 일용직으로 일한다. A씨는 “과거엔 한 달 수입이 1000만원을 넘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300만원도 못 버는 달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경기도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 B씨는 3년간 함께 일했던 중개 보조원을 지난 5월 내보냈다. 올해 매매.. [한은형의 느낌의 세계] 마스크를 벗지 않는 사람들 한은형 소설가 입력 2022.07.07 03:00 왜 그런 느낌 있지 않나? 사람들이 나만 보는 느낌.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나만 보는 것 같았다. 불만 가득하게 보다가 쏘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몰라 답답했다. 그때 방송이 나왔다. “지금 해당 객차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분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해당 승객은 신속히 다음 역에서 하차하시기 바랍니다.” 주변을 둘러보는데 사람들이 나를 험악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어? 마스크가… 없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분’은 나였다. 눈앞이 하얘지면서 기절할 것 같은데, 기절하지는 않았고, 창피하고 또 창피했다. 꿈이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났는데 꿈 같지 않았다. 너무 생생해서, 그리고 너무 아파서. 안 내리려고 하는 나를 승객.. 결혼 고민할 때…남성은 ‘내 능력’, 여성은 ‘배우자 능력’ 우선한다 김명진 기자 입력 2022.07.05 17:07 결혼과 출산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이 남성과 여성이 다소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은 본인의 경제적 여건을 먼저 고려하고, 여성은 배우자의 경제적 측면을 중요하다고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발간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전문지 ‘보건복지포럼’에 이런 연구 결과가 실렸다. 임지영 전문연구원이 작성한 ‘성 역할 가치관과 결혼 및 자녀에 대한 태도’ 연구보고서다. 이 연구는 19∼49세 남녀(남성 7117명, 여성 7032명)를 대상으로 결혼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9개 항목을 제시하고, 각 항목에 대해 ‘매우 중요하다’ ‘중요하다’고 응답한 경우를 합산한 응답 비율로(매우 중요하다’+’중요하다’ 응답률) 각 항목의 중요도.. 美 CNN “한국, 출근 재개하며 ‘갑질’도 돌아와” 이현택 기자 입력 2022.07.05 08:20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에서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소위 ‘갑질’도 돌아오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이 직장갑질 119, 엠브레인 퍼블릭 등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 것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비율은 29.6%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3.5%에 비해 6.1%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한 직장인은 조사에서 상사의 신경질적인 발언에 위협을 느낀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직장인은 동료들 앞에서 상사로부터 모욕을 당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CNN은 갑질이라는 단어가 힘 있는 사람이 종속적인 사람에 대한 힘에서 비롯된 한국의 단어라고 소개하며, 한국의 정재계의 엘리트 가문에서 특히 심하다고 전했다. 방송은 또 문재.. [자작나무 숲] ‘2년 후, 우리 결혼하자’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2.07.05 03:00 중학교 자퇴 후 공장 등 전전한 러 시인 브로드스키의 서정시 후렴구 세상이 아무리 나빠져도 사랑은 굴복하지 않는다는 고집스러운 다짐 소련 체제서 ‘사회의 기생충’ 죄명으로 추방된 후 1987년 노벨문학상 이오시프 브로드스키(Iosif Brodsky·1940~1996). 198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이 시인 이야기를 꼭 한번 하고 싶었다. 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중학교 자퇴 후 공장, 시체 보관소, 선박 보일러실, 지질 탐사 현장을 전전하며 시를 썼다. 대학 문턱에도 못 가봤지만, 혁명 작가 막심 고리키 표현대로라면, 그에겐 길 위의 삶이 곧 ‘대학’이었다. 아니, 길 아래 삶이 곧 대학이었다고 봐야 옳다. 스탈린.. 아파서 일 못하면 정부가 지원... 일용직·자영업자도 ‘상병수당’ 안영 기자 입력 2022.07.03 21:21 정부, 근로자 등 상병수당 6개 지역서 오늘부터 시범시행 하루 4만3960원씩 최대 120일… 하나의 질병엔 8주 이내로 지원 회사에서 유급 병가 쓰는 경우나 생계급여·산재보험과 중복 안돼 서울 종로구에 사는 회사원 A씨는 대상포진이 자꾸 재발, 병원에서 “휴식을 취해라”는 권유를 받았다. ‘무급 병가’를 쓰면 되지만 그러면 수입이 뚝 끊겨 어쩔 수 없이 출근하고 있다. 하지만 통증과 가려움이 심해져 결국 무급 병가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4일부터는 한시름 덜 수 있게 된다. 정부가 대신 소득을 보전해주기 때문. 이른바 ‘상병(傷病)수당’ 제도가 이 지역에서 시범 시행된다. ‘상병수당’은 업무와 무관한 사유로 몸이 아프거나 다쳐서 쉬어야 할 때 일정 소득을 .. 9천만원 집 전세가 1억대… 깡통전세 시한폭탄 다시 불붙는다 신수지 기자 입력 2022.07.02 03:28 경기 평택시의 A도시형생활주택(전용면적 27㎡) 전세 매물이 지난달 8일 1억2000만원에 계약됐다. 불과 닷새 전 매매가(9400만원)보다 2600만원 비싼 가격이었다. 지난 4월 전북 군산시에선 B아파트(전용 74㎡)가 9800만원에 팔렸다. 그런데 5월엔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 보증금 1억2500만원에 전세로 나갔다. 세입자만 구해지면 자기 돈을 한 푼도 안 들이고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전국 주택시장에서 전셋값이 매매 가격을 웃도는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역전세’ 현상은 공시가격 1억원 안팎의 지방 중소 도시 저가 아파트에서 시작돼 최근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소형 주택이나 빌라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올 들어 금리 인상과 대.. 與野 확 바뀐 강원·충남… 도의회 ‘의장단 싸움’ 팽팽 정성원 기자, 김석모 기자 입력 2022.07.01 04:45 부의장·상임위원장 ‘배분 갈등’ 강원도 49석 중 43석인 국민의힘 의장 1명·부의장 2명 모두 내정 민주당 “부의장 1석 달라” 요구 충남도의회도 비슷한 상황 놓여 與 “상임위원장 자리는 나누겠다” 野 “여당 독식… 협치·상생 실종” 1일 새로 출범하는 충남도의회와 강원도의회의 전반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여야(與野) 간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6·1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되는 충남도의회와 강원도의회는 모두 ‘여대야소(與大野小)’ 구도다. 4년 전 두 곳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였던 의석 구조가 이번엔 반대로 국민의힘 우세로 뒤바뀐 상황이다. 6·1 지방선거를 통해 꾸려진 11대 강원도의회는 전체 49석 가운데.. “제 역할했나” 尹心 전달받고 결심... 박성민,이준석 비서실장 사퇴 전말 김승재 기자 입력 2022.07.01 03:41 박성민 당대표 비서실장 李 징계심의前 사퇴, 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비서실장인 친윤계 박성민 의원이 30일 언론에 “일신상의 이유로 비서실장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석 달 전 윤석열 대통령의 권유로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으며 대통령실과 이 대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오는 7일 예정된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 회의를 앞두고 돌연 자리를 던진 것이다. 여권에서는 “박 의원이 대통령실과 이 대표 사이의 중재 역할에 한계를 느끼고 스스로 물러난 것” “이 대표의 거취를 좌우할 윤리위를 앞두고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윤심(尹心)’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 등의 해석이 나왔다. 박 의원은 .. [박성희의 커피하우스] 공(公)-사(私) 혼돈의 시대에 ‘늘공 대통령’이 할 일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한국미래학회 회장 입력 2022.06.24 03:00 前 정부는 ‘남의 돈 제 것처럼 갖다 쓴’ 정부 公을 바로 세우라는 요구가 ‘늘공’ 尹 선출 여사들의 옷값·법카 논란은 정치 공세 아닌 공·사 확실히 구분하라는 시대정신의 요청 새 정부도 ‘공적 마인드’ 갖춰야 순항할 것 지난 정권에 여러 이름이 있지만, 나는 ‘남의 돈을 제 것처럼 갖다 쓴 정부’라고 부르고 싶다. 모든 국민이 낸 세금을 제 편끼리 높고 낮은 자리에 나눠 앉아 가져다 썼으니 하는 말이다. 대통령과 주변 인물들은 국세를, 김어준 같은 인물은 지방세를 가져갔으며, 윤미향은 후원금을 편취했다.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이들은 지금도 세비로 가계를 충당하고 있다. 소박한 아파트에 살던 대통령은 양산에 큰.. [에릭 존의 窓] “파란 눈으로도 세상이 잘 보여요?” 에릭 존 보잉코리아 사장·前 주태국 미국 대사 입력 2022.06.23 03:00 38년 전 첫 한국 근무 때 “파란 눈으로 보면 파랗게 보이나” 질문 받아 처음엔 한국인들 관심 불편했지만 곧 애정에서 비롯된 것 깨달아 BTS 활동 중단을 외신이 톱뉴스로 전하는 나라 됐어도 情은 그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정도가 덜해졌을지 몰라도 한국에서 나는 항상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미군 헤어스타일도 아닌 데다 키는 멀대같이 크고 마른 백인을 1980년대에 부산에서 찾아보기란 어려운 일이었기에, 어디를 가나 행인들 시선은 내게 향했다. 특히 반소매 셔츠를 입고 있거나 조깅할 때면 아이들이 어김없이 달려와 내 팔다리를 가리키며 “헬로 미스터 몽키”라는 노래의 후렴구를 부르곤 했다. 대체 어디서 나온 노래길래 그토록 많은.. 우리가 미래에 대해 아는 건 모른다는 것뿐이다 [한현우의 미세한 풍경] 한현우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2.06.21 03:00 뇌에 임플란트를 심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하는 기술의 임상 시험이 미국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 임플란트는 심장 혈관을 확장하는 기구인 스텐트처럼 가느다란 그물망 모양의 금속이다. 그물망 곳곳에 뇌 신경 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 전극들이 붙어 있어 신경 신호를 가슴팍에 이식된 장치를 통해 컴퓨터로 전송한다고 한다. 이 기술의 궁극적 목표는 중증 신체 장애인이 생각만으로 스마트폰 문자를 보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뇌 임플란트의 선구자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의 꿈은 더 원대하다. 물건들을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사물인터넷을 넘어 인체를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것이 그의 회사 뉴럴링크(Neuralink)의 목표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 이전 1 ··· 49 50 51 52 53 54 55 ··· 27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