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철원 (1701) 썸네일형 리스트형 [장강명의 근미래의 풍경] 딥페이크는 이미 오염됐어… 다른 단어 없나?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4.12.23. 23:59 업데이트 2024.12.24. 00:43 네카팡, 어감 나빠진 딥페이크 버리고 '리캐스팅 광고' 선점 연예인 대신 가족·친구 얼굴 심어 고리대출·게임 CF 등 제작 볼 때마다 몇 푼씩 수익분배도… 친구가 불법대출 권하는 세상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과학기술과 사회 연구) SF’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써온 장강명 작가가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보게 될지도 모를 기묘한 풍경을 픽션으로 전달합니다. 7회 #맞춤형 CF 모델 한때 ‘CF 퀸’이라는 말이 있었다. 상품 판매 효과가 뛰어나 광고주가 선호하기 때문에 여러 CF에 등장하는 여성 모델을 가리켰다... [만물상] 로봇도 보행자? 강경희 기자 입력 2024.12.23. 19:57 업데이트 2024.12.24. 00:15 최근 인천에서 배달용 로봇 ‘뉴비’가 무단 횡단을 하다가 차량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험 처리 과정에서 “이 로봇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보행자’이기 때문에 운전자 과실도 있다”는 얘기에 운전자가 황당해하면서 인터넷에 사연을 올렸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보행자가 무단 횡단을 했더라도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도 책임을 물린다. ‘뉴비’도 보행자 자격을 취득했으니 인간과 같은 법 조항과 보험을 적용받는다는 것이다. ▶로봇이 사람 비슷한 대우를 받는 건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얘기였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원통형 로봇 R2D2는 성실하고 의리 있으면서 재치 넘치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아 시리즈 .. [르포 대한민국] 10년 동안 20점 추가 하락… 한국 성인 문해력은 OECD 평균에 미달한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 입력 2024.12.23. 00:03 학생 문해력은 81국 중 아일랜드·일본 이어 3위로 최상위권 유지 OECD 평균보다 11점 낮고 갈수록 하락세인 성인 문해력이 진짜 문제 말보다 글의 가치가 낮게 평가된 탓…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협한다 얼마 전 학부모의 문해력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 제공’이라는 글을 보고 중국 요리를 제공한다고 이해하거나, ‘우천시에 OO로 장소를 변경한다’고 하면 ‘우천시’라는 지역에 있는 OO로 장소를 변경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젊은 세대가 동영상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결과로 받아들이거나, 한자 교육을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학부모 입장에서 보자면 모두 틀린 분석이다. 학교에서 ..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50] 거울 속의 거울 문태준 시인 입력 2024.12.22. 23:54 업데이트 2024.12.23. 09:28 거울 속의 거울걸음마 시작한 손자 안고 거울을 본다 손자도 거울 속을 들여다본다 잠시 얼굴 돌려 골똘히 나를 올려다본다 거울과 현실 그 사이에, 내가 있다 거울을 넘어온 손자의 눈동자에 내가 가득 찬다 거울 속 얼굴 돌려 나를 올려다보는 손자를 나도 본다 내가 한결 더 맑아졌다 그 눈길로 이 세상을 바라본다 -김완하(1958~) ‘눈부처’라는 말은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나는 사람의 형상을 일컫는다.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 대하고 바라볼 때 나는 그이의 눈동자에 비친다. 호수의 수면에 하늘이 그대로 고스란히 비치듯이. 발을 떼면서 걸음을 익히는 아기를 안고 시인은 거울 앞에 선다. 거울 속에 있는 아기가 시인을 바라볼 .. [만물상] 사랑의열매 김민철 기자 입력 2024.12.22. 20:22 업데이트 2024.12.22. 23:24 식물의 공기 정화 기능에 대해 처음으로 본격 실험을 진행한 건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였다. 우주선에서 장기간 지내야 하는 우주인들이 건강을 잃지 않으려면 공기 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나사는 10년 연구 끝에 1989년 아레카야자, 관음죽, 스킨답서스 등 50종의 실내 식물의 공기 정화 능력이 탁월하다고 발표했다.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여전히 실내 식물을 고르는 기준으로 이 연구 결과가 쓰인다. ▶제주도 곶자왈 부근에선 빌레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18년 이 빌레나무가 실내 미세 먼지를 20%가량 줄인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미세 먼지가 극성을 부릴 .. 기대했던 자동차도 꺾여… '트럼프 쇼크' 오면 버틸 기업 없다 한국 경제, 트럼프 2기에 무방비 석남준 기자 조재현 기자 서유근 기자 입력 2024.12.21. 00:55 업데이트 2024.12.21. 06:31 현재 국내 산업계는 대기업, 중견, 중소기업을 가릴 것 없이 위기감이 크다. 수출 중심의 대기업은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급격한 정책 변화 가능성이 가장 큰 걱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히는 등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이미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서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인데 트럼프의 ‘폭탄 정책’까지 더해질까 봐 긴장하고 있다. 내수 침체도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 관련 각종 경.. '암구호' 대고 공짜 밥 먹는 중국 청년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입력 2024.12.20. 15:08 업데이트 2024.12.21. 00:17 ‘후추 소고기 볶음, 겨자 절임 채소와 생선’. 평범한 메뉴 같지만 중국 청두의 한 식당에서는 ‘공짜 식사’를 할 수 있는 암호로 통한다. 손님이 점원에게 이 메뉴 중 하나를 말하기만 하면 국수나 만두를 무료로 먹을 수 있다.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사정이 어려운 청년들을 돕기 위해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중국 식당들이 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19일 보도했다. 다중뎬핑 등 음식점 리뷰 앱이나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에서는 ‘공짜 식당’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식당의 선행을 칭찬하는 리뷰와 함께 암호나 무료 식사 제공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기 때문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가난뱅이 .. [만물상] '2분 만에 잠들기'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12.19. 20:15 업데이트 2024.12.20. 00:27 히틀러는 새벽 4~5시까지 잠을 못 자는 불면증 환자였다. 수면 무호흡 증세까지 있어 침실에 산소탱크를 두고 자주 산소를 들이마셨다. 손톱을 물어뜯고 피가 날 정도로 목을 긁어대는 등 신경쇠약 증세에 시달렸다. 히틀러가 전략적 후퇴를 주장하는 군 지휘관을 패배주의자로 몰아 처단하며 자멸을 재촉했던 건 불면증으로 인한 인지장애 탓이라는 분석이 있다. 히틀러의 맞수 윈스턴 처칠도 불면증 환자였지만 나름의 해법을 찾았다. 밤엔 3시간밖에 못 잤지만, 샴페인을 잔뜩 마시고 2시간 낮잠을 자는 것으로 수면 부족 문제를 풀었다. ▶사람들은 불면의 고통을 덜 수 있다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아편에.. [박찬용의 물건만담] 장지갑을 찾아서 장지갑 박찬용 아레나 옴므 플러스 피처 디렉터 입력 2024.12.18. 23:58 “난 그런 걸 몰라요. 배움이 모자라서….” 화창한 수요일 오전 초면의 노인에게 이런 말을 듣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상황은 이랬다. 용달차로 물건 받을 일이 생겼다. 여전히 이럴 때 현금을 쓰되 요즘은 앱으로 이체를 한다. 나도 평소에 그랬다. 물건을 받고 계좌를 여쭙자 할아버지 기사님이 쩔쩔매며 계좌를 모른다고 했다. 내가 무안했다. 현금 몇 장 있으면 됐을 텐데. 나는 그날부터 지갑을 찾기 시작했다. “저희는 지금 지폐를 넣는 지갑이 없습니다.” 편집 매장 ‘바버샵’ 대표 황재환의 말을 듣고 현실을 실감했다. 21세기 서울의 쇼핑 환경에서 지폐를 담는 지갑의 종적 다양성은 점차 줄고 있다. 황재환의 매장은 남성 잠옷까.. [만물상] 법사(法師)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12.18. 20:44 업데이트 2024.12.19. 00:03 석가모니 부처의 생전 제자 중에 유마힐이라는 부유한 상인이 있었다. 유마힐은 부처를 따라 탈속하지 않았지만 재가(在家) 제자로 지내며 승려를 후원하고 부처의 가르침을 전했다. 어느 날 문수보살이 그에게 “어떻게 하면 불도에 통달할 수 있는가” 물었다. 유마힐은 “도가 아닌 길을 가더라도 그것에 구애되거나 빠져들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들이 기피하는 유곽과 노름방까지 찾아갔다. 유혹을 경계하며 밑바닥 사람들을 돕고 부처의 자비를 설법했다. 불가에서는 유마힐을 오늘날 법사(法師)의 원형으로 본다. ▶법사는 승려와 신도를 모두 아우르는 용어로 오래 쓰였다. 아무나 얻을 수 있는 호칭이 아니었다. 절 내에.. ♥노점·청소로 모은 7억, 베개 밑 통장까지 건네고 떠난 할머니 [2024 아너 소사이어티] [1] '유산 기부' 故 홍계향 할머니 조백건 기자 입력 2024.12.17. 00:55 업데이트 2024.12.17. 05:55 “홍 할머니, 인증패 보이세요?” 홍계향(90) 할머니의 아너 소사이어티(1억 이상 기부자 모임) 가입식 장소는 이 상을 만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건물이 아닌 납골당이었다. 모금회 직원 두 명이 지난 12일 경기 성남시 하늘누리 제2추모관을 찾아 홍 할머니의 흰 유골함 앞에 인증패를 펼쳐 보이는 것이 가입식의 전부였다. 인증패를 유골함 옆에 놓으려 해봤지만, 너비가 한 뼘 남짓한 좁은 보관함에 들어가지 않았다. 모금회 이수진 과장의 훌쩍이는 소리가 빈 납골당 안에 울렸다. 홍 할머니는 지난 5월 2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2014년 성남시 중원..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수소폭탄 1조 개의 대폭발, 태양에선 언제 일어날까 박건형 기자 입력 2024.12.17. 00:00 업데이트 2024.12.17. 00:16 1859년 최초의 태양 플레어 기록, 멕시코에서 오로라 관측 통신·전력망·항공 마비… 지금 발생하면 미국서만 3700조 피해 미 연구진 "초대형 태양 플레어, 1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도" 1859년 9월 1일 영국 천문학자 리처드 캐링턴은 태양에서 나오는 5분간의 흰색 빛 폭발을 관측했다. 곧이어 세계 곳곳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극지가 아닌 중위도 멕시코에서 오로라가 관측됐고, 로키산맥의 광부들은 오로라의 빛을 일출로 착각해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유럽과 북미 전역의 전신 시스템이 고장 났고, 전신 철탑에서는 불꽃이 튀었다. 캐링턴이 목격한 것은 태양 표면에서 엄청난 양의 빛과 에너지가 일시적으로 터져 나.. [만물상] 돈 벌러 한국 오는 日 청년들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12.16. 20:33 업데이트 2024.12.17. 00:14 아일랜드는 700년 이상 영국의 식민지였다. 아일랜드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영국으로 갔다. 아일랜드 대표 소설가, 조너선 스위프트, 오스카 와일드, 버나드 쇼는 영국에서 사회 경력을 쌓았다. 1840년대 아일랜드 대기근 때는 아일랜드인 수백만 명이 영국으로 갔다. 산업혁명으로 일손이 부족했던 영국은 아일랜드인을 부려먹으면서 ‘하얀 검둥이’(white negro)라고 멸시했다. ▶1949년 독립국이 된 아일랜드가 50년 만에 국민소득에서 영국을 제쳤다.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 영국 넬슨 제독 기념탑을 치우고, 그 자리에 높이 120m짜리 기념탑(The Spire of Dublin)을 세웠다. 구글, 애플, 페이스.. 거래 적은 고가 아파트, 시가로 상속세 매긴다 꼬마빌딩처럼 감정평가 거쳐 과세 권순완 기자 입력 2024.12.04. 02:09 거래량이 적어 정확한 시가를 파악하기 어려운 고가 아파트와 주택에 대해 국세청이 내년부터 감정평가를 거쳐 실제 가치에 맞는 상속·증여세를 매기기로 했다. 지금은 실거래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주택의 경우 상속·증여세를 기준시가(공시가격)로 과세하는데, 기준시가가 시세보다 낮아 세금을 적게 내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내년 1월부터 상속·증여 대상 부동산을 시가에 맞게 평가하기 위해 ‘부동산 감정평가’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 2020년부터 이른바 ‘꼬마 빌딩’으로 불리는 중소형 상가 건물에 대해서만 감정평가를 진행해 왔는데, 내년부터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도 포함시키기.. 처져 있는 치매환자에겐 '라떼는 말이야' 요법이 즉효다 [김철중의 아웃룩]김철중 기자 입력 2024.12.03. 23:57 업데이트 2024.12.04. 07:22 "부장님~" 소싯적 직함 불러주면 좋은 기억 떠올라 뇌기능 활성화 추억은 '회춘 호르몬' 분비 늘려… 일본엔 회상 돕는 전문가도 있어 14가지 치매 발병 요인 중 최악은 난청과 콜레스테롤… 예방이 중요 “부장님~” “교감 선생님~” “공장장님~” “감독님~”. 치매 환자나 인지 기능이 떨어진 어르신이 많이 입원해 있는 지방의 한 재활요양병원에서는 환자들을 부를 때 이름 대신에 소싯적 직함으로 부른다. 그러면 평소에 처져 있던 환자들이 예전 한창 일할 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활발히 움직인다는 것이다. 직함을 불러주면 과거 자신의 직함에 따른 책임감도 떠올라, 그날 수행할 인지 행동 치료도 잘 따른다고.. [만물상] '골판지'의 진화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12.03. 20:32 업데이트 2024.12.04. 00:51 ‘파도 모양의 구조역학적 완충작용을 하는 골심지에 두꺼운 종이를 접합해 만든 포장재’. ‘골판지’에 대한 공업 표준 용어집의 설명이다. 골판지는 1856년 영국에서 모자의 부속품 용도로 발명됐다. 모자 안쪽에 감아 통풍을 하면서 땀도 흡수하는 용도였다. 18년 뒤 미국의 한 발명가가 유리병 보호용으로 골심지 한쪽 면에 종이를 붙인 포장재를 만들었다. 현대 골판지의 탄생이었다. ▶우리나라에선 1963년까지 골판지가 ‘단보루’로 불렸다. 일제강점기에 골판지를 한국에 들여온 일본인들이 두꺼운 종이를 뜻하는 cardboard를 ‘보루’라고 쓰면서, 여러 층이 있는 골판지를 ‘단(段)보루’ 종이라고 부른 영향이다. 한국.. [단독] 문학 리포트에 '멘붕' 'ㅠㅠ'... 서울대 신입생 전원 글쓰기 시험 본다 신입생들 문해력 매년 떨어져… 글쓰기 시험 의무화 강지은 기자 장윤 기자 박정훈 기자 입력 2024.12.03. 05:00 업데이트 2024.12.03. 06:06 서울대가 내년부터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글쓰기 시험을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서울대는 그간 신입생 중 희망자에 한해 글쓰기 시험을 실시했다. 그러나 최근 신입생 글쓰기 점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한다. 최근 수년간 청소년이나 2030세대 일부에 국한됐다고 여겨진 ‘문해력 저하’ 현상이 서울대생 사이에서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서울대는 판단하고 있다.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내년부터 ‘대학 글쓰기 1′ 수업을 듣는 모든 신입생이 글쓰기 시험을 치르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2017년부터 8년째 신입생 중 희망자.. [장강명의 근미래의 풍경] 문학 번역만큼은 AI가 힘들다고? 6회 #마이크로 워크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4.12.03. 00:00 업데이트 2024.12.03. 05:26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과학기술과 사회 연구) SF’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써온 장강명 작가가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보게 될지도 모를 기묘한 풍경을 픽션으로 전달합니다. 근미래의 풍경 6회 #마이크로 워크 “문학 번역만큼은 AI가 할 수 없을 거라 봅니다. 사람의 복잡한 심리와 언어의 미묘한 느낌을 이해해야 가능한 작업이거든요.” 구글, 파파고, 딥엘 등 AI 번역기가 막 상용화된 2020년대 중반 무렵, 번역가 J는 한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번역가의 미래를 주제로 대담하는 자리.. [만물상] 美대통령들의 뻔뻔한 사면 김진명 논설위원 입력 2024.12.02. 20:03 업데이트 2024.12.03. 00:10 2001년 1월 20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140명을 사면했다. 임기 종료를 약 2시간 앞두고 발표된 사면이었다. 그중엔 마약 밀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부 남동생 로저가 있었다. 하지만 더 큰 논란이 된 것은 부유한 기업인 마크 리치에 대한 사면이었다. 리치는 4800만달러의 탈세 혐의 등으로 기소된 1983년 스위스로 도피해,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연방수사국(FBI)의 ‘10대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 리치의 아내가 클린턴 도서관 건립 재단 등에 거액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자 “사법정의가 매수당했다”고 여론이 들끓었다. ▶미국 대통령의 사면권은 영국 국왕의 은사권(恩赦權)을..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47] 미역 한 타래 문태준 시인 입력 2024.12.01. 23:52 미역 한 타래 미역에는 귀가 있다 심해의 소리까지 들었다 놓는 귀가 있어 바람이 심할 때마다 몸은 또 다른 몸을 때리며 진저리 친다 흔들리는 귀는 가끔 바닥에 가끔은 허공에 또 물속에 귓바퀴를 대고 몇 년을 살아낸다 소금기를 귓속에 묻으며 귀가 서서히 멀어지는 동안 바다 쪽으로 이마를 댄 어떤 집들은 처마에 가지런히 미역을 널어 말리며 서걱서걱 마른 몸으로 겨울을 난다 -김창균(1966-) 미역귀는 미역의 윗동 부분이다. 두툼한 주름이 잔뜩 잡힌 모양새다. 시인은 갯바위에 붙어 자라는 미역, 특히 이 미역귀를 어민들의 삶에 빗댄다. 거센 파도와 몰아치는 해풍 속에서 자라는 미역귀를 통해 어촌 사람들의 끈덕지고 질긴 삶의 의지를 노래한다. 한 타래의 미역이.. [만물상] '등록 동거혼'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12.01. 21:04 업데이트 2024.12.01. 23:13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정치적 동지였던 세골렌 루아얄과 결혼하지 않고 25년을 함께 살았다. 올랑드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엘리제궁에 함께 들어간 이는 새 연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대통령 재임 중 배우 출신 쥘리 가예와 염문을 뿌렸다. 올랑드는 자녀 넷을 두었는데 모두 루아얄이 낳았다. 프랑스 신생아 열에 여섯은 이처럼 결혼하지 않은 부모에게서 태어난다. ▶사회 분위기를 통째로 바꾼 ‘68혁명’ 전엔 프랑스에서도 “자식은 결혼해서 낳아야 한다”는 통념이 강했다. 이런 제약이 임신과 출산을 막는 장애물이 되고 합계 출산율이 1.76명까지 떨어지자 1999년 팍스(PACS·시.. 세계 최고 인천공항 마비시킨 건 '항공기 디아이싱' 폭설 감당 못하는 '한계' 드러나 성유진 기자 입력 2024.11.30. 01:18 지난 27~28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진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가 대거 결항·지연되는 ‘항공대란’이 벌어졌다. 특히 승객이 비행기에 탑승하고도 이륙이 늦어져 기내에서 2~3시간 이상 대기하는 경우가 속출했고, 승객들 사이에서 “도대체 언제 뜨는 거냐” “이럴 거면 비행기엔 왜 태웠느냐” 같은 불만이 터져 나왔다. ◇'디아이싱’이 뭐길래 항공 업계에선 이번 대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디아이싱(De-Icing)’을 꼽는다. 눈이 많이 오면 항공기는 반드시 디아이싱 과정을 거친다. 고온의 특수 용액을 강한 압력으로 항공기에 분사해 기체 표면에 쌓인 눈과 서리, 얼음을 .. 예산도 巨野 마음대로, 4조 감액안 첫 단독 처리 김태준 기자 김상윤 기자 강우량 기자 입력 2024.11.30. 00:58 업데이트 2024.11.30. 02:13 정부 역점사업과 특활비 삭감 등 예결위서 통과 與 "민생이 아닌 이재명 방탄용"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감액 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했다. 대통령실·검찰·감사원 등 민주당의 표적이 된 정부기관 활동비 등을 전액 삭감했고, 동해 심해가스전 등 정부 역점 사업 예산도 대폭 깎았다. 감액 예산안은 정부가 짠 원안에서 증액 없이 정치권 쟁점 예산만 삭감한 것으로, 야당 단독으로 이 같은 예산안이 예결위를 통과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회가 예산을 늘리거나 새로운 예산 항목을 신설하려면 정부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추위를 녹이는 모닥불처럼… 마음의 온도 올려주는 소설들 [특집 : 지금 문학은] 온기를 충전해주는 소설 3권 황지윤 기자 입력 2024.11.30. 00:33 업데이트 2024.11.30. 02:40 모우어 천선란 소설집 | 문학동네 | 324쪽 | 1만7000원 피클보다 스파게티가 맛있는 천국 김준녕 소설집 | 고블 | 282쪽 | 1만7000원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 케이트 포크 소설집 | 박민정 옮김 | 모모 | 380쪽 | 1만6800원 유난히 따듯했던 11월 말, 갑자기 강풍이 불고 우박이 떨어졌다. 곧 수도권에 눈이 내려 소복이 쌓였다. 다음 주부터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될 전망이다. 뼛속까지 스며드는 으슬으슬한 추위에 필요한 건? ‘지금 문학은’ 특집으로 몸과 마음을 따끈하게 데워 줄 ‘모닥불’ 같은 소설집 세 권을 골.. [만물상] 왕진의 귀환 김철중 기자 입력 2024.11.28. 20:43 업데이트 2024.11.29. 00:16 일본 도쿄에서 치과 방문 진료를 따라가 본 적이 있다. 환자는 80대 할머니로 뇌졸중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해 집 밖을 나오기 힘들었다. 방문 진료팀은 30대 여성 치과 의사와 치위생사였다. 할머니가 “틀니가 입천장을 찌른다”고 하자, 틀니를 꺼내어 돌출된 부위를 즉석에서 그라인더로 윙~ 갈았다. 다듬어진 틀니로 할머니가 음식을 잘 씹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일본에서 이런 방문 진료를 전체 치과 6만8000여 곳 중 22%가 한다. ▶도쿄 긴자 옆 동네 신바시에 자리 잡은 유쇼카이(悠翔会) 의료법인은 개설 클리닉 없이 방문 진료만 한다. 100여 명의 의사들이 매일 아침 도쿄 시내 곳곳으로 흩어진다. 돌보는.. [임명묵의 90년대생 시선] 트럼프 2기의 역설… K컬처 재도약 기회다 임명묵 대학원생·'K를 생각한다' 저자 입력 2024.11.27. 23:56 업데이트 2024.11.28. 00:19 美 문화 전쟁… 여성·소수인종이 K팝 강력 팬덤으로 성장 정치 보수화에 반발… BTS·기생충도 트럼프 1기 때 성공 역설이지만 민주당 패배한 지금이 K컬처엔 '특수' 될 수도 지난 5일, 세계인이 숨죽이고 지켜본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였다.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 민주주의와 인권의 등대로서 미국이 아닌 문화적 보수주의, 외교적 고립주의, 경제적 민족주의의 미국을 만들겠다는 그의 공약에 많은 관찰자가 ‘트럼프 2.0’ 시대를 대비하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미국 인터넷에서는 많은 한국인의 눈길을 사로잡는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 [만물상] 붕세권 지도 김진명 논설위원 입력 2024.11.27. 21:03 업데이트 2024.11.28. 00:18 1980년대 서울 쌍문동 서민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는 붕어빵이 자주 등장한다. 동네 친구이자 바둑 천재인 택이의 대국이 다가오자, 주인공 덕선은 종이봉투에 붕어빵을 담아 그의 방문을 두드린다. “야, 붕어빵. 잘 다녀와.” 덕선이 건넨 붕어빵은 훗날 남편이 되는 택이와 나누는 사랑을 상징한다. 남편을 잃고 두 아이를 키우는 선우 엄마도, 역시 아내와 사별한 고향 선배 택이 아빠가 입원하자 붕어빵을 사 들고 병원을 찾아간다. 이후 택이 아빠가 “날도 추운데 우리 같이 살자”고 청혼해 두 사람은 재혼한다. ▶바삭한 껍질 속에 달콤한 팥소가 들어있는 붕어빵은 이처럼 서민의 겨울을 따뜻하게 지켜..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50년 전 11월, 우주로 날아간 인류의 메시지 "응답하라 외계인" 박건형 기자 입력 2024.11.26. 00:02 반세기 전 쏜 인류 첫 외계 메시지, 500조㎞ 이상 날아가 지구 위치와 인류에 대한 정보 외계 문명에 전달하려는 시도 '우주에 우리만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탐구 지금도 계속 1974년 11월 16일, 카리브해와 맞닿은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에서 최첨단 전파 망원경 준공식이 열렸다. 직경 300m가 넘는 거대 아레시보 망원경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저명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와 칼 세이건은 야심 찬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외계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과학자들은 당시 지구상의 모든 발전소를 합친 전력의 20배에 달하는 강력한 신호를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망원경의 성능을 보여주는 데 이보다 좋은 아이디어는 없을 것이라며 손뼉을 .. [만물상] 웨어러블 로봇 곽수근 기자 입력 2024.11.25. 20:29 업데이트 2024.11.26. 00:10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진이 3~96세 연령대를 대상으로 새끼손가락 옆에 여섯째 로봇 손가락을 장착하는 실험을 했다. 만화 ‘형사 가제트’의 주인공이 만능팔을 뽑아 자유자재로 쓰는 것처럼, 인간이 신체 일부를 추가로 장착했을 때 뇌가 여기에 적응해 조작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는 실험이었다. ▶일각의 예상과 달리 98%의 참가자가 새로운 손가락을 성공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봇 손가락의 동작 센서는 엄지발가락으로 누르도록 설치됐는데 대다수 참가자들은 금세 사용법을 익혔다. 한 손만으로 바나나 껍질을 벗기고, 와인잔 2개와 와인병을 동시에 들고 가는 등 다섯 손가락으로는 불가능한 동작을 해내는 영상들이 공개됐다.. 우크라 전쟁 격화, '3차 핵 시대' 열리나 러, 핵 탑재 가능한 미사일 발사… 냉전·핵 확산 이어 핵전쟁 공포 류재민 기자 입력 2024.11.23. 00:55 1000일을 넘겨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이 등장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국영방송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미국·영국 미사일 사용에 대응해 러시아군은 최신 러시아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를 우크라이나에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연 이틀 서방에서 지원받은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처음으로 타격하자 이전엔 실전에 쓰지 않았던 고성능 무기로 반격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 발사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Intermediate-range ballis.. 이전 1 2 3 4 5 6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