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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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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시베리아 고기압 영향 가장 큰 1월 초… '대한'보다 '소한'이 추운 이유래요 소한과 대한 장동언 기상청장 입력 2025.01.02. 00:30 업데이트 2025.01.02. 10:33 새해가 되면서 겨울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1년 중 가장 추운 날은 언제일까요? 옛사람들은 오랜 경험과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계절의 변화를 24개의 절기(節氣)로 나눴어요. 이 중 강추위를 상징하는 특별한 절기가 바로 소한(小寒)과 대한(大寒)입니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작은 추위’와 ‘큰 추위’라는 뜻이에요. 글자만 봐서는 대한이 더 추워 보이지만, 실제론 소한이 더 추운 경우가 많답니다. 소한과 대한은 23번째와 24번째 절기로, 겨울철 가장 추운 시기를 나타내는 날이에요. 소한은 매년 1월 5일이나 6일, 대한은 1월 20일이나 21일 무렵입니다. 올해 소한은 5일, 대한은 20일이에요. ‘..
[최준영의 Energy 지정학] 2025년의 에너지 기상 예보… 미·중은 쾌청, 유럽·한국은 흐리고 비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 입력 2025.01.02. 00:02 새해가 밝았다. 매일 뜨는 해 가운데 하루를 골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인류 문명의 특징이다. 문명의 발전은 에너지 활용 능력 향상과 함께했다. 인류는 불의 발견으로 최초의 에너지 혁명을 경험했다. 농업혁명 시대부터 인간과 가축의 근력이라는 생물학적 에너지를 더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세력이 힘을 키웠다. 많은 인구는 에너지의 원천이었고, 대규모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말 그대로 세계의 중심이었다. 18세기 산업혁명의 시작 이후에는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량으로 보유한 영국·러시아·미국이 세계 질서를 주도했다. 인류의 역사는 누가 더 많은 에너지를 보유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를 둘러싼 경쟁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막대한 에너지를..
[만물상] 뱀, 생태계의 수호자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5.01.01. 20:25 업데이트 2025.01.01. 23:44 뱀은 혐오와 숭배, 양극단 이미지를 한 몸에 지닌 특이한 동물이다. 온기 없고 징그러운 외모, 한입에 통째로 먹이를 삼키는 엽기적 사냥 방식, 거기에 맹독까지 있으니 사랑받을 구석을 찾을 수 없다. 구약 창세기에선 이브를 유혹하는 사탄이고 그리스 신화의 괴물 메두사는 머리카락이 뱀이다. ▶어릴 적 시골 외가에 갔다가 뱀의 이미지를 깨는 일이 있었다. 1970년대 초만 해도 시골엔 뱀이 많았다. 외할머니는 뱀을 보고 놀란 손자에게 “내가 어렸을 땐 서까래 아래 앉아 있으면 뱀이 머리 위로 떨어질 만큼 많았다”며 “뱀은 재산을 지켜주는 영물이어서 내쫓으면 가세가 기운다”고 하셨다. 농경 사회에서 뱀은 곡식을 축내는..
온몸이 꼬리인 동시에 몸통… 어떠한 고난도 유연하게 통과하리라 2025 乙巳年, 뱀을 말하다 박서련 소설가 입력 2025.01.01. 00:32 을사년 새해 첫날에 신문을 보는 분들께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이 가장 복될지를 고민하다 한 사람을 떠올렸다.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이었던 이경손(1905~1977). 조선일보에 장편소설을 연재하기도 했던 그는 유독 신문이라는 매체와 가까웠는데, 이유인즉 어떤 주제로 어떤 장르의 글을 청하든 막힘없이 써서 틀림없이 건네주는 편리함과 성실함 덕이었다. 하여 그 자신은 스스로를 ‘촙수이 문사’라 자조하기도 했다. 촙수이란 요즘으로 치면 중화요리점의 잡탕밥과 흡사한 메뉴. 빠르고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믿음직한 요리지만,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그것을 꼽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점이 자기와 닮았다고 생각했으리라. 한국의 1세..
[만물상] 세계가 즐기게 된 한국 공기놀이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12.31. 20:23 업데이트 2024.12.31. 23:31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3년 전 첫선을 보였을 때 전 세계가 빠져들었다. 스토리의 참신함과 흡입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세계인은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의 다양한 놀이에 낯설어하면서도 매료됐다. 유럽 청년들이 광장에 모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며 놀았다. 문양을 따라 설탕 과자를 잘라 먹는 ‘달고나’ 놀이는 단연 인기였다. 소셜미디어엔 달고나 만드는 법 동영상이 넘쳐났다.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지난 주 공개되자마자 90여 나라 1위에 올랐다. ‘한국 게임 하기’ 열기도 다시 불붙고 있다. 이번엔 ‘공기’ 놀이가 최고 인기다. 배우 강하늘이 현란한 손놀림으로 공깃돌 5개를 허공에 던져 낚아채는..
♥심호흡 길게 하고 천천히 씹어 먹고… 미주신경 활성화로 평온 찾자 [김철중의 생로병사]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4.12.31. 00:12 업데이트 2024.12.31. 08:00 경쟁·불안에 시달리는 현대인, 호흡 거칠게 하는 교감신경에 의존 뇌에서 나와 대장까지 닿는 미주신경에 친화적이어야 마음 편안해 긴 호흡·숙면·발효식품 섭취로 미주신경 활성화하면 혈압 낮춘다 뇌에서 신경이 뇌 밖으로 나오는 뇌 신경은 12개가 있다. 안면·후각·시각신경 등이다. 뇌 신경은 주로 얼굴에 머물지만, 뇌에서 나와 목과 가슴을 거쳐 대장 끝까지 닿는 신경이 있다. 미주신경(迷走神經)이다. 심장, 폐, 스트레스 호르몬을 생산하는 부신, 소화관 등의 운동을 조절하는 부교감신경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심박수를 낮추고, 혈압을 떨어뜨리고, 장의 연동을 부드럽게 한다. 대뇌와 소화기는 신..
[만물상] 버드 스트라이크 김민철 기자 입력 2024.12.30. 20:55 업데이트 2024.12.31. 00:17 한전 직원들은 봄마다 전신주 위 까치집을 제거하느라 곤욕을 치른다. 까치는 나뭇가지, 철사, 쇠붙이 등으로 둥지를 짓는데 비가 오면 이들 물질이 전선과 접촉하면서 정전 사고가 발생한다. 정전 사고의 5%가 까치집 때문에 생긴다. 한 팀이 하루 100개 이상 까치집을 제거해도 까치가 같은 곳에 둥지를 또 짓기 때문에 매년 같은 작업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까치가 싫어하는 뱀 소리를 내보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보았지만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풍력 발전기도 새와 박쥐가 충돌하는 사고로 골치다. ▶까치집 정도는 피해가 경미하지만 새 떼가 항공기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는 심각한 결과를 초..
[만물상] 초록색 눈동자의 '허시' 김광일 기자 입력 2024.12.29. 20:22 업데이트 2024.12.29. 23:28 올리비아 허시는 열일곱 나이에 이미 세계적 유명 배우였다. 스물한 살에 첫 결혼을 했는데, 한 TV 방송에서 진행자가 물었다. “당신 같은 완벽한 여성을 얻은 남자의 비결이 뭡니까?” 허시는 갑자기 손바닥으로 진행자의 눈을 가린 뒤 자신의 눈동자가 무슨 색인지 물었다. 진행자가 대답을 못 했다. 허시가 말했다. “제 눈은 초록색이에요. 모든 남자가 제 가슴만을 볼 때 그 사람이 유일하게 ‘초록색’ 대답을 했답니다.” ▶확인도 안 된 일화였지만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돈, 명성, 육체적 매력 따위보다 상대를 향한 깊은 배려와 관심으로 짝을 찾아야 한다는 울림이 컸다. 사실 이 대답엔 연유가 있었다. 영화 ‘로미오와 줄..
[만물상] 파나마 운하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12.27. 20:28 업데이트 2024.12.28. 00:12 인류 최초의 운하는 기원전 5~6세기 이집트를 정복한 페르시아 왕 다리우스 1세가 완성한 고대 수에즈 운하였다. 나일강과 홍해를 연결해 나일강 하류 곡창지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홍해 너머 메마른 아랍 땅으로 실어 날랐다. 중국도 7세기 수나라 때, 강남 곡창지대와 수도 장안을 연결하는 대운하를 건설했다.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지금의 수에즈 운하는 프랑스인 페르디낭 드 레셉스가 1869년 완공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도 그가 착공했다. 그러나 고작 길이 80㎞ 지협을 끝내 뚫지 못하고 미국에 넘겼다. 마침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빼앗은 필리핀 해군기지에 함대를 신속하게 보내야 했던 미국이 반..
[박원순의 도시의 정원사] 꽃 피기 직전, 수선화가 신호를 보낸다 박원순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국립세종수목원 전시원실장 입력 2024.12.26. 23:58 미래의 정원은 어떤 모습일까? 자원이 부족해지고 인구가 지나치게 증가한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으로 이주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패신저스(Passengers)’에 등장하는 우주선 정원은 미래의 정원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지구의 귀중한 생물 자원 유전체를 모아 놓은 캡슐들과 함께 에덴동산을 연상시키는 정원의 중심에는 아름드리 대왕참나무가 상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 다른 예로, 과학자들과 대중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공상 과학(SF) 영화 ‘마션(The Martian)’은 화성에 고립된 주인공이 연구 기지를 감자 재배 온실로 개조해 생존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는 식량으로 가져온 감자에서 ..
[만물상] 전쟁터에서 온 편지 김민철 기자 입력 2024.12.26. 20:31 업데이트 2024.12.27. 14:19 “사랑하는 루, 드디어 우리는 짐을 꾸리고 있는 중이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빌고 있소. 내일부터 며칠 동안 일어날 소식은 신문을 통해 알 것이오.” 독일군 사단장 롬멜이 1940년 5월 전장에서 아내에게 보낸 편지다. 롬멜이 아내에게 예고한 것은 프랑스 마지노선 돌파였고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롬멜전사록’에 나오는 내용이다. ▶전쟁터에서도 많은 글이 쓰였겠지만 그중에서도 편지는 가장 내밀한 감정이 담겨 있다. 어머니·아내 등 가까운 가족이나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일수록 애틋할 수밖에 없다. 나폴레옹은 전투가 끝나면 아내 조세핀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서둘러 텐트로 들어갔다. 그는 생전 5..
200번째 생명 살린 '사랑의 인공 심장' 삼성서울병원, 국내 처음으로 200회 수술 성공 오경묵 기자 입력 2024.12.26. 00:50 삼성서울병원은 ‘인공 심장’이라 불리는 좌심실 보조 장치(LVAD·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수술 200례를 국내 최초로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좌심실 보조 장치는 양수기 원리로 좌심실의 피를 빨아들여 대동맥으로 보내 혈액이 잘 순환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심장 내부에 일종의 펌프를 설치하고, 외부와 연결된 전선을 통해 조종 장치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200번째 좌심실 보조 장치 수술을 받은 환자는 30대 남성 A씨다. 출생 직후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받았으나, 수년 전 심부전(심장 기능 저하)이 발병했다. 올해 초 중증 심부전으로 악화했고, 지난달 중순 심..
[임명묵의 90년대생 시선] 형형색색 응원봉… 정치도 K팝도 핵심은 '팬덤'이다 임명묵 대학원생·'K를 생각한다' 저자 입력 2024.12.26. 00:27 탄핵 집회 뒤덮은 K팝 문화, 2030 여성들 대거 합류한 때문 내 아티스트 위한 '여론몰이' 익숙한 팬덤… 버튼 눌려 거리로 응원봉은 곧 정체성… 이제 혼란 대신 '바른 정치'에 에너지를 올해 12월은 그야말로 ‘응원봉의 달’이었다. 비상계엄 선언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여의도 집회에서 형형색색의 응원봉이 빛났다. 대부분 참가자 중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여성들이 들고 온 것이었다. 현장에는 비장한 ‘민중가요’보다 다양한 시기에 발매된 K팝 곡들이 훨씬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러자 K팝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다음에는 급하게 아무 응원봉이나 장만해서 참여해야겠다는 말을 할 ..
리더십 공백에… 출범도 못한 채 멈춘 바이오·양자委 첨단 산업 분야도 큰 타격 김효인 기자(조선일보) 박지민 기자(조선일보) 입력 2024.12.24. 00:35 23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기자 간담회. 유 장관은 “양자 기술이 현실화되면 파급력이 굉장히 크다”며 “우리는 양자 전문 인력이 경쟁국에 비해 적은 편이고, 양자 관련 생태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인재 유치와 육성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양자 기술 상용화를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것이다. 장관이 직접 ‘양자 기술 경쟁’에 경고음을 울렸지만, 정작 정부의 관련 정책은 사실상 멈춰 있다. 양자 과학 기술 정책의 최고 심의 기구인 양자전략위원회는 출범조차 못 하고 있다. 양자뿐 아니라 바이오, AI(인공지능) 등 국가 미래를..
[장강명의 근미래의 풍경] 딥페이크는 이미 오염됐어… 다른 단어 없나?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4.12.23. 23:59 업데이트 2024.12.24. 00:43 네카팡, 어감 나빠진 딥페이크 버리고 '리캐스팅 광고' 선점 연예인 대신 가족·친구 얼굴 심어 고리대출·게임 CF 등 제작 볼 때마다 몇 푼씩 수익분배도… 친구가 불법대출 권하는 세상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과학기술과 사회 연구) SF’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써온 장강명 작가가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보게 될지도 모를 기묘한 풍경을 픽션으로 전달합니다. 7회 #맞춤형 CF 모델 한때 ‘CF 퀸’이라는 말이 있었다. 상품 판매 효과가 뛰어나 광고주가 선호하기 때문에 여러 CF에 등장하는 여성 모델을 가리켰다...
[만물상] 로봇도 보행자? 강경희 기자 입력 2024.12.23. 19:57 업데이트 2024.12.24. 00:15 최근 인천에서 배달용 로봇 ‘뉴비’가 무단 횡단을 하다가 차량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험 처리 과정에서 “이 로봇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보행자’이기 때문에 운전자 과실도 있다”는 얘기에 운전자가 황당해하면서 인터넷에 사연을 올렸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보행자가 무단 횡단을 했더라도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도 책임을 물린다. ‘뉴비’도 보행자 자격을 취득했으니 인간과 같은 법 조항과 보험을 적용받는다는 것이다. ▶로봇이 사람 비슷한 대우를 받는 건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얘기였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원통형 로봇 R2D2는 성실하고 의리 있으면서 재치 넘치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아 시리즈 ..
[르포 대한민국] 10년 동안 20점 추가 하락… 한국 성인 문해력은 OECD 평균에 미달한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 입력 2024.12.23. 00:03 학생 문해력은 81국 중 아일랜드·일본 이어 3위로 최상위권 유지 OECD 평균보다 11점 낮고 갈수록 하락세인 성인 문해력이 진짜 문제 말보다 글의 가치가 낮게 평가된 탓…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협한다 얼마 전 학부모의 문해력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 제공’이라는 글을 보고 중국 요리를 제공한다고 이해하거나, ‘우천시에 OO로 장소를 변경한다’고 하면 ‘우천시’라는 지역에 있는 OO로 장소를 변경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젊은 세대가 동영상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결과로 받아들이거나, 한자 교육을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학부모 입장에서 보자면 모두 틀린 분석이다. 학교에서 ..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50] 거울 속의 거울 문태준 시인 입력 2024.12.22. 23:54 업데이트 2024.12.23. 09:28 거울 속의 거울걸음마 시작한 손자 안고 거울을 본다 손자도 거울 속을 들여다본다 잠시 얼굴 돌려 골똘히 나를 올려다본다 거울과 현실 그 사이에, 내가 있다 거울을 넘어온 손자의 눈동자에 내가 가득 찬다 거울 속 얼굴 돌려 나를 올려다보는 손자를 나도 본다 내가 한결 더 맑아졌다 그 눈길로 이 세상을 바라본다 -김완하(1958~) ‘눈부처’라는 말은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나는 사람의 형상을 일컫는다.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 대하고 바라볼 때 나는 그이의 눈동자에 비친다. 호수의 수면에 하늘이 그대로 고스란히 비치듯이. 발을 떼면서 걸음을 익히는 아기를 안고 시인은 거울 앞에 선다. 거울 속에 있는 아기가 시인을 바라볼 ..
[만물상] 사랑의열매 김민철 기자 입력 2024.12.22. 20:22 업데이트 2024.12.22. 23:24 식물의 공기 정화 기능에 대해 처음으로 본격 실험을 진행한 건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였다. 우주선에서 장기간 지내야 하는 우주인들이 건강을 잃지 않으려면 공기 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나사는 10년 연구 끝에 1989년 아레카야자, 관음죽, 스킨답서스 등 50종의 실내 식물의 공기 정화 능력이 탁월하다고 발표했다.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여전히 실내 식물을 고르는 기준으로 이 연구 결과가 쓰인다. ▶제주도 곶자왈 부근에선 빌레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18년 이 빌레나무가 실내 미세 먼지를 20%가량 줄인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미세 먼지가 극성을 부릴 ..
기대했던 자동차도 꺾여… '트럼프 쇼크' 오면 버틸 기업 없다 한국 경제, 트럼프 2기에 무방비 석남준 기자 조재현 기자 서유근 기자 입력 2024.12.21. 00:55 업데이트 2024.12.21. 06:31 현재 국내 산업계는 대기업, 중견, 중소기업을 가릴 것 없이 위기감이 크다. 수출 중심의 대기업은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급격한 정책 변화 가능성이 가장 큰 걱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히는 등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이미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서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인데 트럼프의 ‘폭탄 정책’까지 더해질까 봐 긴장하고 있다. 내수 침체도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 관련 각종 경..
'암구호' 대고 공짜 밥 먹는 중국 청년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입력 2024.12.20. 15:08 업데이트 2024.12.21. 00:17 ‘후추 소고기 볶음, 겨자 절임 채소와 생선’. 평범한 메뉴 같지만 중국 청두의 한 식당에서는 ‘공짜 식사’를 할 수 있는 암호로 통한다. 손님이 점원에게 이 메뉴 중 하나를 말하기만 하면 국수나 만두를 무료로 먹을 수 있다.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사정이 어려운 청년들을 돕기 위해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중국 식당들이 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19일 보도했다. 다중뎬핑 등 음식점 리뷰 앱이나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에서는 ‘공짜 식당’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식당의 선행을 칭찬하는 리뷰와 함께 암호나 무료 식사 제공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기 때문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가난뱅이 ..
[만물상] '2분 만에 잠들기'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12.19. 20:15 업데이트 2024.12.20. 00:27 히틀러는 새벽 4~5시까지 잠을 못 자는 불면증 환자였다. 수면 무호흡 증세까지 있어 침실에 산소탱크를 두고 자주 산소를 들이마셨다. 손톱을 물어뜯고 피가 날 정도로 목을 긁어대는 등 신경쇠약 증세에 시달렸다. 히틀러가 전략적 후퇴를 주장하는 군 지휘관을 패배주의자로 몰아 처단하며 자멸을 재촉했던 건 불면증으로 인한 인지장애 탓이라는 분석이 있다. 히틀러의 맞수 윈스턴 처칠도 불면증 환자였지만 나름의 해법을 찾았다. 밤엔 3시간밖에 못 잤지만, 샴페인을 잔뜩 마시고 2시간 낮잠을 자는 것으로 수면 부족 문제를 풀었다. ▶사람들은 불면의 고통을 덜 수 있다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아편에..
[박찬용의 물건만담] 장지갑을 찾아서 장지갑 박찬용 아레나 옴므 플러스 피처 디렉터 입력 2024.12.18. 23:58 “난 그런 걸 몰라요. 배움이 모자라서….” 화창한 수요일 오전 초면의 노인에게 이런 말을 듣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상황은 이랬다. 용달차로 물건 받을 일이 생겼다. 여전히 이럴 때 현금을 쓰되 요즘은 앱으로 이체를 한다. 나도 평소에 그랬다. 물건을 받고 계좌를 여쭙자 할아버지 기사님이 쩔쩔매며 계좌를 모른다고 했다. 내가 무안했다. 현금 몇 장 있으면 됐을 텐데. 나는 그날부터 지갑을 찾기 시작했다. “저희는 지금 지폐를 넣는 지갑이 없습니다.” 편집 매장 ‘바버샵’ 대표 황재환의 말을 듣고 현실을 실감했다. 21세기 서울의 쇼핑 환경에서 지폐를 담는 지갑의 종적 다양성은 점차 줄고 있다. 황재환의 매장은 남성 잠옷까..
[만물상] 법사(法師)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12.18. 20:44 업데이트 2024.12.19. 00:03 석가모니 부처의 생전 제자 중에 유마힐이라는 부유한 상인이 있었다. 유마힐은 부처를 따라 탈속하지 않았지만 재가(在家) 제자로 지내며 승려를 후원하고 부처의 가르침을 전했다. 어느 날 문수보살이 그에게 “어떻게 하면 불도에 통달할 수 있는가” 물었다. 유마힐은 “도가 아닌 길을 가더라도 그것에 구애되거나 빠져들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들이 기피하는 유곽과 노름방까지 찾아갔다. 유혹을 경계하며 밑바닥 사람들을 돕고 부처의 자비를 설법했다. 불가에서는 유마힐을 오늘날 법사(法師)의 원형으로 본다. ▶법사는 승려와 신도를 모두 아우르는 용어로 오래 쓰였다. 아무나 얻을 수 있는 호칭이 아니었다. 절 내에..
♥노점·청소로 모은 7억, 베개 밑 통장까지 건네고 떠난 할머니 [2024 아너 소사이어티] [1] '유산 기부' 故 홍계향 할머니 조백건 기자 입력 2024.12.17. 00:55 업데이트 2024.12.17. 05:55 “홍 할머니, 인증패 보이세요?” 홍계향(90) 할머니의 아너 소사이어티(1억 이상 기부자 모임) 가입식 장소는 이 상을 만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건물이 아닌 납골당이었다. 모금회 직원 두 명이 지난 12일 경기 성남시 하늘누리 제2추모관을 찾아 홍 할머니의 흰 유골함 앞에 인증패를 펼쳐 보이는 것이 가입식의 전부였다. 인증패를 유골함 옆에 놓으려 해봤지만, 너비가 한 뼘 남짓한 좁은 보관함에 들어가지 않았다. 모금회 이수진 과장의 훌쩍이는 소리가 빈 납골당 안에 울렸다. 홍 할머니는 지난 5월 2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2014년 성남시 중원..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수소폭탄 1조 개의 대폭발, 태양에선 언제 일어날까 박건형 기자 입력 2024.12.17. 00:00 업데이트 2024.12.17. 00:16 1859년 최초의 태양 플레어 기록, 멕시코에서 오로라 관측 통신·전력망·항공 마비… 지금 발생하면 미국서만 3700조 피해 미 연구진 "초대형 태양 플레어, 1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도" 1859년 9월 1일 영국 천문학자 리처드 캐링턴은 태양에서 나오는 5분간의 흰색 빛 폭발을 관측했다. 곧이어 세계 곳곳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극지가 아닌 중위도 멕시코에서 오로라가 관측됐고, 로키산맥의 광부들은 오로라의 빛을 일출로 착각해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유럽과 북미 전역의 전신 시스템이 고장 났고, 전신 철탑에서는 불꽃이 튀었다. 캐링턴이 목격한 것은 태양 표면에서 엄청난 양의 빛과 에너지가 일시적으로 터져 나..
[만물상] 돈 벌러 한국 오는 日 청년들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12.16. 20:33 업데이트 2024.12.17. 00:14 아일랜드는 700년 이상 영국의 식민지였다. 아일랜드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영국으로 갔다. 아일랜드 대표 소설가, 조너선 스위프트, 오스카 와일드, 버나드 쇼는 영국에서 사회 경력을 쌓았다. 1840년대 아일랜드 대기근 때는 아일랜드인 수백만 명이 영국으로 갔다. 산업혁명으로 일손이 부족했던 영국은 아일랜드인을 부려먹으면서 ‘하얀 검둥이’(white negro)라고 멸시했다. ▶1949년 독립국이 된 아일랜드가 50년 만에 국민소득에서 영국을 제쳤다.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 영국 넬슨 제독 기념탑을 치우고, 그 자리에 높이 120m짜리 기념탑(The Spire of Dublin)을 세웠다. 구글, 애플, 페이스..
거래 적은 고가 아파트, 시가로 상속세 매긴다 꼬마빌딩처럼 감정평가 거쳐 과세 권순완 기자 입력 2024.12.04. 02:09 거래량이 적어 정확한 시가를 파악하기 어려운 고가 아파트와 주택에 대해 국세청이 내년부터 감정평가를 거쳐 실제 가치에 맞는 상속·증여세를 매기기로 했다. 지금은 실거래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주택의 경우 상속·증여세를 기준시가(공시가격)로 과세하는데, 기준시가가 시세보다 낮아 세금을 적게 내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내년 1월부터 상속·증여 대상 부동산을 시가에 맞게 평가하기 위해 ‘부동산 감정평가’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 2020년부터 이른바 ‘꼬마 빌딩’으로 불리는 중소형 상가 건물에 대해서만 감정평가를 진행해 왔는데, 내년부터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도 포함시키기..
처져 있는 치매환자에겐 '라떼는 말이야' 요법이 즉효다 [김철중의 아웃룩]김철중 기자 입력 2024.12.03. 23:57 업데이트 2024.12.04. 07:22 "부장님~" 소싯적 직함 불러주면 좋은 기억 떠올라 뇌기능 활성화 추억은 '회춘 호르몬' 분비 늘려… 일본엔 회상 돕는 전문가도 있어 14가지 치매 발병 요인 중 최악은 난청과 콜레스테롤… 예방이 중요 “부장님~” “교감 선생님~” “공장장님~” “감독님~”. 치매 환자나 인지 기능이 떨어진 어르신이 많이 입원해 있는 지방의 한 재활요양병원에서는 환자들을 부를 때 이름 대신에 소싯적 직함으로 부른다. 그러면 평소에 처져 있던 환자들이 예전 한창 일할 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활발히 움직인다는 것이다. 직함을 불러주면 과거 자신의 직함에 따른 책임감도 떠올라, 그날 수행할 인지 행동 치료도 잘 따른다고..
[만물상] '골판지'의 진화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12.03. 20:32 업데이트 2024.12.04. 00:51 ‘파도 모양의 구조역학적 완충작용을 하는 골심지에 두꺼운 종이를 접합해 만든 포장재’. ‘골판지’에 대한 공업 표준 용어집의 설명이다. 골판지는 1856년 영국에서 모자의 부속품 용도로 발명됐다. 모자 안쪽에 감아 통풍을 하면서 땀도 흡수하는 용도였다. 18년 뒤 미국의 한 발명가가 유리병 보호용으로 골심지 한쪽 면에 종이를 붙인 포장재를 만들었다. 현대 골판지의 탄생이었다. ▶우리나라에선 1963년까지 골판지가 ‘단보루’로 불렸다. 일제강점기에 골판지를 한국에 들여온 일본인들이 두꺼운 종이를 뜻하는 cardboard를 ‘보루’라고 쓰면서, 여러 층이 있는 골판지를 ‘단(段)보루’ 종이라고 부른 영향이다.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