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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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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포인트] 해삼 고르는 요령 조선일보 입력 2024.10.08. 00:30 통통한 해삼엔 살이 아니라 바닷물이 차 있는 경우가 많다. 부피가 작은 해삼을 고르는 게 더 좋다. 눌렀을 때 단단하고 돌기가 뾰족한 것이 싱싱하다. 원글: https://www.chosun.com/culture-life/living/2024/10/08/BWXEVTMMSNAX3PZUEUIF3XU2WQ/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
[新중동천일야화] 얼핏 이기는 듯 보이지만… 이스라엘은 국민·친구 잃고 적만 늘고 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중동정치 입력 2024.10.07. 00:21 이민가는 국민, 돌아온 이의 두배… 美 외에 국제사회 우군도 없어 팔 민간인 사망 4만 육박… "부모잃은 고아들, 하마스 자원 입대 "9·11 이후 美의 이라크전쟁이 승리한 걸까… 이, 반면교사 삼아야 1년 전 오늘, 하마스의 기습 테러는 무도했다. 중동판 9·11이었다. 이스라엘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파상 공세였다. 가자는 초토화되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수괴를 비롯한 핵심 지도부를 적진 한가운데서 제거했다. 정보력과 공작 능력에 세계가 놀랐다. 특히 무선 호출기 연쇄 폭발로 헤즈볼라의 지휘 통제망을 무력화시킨 장면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될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은 전선을 북부로 확대했다. 지상군을 레바논 남부로 투입, 헤즈볼라 ..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39] 작은 샘 문태준 시인 입력 2024.10.07. 00:18 작은 샘한없이 우뚝 솟은 히말라야 산정에 작은 샘 하나 있어 맑기가 거울 같단다 아무리 눈 내려도 금방 녹아 물이 되고 휘몰아치는 바람도 모른 척 비껴간단다 고요한 수면 위로 애기눈썹달 뜨는 밤 별들도 따라 내려와 함께 배경이 된단다 그런데 나는 누구의 무엇도 되지 못하고 마음속 산정의 샘도 아직 만나지 못했단다 -황청원(1955-) 황청원 시인이 펴낸 신작 시집 ‘늙어서도 빛나는 그 꽃’에 실려 있는 시이다. 황청원 시인은 오랜 세월 동안에 방송 진행자 일을 했는데, 요즘은 안성 죽산 용설호숫가 귀범전가(歸凡田家) 무무산방(無無山房)에 머무르고 있다. 귀범전가라고 했으니 평범함으로 돌아가 밭에 집을 짓고 살고 있다는 뜻이겠다. 우편으로 온 시집을 펼치니..
의대생 휴학 장기화에 "이참에 입대" "대치동서 강의" 의대생들 어떻게 지내고 있나 강다은 기자 입력 2024.10.05. 00:55 업데이트 2024.10.05. 06:43 서울대 의대 본과 4학년 A씨는 지난달부터 매주 두 번씩 서울 관악구 관악캠퍼스에 가서 교양 수업을 청강(聽講)하고 있다. 한 학기에 약 4~5권의 고전을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는 수업으로, A씨가 유일한 의대생이자 청강생이라고 한다. 수업이 없는 날에는 의대 준비생들을 가르치는 과외도 하고, 수학학원에서 강사로도 일한다. A씨는 “1학기 때만 해도 ‘곧 학교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어 멀리 여행도 못 가고 ‘대기 상태’로 있었는데, 휴학이 장기화되며 책이라도 읽기로 했다”며 “연초에는 불안감도 컸지만 이제는 한가한 이 시기를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했다. 올 초 휴학계..
부와 권력으로 쌓은 견고한 피라미드… 그 꼭대기를 탐하다 [특집 : 지금 문학은] K세태, 계층과 욕망 황지윤 기자 입력 2024.10.05. 00:35 위대한 그의 빛 심윤경 장편소설 | 문학동네 | 268쪽 | 1만6800원 시티 뷰 우신영 장편소설 | 다산책방 | 276쪽 | 1만7000원 아찰란 피크닉 오수완 장편소설 | 민음사 | 372쪽 | 1만5000원 통속성과 문학성을 오가며 오늘날 세상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최근 출간된 한국 장편소설이 보이는 경향성이다. Books가 선보이는 ‘지금 문학은’ 특집은 ‘K세태소설’이다. 소설 세 편에서 두드러지는 핵심 단어를 꼽자면 ‘계층’과 ‘욕망’이다. 돈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세계. 피라미드 꼭대기에 오르려고, 혹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분투하는 인간 군상이 있다. 그들이 만든 제각각 욕망 덩어리들이 꿀렁..
♥[만물상] '비밀번호' 스트레스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10.04. 21:40 업데이트 2024.10.04. 23:56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 나오는 “열려라 참깨’는 비밀번호의 조상 격이라 할 수 있다. 나무꾼 알리바바는 도둑들이 보물을 숨겨 둔 동굴을 여는 주문을 엿들어 부자가 된다. 알리바바의 형이 그걸 알고 동굴에 몰래 들어갔다가 비밀번호를 잊어버린다. 도둑들에게 붙잡힌 형은 사지가 절단된 채 죽음을 맞는다. 왜 하필 ‘참깨’였을까. 중세 아랍어 참깨(simsim)에는 ‘문(門)’이란 뜻도 있다고 하는데, 정설은 아니다. ▶1940년대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를 지휘한 미 육군 장군이 부임 첫날, 극비 문서를 보관할 금고를 보고 ‘당장 가장 튼튼한 금고로 바꾸라’고 호통을 쳤다. 그런데 1주일도 안 돼 비밀번..
폰 주고 월급 올리니, 병사들 도박·코인 베팅...돈 빌려 수천만원 탕진도 장병 도박 범죄 1년새 1.5배 급증 구동완 기자 고유찬 기자 입력 2024.10.04. 00:55 업데이트 2024.10.04. 06:19 지난 2월 21살 아들을 군대에 보낸 이모(51)씨는 지난 8월 부대에서 연락을 받았다. 아들이 휴대전화로 불법 도박을 하다가 적발됐다는 내용이었다. 사채도 모자라 동료 병사들에게까지 돈을 빌려 3000만원을 도박으로 탕진했다고 한다. 이씨는 “아들이 고1 때부터 불법 온라인 도박에 손을 댔다”며 “군대에 가면 철이 들 거라 기대했던 내가 틀렸다”고 했다. 이씨 아들은 결국 군사재판에 회부됐다. 국방부는 2020년 7월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허용했다. 보통 오후 6시 일과가 끝나면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요즘 일선 병영은 동기 10명이 개인 ..
[박원순의 도시의 정원사] 공룡 등장 수억년 전에 이끼, 고사리가 있었다 박원순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국립세종수목원 전시원실장 입력 2024.10.04. 00:02 업데이트 2024.10.04. 00:38 정원에 물 주는 일을 좋아한다. 이른 아침 목마른 식물들에게 물을 줄 때 비스듬한 햇살에 수많은 물 분자들이 반사돼 반짝거리는 모습을 보는 일과 크고 작은 잎들 위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즐거움이 크다. 무엇보다 식물들이 생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면 내 안에 있는 건조함과 권태로움에도 생기가 돋는다고 할까. 특히 높은 습도를 좋아하는 다양한 고사리류(잎 모양이 양의 이빨을 닮아 ‘양치류’라고도 한다)를 모아놓은 정원은 매일매일 뿌리와 줄기, 잎이 마르지 않도록 전체적으로 충분히 수분을 공급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물 주는 일이 가장 즐거운 공간이다. 고사리류는 공룡의 시..
[만물상] '미션 임파서블' 모사드 안용현 기자 입력 2024.10.03. 20:21 업데이트 2024.10.04. 01:21 2018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TV에 나와 “이란이 거짓말을 했다”며 무언가를 가린 검은 천막을 걷어냈다. 이란 핵개발 증거라는 문서 5만5000여 쪽과 CD 183개가 드러났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빼온 것이다. 핵 문서 창고를 2년간 감시하다 경비가 허술한 새벽 시간대를 틈타 32개 금고를 털었다. 무게만 500㎏인 핵 자료를 2200㎞ 떨어진 이스라엘까지 운반했다. 이란 정보기관에 심어둔 이중 첩자들의 공이 컸다고 한다. ▶이 방송 후 트럼프가 미국·이란 간 ‘핵 합의’를 깼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여 핵무기를 만들려 했다. 2020년 테헤란 인근에서 ‘이란 핵 ..
[단독] 요양보호사 불렀더니 5060 남자가 왔다 '여자가 하는 일'은 옛말… 男 요양사 5년간 73% 늘어 장윤 기자 구동완 기자 입력 2024.10.02. 05:10  재작년에 다니던 회사를 정년 퇴직한 남성 이은선(62·경기 의정부)씨는 지난 8일부터 의정부의 한 요양보호사학원을 다니고 있다. 이씨는 “앞으로 20~30년은 더 살 텐데 정년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중 요양보호사인 처제의 추천을 받았다”고 했다. 처음엔 ‘남자가 무슨 요양보호사냐’며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목욕을 돕거나 때론 용변까지 처리해줘야 하는 요양보호사 일이 여성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성 요양보호사가 요즘 늘고 있다”는 주변 권유에 이씨는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이씨가 다니는 요양보호사학원의 남성 수강생 숫자는 전체의 ..
서울대 의대, 집단 휴학 첫 승인 표태준 기자 입력 2024.10.02. 01:14 업데이트 2024.10.02. 07:15 학장이 단독 처리 '동맹 휴학 불가' 정부 방침에 역행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이 7개월 넘게 수업을 거부하며 학교에 돌아오지 않는 가운데 서울대 의과대학이 학생들이 낸 휴학계를 일괄 승인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의대생들이 집단으로 낸 휴학계를 승인한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다. “동맹 휴학은 승인이 불가능하다”는 정부 방침과 충돌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 의대는 학생들이 지난 2월부터 제출한 1학기 휴학계를 전날 밤 10시쯤 일괄 승인했다. 서울대 의대 재적 학생 약 800명 중 90% 이상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계를 내고 수업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지금껏 서울대 의..
[5분 명상] 이면지에 끄적인 감정 다 쏟아내고 뒤집으면 내 마음도 하얗게… 성소은·'반려 명상' 저자 입력 2024.10.02. 00:35 가만히 보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키도, 피부색도, 자식도, 부모도, 주식도, 일도…. 내 의지나 권한 밖에 있는 것을 제하다 보면 딱 하나 남는 것이 있습니다. 내 마음. 오직 ‘내 마음’만이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유일한 영역입니다. 하나뿐이라니, 간단하죠? 하나만 잘하면 되는데 이 또한 만만하지 않아 문제입니다. 마음은 유리처럼 깨지기 쉽고 다루기 힘든 것이니까요. “절대 던지지 마세요!” ‘취급 주의(CAUTION)’라는 빨간색 스티커가 붙은 택배 상자 같은 것, 우리 마음입니다. 잘못 다뤄 이미 마음에 금이 갔거나 한쪽이 깨졌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책도 눈에 안 들어오고, 산책은 ..
[하정우의 AI 대혁명] AI의 세 번째 겨울? 오히려 지금은 과소 투자를 경계할 때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과실연 공동대표 입력 2024.10.02. 00:21 현재 AI 위기론 핵심은 투자 규모에 비해 매출이 약하다는 점 다행히 기업의 AI 사용료 갈수록 저렴… GPT 4o는 단위당 2불 거품론 언급하기엔 혁신 극초기일뿐… 한국, 성장 기회 잡아야 “겨울이 오고 있다.” 몇 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주인공 가문의 위기를 표현한 유명한 대사이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며 글로벌 미디어와 일부 벤처캐피털을 중심으로 AI 위기론을 제기하며 “제3의 AI 겨울이 오고 있다”라는 대사가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삼일PwC 경영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은 2030년까지 18조500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기..
[만물상] 코끼리 문제 풀기 김진명 기자 입력 2024.10.01. 21:09 업데이트 2024.10.01. 23:45 지난 6월 인도 케랄라주(州)의 한 힌두교 사원에 키 3.3m, 무게 800㎏의 실물 크기 ‘코끼리 로봇’이 등장했다. 실제 코끼리를 대신해 힌두교 의식에 쓸 수 있도록 기증한 로봇이었다. 힌두교도들은 코끼리 머리가 달린 가네샤(Ganesha)신에게 빌면 사업·학업의 장애가 해결된다고 믿는다. 종교 행사를 위해 불법 사육되던 코끼리가 학대를 견디다 못해 폭주하는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케랄라주에서만 15년간 526명이 사망했다. 동물 보호 단체는 코끼리 학대를 줄이자며 눈·코·귀·꼬리를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 사원에 기증하고 있다. ▶코끼리는 침팬지나 돌고래만큼 지능이 높다. 미국이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6..
예멘 후티도 폭격...이스라엘 '삼면전' 태세 파리=정철환 특파원김동현 기자 입력 2024.09.30. 22:46  이스라엘이 지난 29일 예멘의 이슬람 무장 단체 후티에 대한 공습에 나섰다. 표적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폭살한 지 이틀 만이다. 헤즈볼라와 후티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함께 ‘저항의 축(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무장 단체)’의 일원으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에 돌입한 하마스를 도와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에 가세해왔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하마스, 헤즈볼라에 이어 후티까지 연쇄 타격하자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11월 미국 대선 전 저항의 축을 궤멸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예멘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근거지를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예멘 서..
[만물상] 해저 케이블의 세계 김진명 기자 입력 2024.09.30. 20:55 업데이트 2024.09.30. 23:33 중국 대륙에서 10여㎞ 떨어진 대만 마쭈(馬祖) 열도는 약 200㎞ 밖 대만 본섬과 2개의 통신용 해저(海底) 케이블로 연결돼 있다. 지난해 2월 2일, 그중 하나가 끊어졌다. 중국 어선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엿새 후, 중국 화물선이 나머지 하나마저 절단시켰다. 인터넷이 먹통이 돼 주민 1만4000여 명이 애를 먹었다. 선박이 닻을 내리거나 어구를 끌고 가다가 해저 케이블을 절단시키는 사고는 전 세계에서 연간 100건 정도 일어난다. 그런데 마쭈 열도에서는 5년 간 27건이나 일어났다. 대만은 중국의 고의적 전술을 의심하고 있다. 유사시 대만과 세계를 잇는 해저 케이블을 절단해 ‘정보 봉쇄’를 하기 위한 연습 아니..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38] 도착 문태준 시인 입력 2024.09.29. 23:52 도착 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에 도착했어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 더 많았지만 아무것도 아니면 어때 지는 것도 괜찮아 지는 법을 알았잖아 슬픈 것도 아름다워 내던지는 것도 그윽해 하늘이 보내준 순간의 열매들 아무렇게나 매달린 이파리들의 자유 벌레 먹어 땅에 나뒹구는 떫고 이지러진 이대로 눈물나게 좋아 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 여기 도착했어 -문정희(1947-) ‘역’은 열차가 출발하고 도착하는 곳이지만 이 시에서는 그런 의미 이상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생의 어떤 단계나 대목, 혹은 막다른 곳을 함께 뜻한다고 보아도 좋겠다. 아니면 지나온 일과 여정을 돌이켜 생각하고 돌아볼 수 있는 어떤 언덕 같은 곳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다. 우리는 일이 잘 풀려서, ..
40년만에 병력 반토막… "5060을 군대 모셔오자" 국회 국방위, 非전투분야 외주 검토 양지호 기자 입력 2024.09.28. 00:55 업데이트 2024.09.28. 06:09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절벽으로 우리 군 병력은 2040년대 30만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래식 전력의 핵심인 병력의 수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는 가운데 5060 세대를 활용해 부대 경계 및 행정·취사·청소 등 전투 지원 업무를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27일 ‘5060 군 경계병 법안’을 검토 중이라며 “군에 갔다 온 5060, 혹은 40대 중 건강하고 경험이 있는 분들은 계약직 군무원이나 민간의 아웃소싱 같은 형태로 우리 군을 백업할 수 있다. 그리 되면 일자리가 만들어질 거고 긍정적인 효과가 굉장히 많을 것..
[만물상] 미슐랭의 저주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09.27. 20:21 업데이트 2024.09.28. 00:00 하나만 받아도 영광이라는 미슐랭 가이드 맛집 별점을 가장 많이 받은 이는 프랑스 요리사 조엘 로부숑이다. 로부숑은 세계 여러 도시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했는데, 최고 평점인 별 3개부터 1개까지 도합 32개를 받았다. 그가 ‘미슐랭 효과’를 분석한 적이 있다. “별을 하나 받으면 매출이 20%, 두 개 받으면 40%, 세 개 받으면 100% 오른다”고 했다. 서울 같은 대도시 특급 호텔 식당이 받는 효과는 더 커서, 호텔 식당가 전체 매출과 투숙객 증가로 이어지며 가치가 최소 1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미슐랭 별점에는 짙은 그늘도 있다. 미국 뉴욕에서 미슐랭 별을 받은 식당들을 14년간 추적 관찰..
약 처방 대가로 수십억 뒷돈 챙긴 의사 의료업 등 불법 리베이트 47건 적발 권순완 기자 입력 2024.09.26. 01:27 자사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의사의 해외 신혼여행 비용 수천만 원을 대신 부담하거나 1000만원어치 상품권을 제공한 제약 업체들이 국세청에 적발됐다. 또 건설사가 발주처인 재건축 조합에 수십억 원을 건네고, 보험 중개 업체가 고객사 사주 가족을 ‘보험 직원’으로 등록해 수당조로 수억 원을 지급한 사례도 드러났다. 이들은 이런 뒷돈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를 탈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건설·의료·보험 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사례를 47건 적발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리베이트란 기업이 판매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대가 일부를 다시 구매자에게 되돌려주는 것으로, 시장의 공정성을 해치는 ‘검..
[임명묵의 90년대생 시선] 꺾인 파죽지세? K팝은 늘 위기였다 임명묵 대학원생·'K를 생각한다' 저자 입력 2024.09.25. 23:58 공장음악? 기껏 아시아? 창의성 없다?... 늘 돌파하며 성공신화 소속사와의 갈등·아이돌 감정노동 문제도 시스템으로 극복중 다시 한 번 위기론… 연습실과 온라인서 흘리는 '땀'을 기대하라 K팝에서 위기와 비관은 일상이다. 동방신기를 둘러싼 소송은 기획사와 아티스트 간의 기존 관계가 지속 가능한지를 묻는 사건이었다. 아이돌들의 안타까운 죽음 또한 K팝 아티스트가 해야 하는 ‘감정 노동’이라는 성격을 드러내는 일들이었다. 2016년 사드 배치로 말미암은 중국의 한한령 조치로 수출 시장 환경이 급변했을 때도 위기는 찾아왔다. 자연스레 K팝의 성공에 물음표를 던지는 회의론도 많았다. 일각에서는 K팝은 기껏해야 아시아와 남미 정도에서나 ..
[만물상] 부부 別姓제 김진명 기자  입력 2024.09.25. 20:47 업데이트 2024.09.25. 23:48 워싱턴 특파원 시절, 어린이집에 다녀온 아이가 물었다. “아빠와 나는 ‘패밀리 네임(Family name)’이 같은데 왜 엄마만 달라?” 같은 가족인데 왜 성(姓)이 다르냐는 것이다. 미국에는 결혼 후 남편 성을 쓰는 여성이 많지만, 한국은 다르다고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여성이 남편 성을 따르는 제도는 여성의 재산과 수입을 남성에게 종속시킨 중세 영국의 관습법 영향이라고 한다. 아버지의 권리가 남편에게 ‘양도’된다는 점을 확실히 하려는 제도다. 서구 국가 중 영미법권인 영국과 미국은 기혼 여성 10명 중 8~9명이 남편 성으로 변경하지만, 스페인을 포함한 라틴 문화권과 이탈리아 여성들은 자기 성을 유지한다...
[만물상] 양날의 칼, 스테로이드 김민철 기자 입력 2024.09.24. 20:30 업데이트 2024.09.24. 23:50 미군 정보국은 1942년 독일이 최대 쇠고기 수출국인 아르헨티나에서 소의 부신(副腎)을 대량 수입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미군은 독일 조종사들이 고공에서도 저산소증을 겪지 않고 탁월한 전투 능력을 보이는 것과 관련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소의 부신을 구하지 못한 미국은 서둘러 부신피질 호르몬을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2차 대전이 끝났다. 독일 조종사들이 실제로 이 호르몬을 썼는지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 합성물 개발자는 1948년 부신피질 호르몬이 부족한 환자와 관절염 환자의 피로 증상이 비슷하다고 보고 29세 관절염 환자에게 이 물질을 주사해 보았다. 그러자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어떤 치료제도 효과..
♥[김철중의 생로병사] 우사인 볼트가 저녁에 세계 신기록을 세운 이유 김철중 기자 입력 2024.09.24. 00:02 업데이트 2024.09.24. 10:39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린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그가 2009년 독일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운 100m 세계신기록 9초58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그때 순간 최대 속도는 시속 44km였다. 이번 파리올림픽 남자 100m 금메달 기록이 9초78이다. 거리로 치면 볼트 기록과 2m 차이가 나니, 당분간 그의 기록은 전설로 남지 싶다. 스포츠 의학계는 볼트 기록이 나온 시간대에 주목한다. 볼트의 최고 기록들은 거의 모두 늦은 오후나 저녁 시간에 나왔다. 그 시간에 근육 파워와 유연성이 가장 좋았기 때문이다. 그럼 왜 그 시간대인가? 체온은 낮 동안 서서히 상승하다가 늦은 오후에 하루 중 가장 ..
[만물상] 암구호 정우상 논설위원  입력 2024.09.23. 20:58 업데이트 2024.09.24. 00:19 군(軍)에서 피아를 구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암구호(暗口號)는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낮에는 눈으로 적과 아군을 구별할 수 있지만 밤이 문제였다. 지금과 달리 로마 시대 암구호는 문장 하나로 이뤄졌다. 황제나 장군들이 직접 암구호를 정해 내려보냈다고 한다. 카이사르는 ‘승리의 여신 비너스’, 폼페이우스는 ‘불굴의 헤라클레스’ 이런 식이었다. 서사시의 한 구절을 암구호로 정한 황제도 있었다. 로마군이 되려면 암기력도 좋아야 했을 것 같다. ▶노르망디 상륙 때 암구호는 플래시/선더(flash/thunder)였다. 섬광과 천둥이라는 뜻이다. 독일인들이 영어식 th 발음을 할 수 없어서 th가 들어간 선더를 암..
[민태기의 사이언스토리] 공기 분자 사이 거리를 상상할 수 있나… 반도체 3나노는 그런 거리다 민태기 에스앤에이치연구소장·공학박사 입력 2024.09.22. 23:58 업데이트 2024.09.23. 00:20 최근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0억분의 1미터를 말하는 ‘나노미터(nanometer)’ 같은 미세 단위가 자주 언급된다.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수준으로 발달한 것은 전자 회로가 나노미터 크기로 작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로를 얼마나 가늘게 구현하는지가 기술을 가늠하는 척도가 됐고, 이를 가능하게 한 반도체 공정의 에칭(etching)이나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도 이제는 일상으로 접하는 용어가 되었다. 그런데 나노라는 숫자가 얼마나 작은지 사실 잘 와닿지 않는다. 이 숫자가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는 인류의 지식 욕구가 오래전부터 시도한 도전이었다는 사실과 밀접하게 ..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37] 의자 문태준 시인 입력 2024.09.22. 23:52 업데이트 2024.09.22. 23:56 의자 갈참나무 허리에 연선아 좋아해, 하고 새기는 일이나 원고지에 몇 자 적는 일이나 본질은 같다 의자 모서리를 움켜쥐고 그때 그 자리에 다시 노을이 젖어오고 나는 더 우회적으로 이 일을 생각한다 어떤 기적이 있어 기대앉은 의자에 새잎이 돋고 수맥이 흐르고 나는 둥둥 떠서 기어이 너에게 갈 수도 있다 -박철(1960-) 이렇게 충분히 상상할 수 있겠다. 첫 사랑의 푸르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지금 그는 의자를 유심히 바라본다. 의자는 낡은 정물이다.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어쩌면 의자는 갈참나무를 켜서 만든 의자일지도 모른다. 갈참나무에는 “연선아 좋아해”라는 사랑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오늘..
[만물상] 푸틴식 엽기 출산 대책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09.22. 20:42 업데이트 2024.09.23. 11:32 출산율을 높이는 국가 정책의 역사는 중국 춘추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월나라는 오나라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장기 전략으로 여자는 17세, 남자는 20세가 될 때까지 의무적으로 결혼하게 했다. 그때까지 결혼하지 않으면 부모를 처벌했다. 현대엔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1967년부터 20여 년간 인권유린 수준의 출산 정책을 썼다. 주간 성관계 횟수를 3~4회로 정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처벌했다. 피임하는 여성, 낙태 시술한 의사는 최고 사형에 처했다. 40세까지 자녀 넷을 두지 않으면 연봉의 최고 30%를 금욕세로 뜯어갔다. ▶나치 집권기 독일도 ‘레벤스보른’이란 인구 증가 정책을 도입했다. 나치 친위대..
"소셜미디어 중독은 빅테크의 큰그림" ['범죄 방조자' 거대 플랫폼]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입력 2024.09.21. 00:55 업데이트 2024.09.21. 06:27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the Federal Trade Commission)가 19일 글로벌 거대 플랫폼들의 무차별적인 개인 정보 수집 실태를 담은 ‘스크린 뒤를 엿보다(A Look Behind the Screen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129쪽 분량의 이 보고서에는 사용자가 동의하지 않은 개인 정보들을 수집하고, 이를 광고 등에 활용하는 유튜브·메타 등 거대 플랫폼의 행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개인의 행동 데이터를 추적하고, 필요에 따라 브로커(중개인)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구매했다. 미성년자의 데이터 수집 제한 사항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이..
[만물상] '로비스트' 박동선 조선일보 입력 2024.09.20. 20:13 업데이트 2024.09.20. 23:50 1950년대 말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 학생회장으로 동양인이 처음 뽑혔다. 한국 유학생 박동선이었다. 미국 학생들은 전쟁 폐허인 한국은 잘 몰랐지만 친화력 좋은 박동선은 좋아했다. 주유소 회사(미륭상사) 막내아들인 박씨는 1960년대 워싱턴에 사교 클럽인 ‘조지타운 클럽’을 열었다. 존슨 전 대통령과 포드 부통령, 상원의원 등이 드나들었다. 박씨는 미국 잉여 식량을 미 정부가 사들여 한국에 원조하는 프로그램을 중개해 돈을 벌었다. 농업 지역 미 의원들과 가까워졌다. ▶1970년 한국은 안보·경제가 모두 위기였다. 주한미군 7사단이 철수했고 미국 원조도 대폭 줄었다. 미군이 완전히 빠지면 경제 개발에 써야 할 돈을 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