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 바람 쌩생, 외투의 계절이다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3.11.28. 03:00 외투의 계절이 왔다. 요즘은 한국이 러시아보다 춥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만난 페테르부르크인도 서울 겨울이 뼛속을 파고들어 더 매섭다 했다. ‘뼛속을 파고드는 추위’. 바람과 습기의 합성물인 이 추위가 서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파리, 런던, 베를린, 페테르부르크에도 있다. 보통은 이방인이 타향의 추위를 그렇게들 느끼고, 그래서 골병든다고들 말한다. 뼛속 깊은 추위란 다름 아닌 뼛속 깊은 외로움, 즉 상대적 소외감의 체감 온도다. 어떻든, 남극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추운 나라는 러시아다. 그러나 길거리가 얼어붙었지, 건물 벽은 두툼하고, 소비에트 정권이 정비해놓은 도시 난방 시스템은 견실하며, 에너지 공급도 문제없어 보인다.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