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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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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의 꽃이야기] 향긋한 '토종 허브', 그 이름은 배초향 김민철 사회정책부장 입력 2016.10.20 03:12 남쪽선 방아잎·방아라 부르며 마당 한쪽에 심어두고 잎 이용 꽃도 좋지만 특유의 냄새 좋아 매운탕·추어탕에 꼭 넣는 재료 꽃향유와 차이 궁금해 공부… 처음 꽃 배울 때 열정 되찾았으면 "방아잎으로 만든 전 한번 드셔 보세요." 한정식집에 갔..
[정민의 世說新語] [388] 영상조파(影上爪爬)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입력 2016.10.19 03:15 이덕무(李德懋·1741~1793)의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 중 한 단락을 소개한다. 이덕무, 청장관전서/이목구심서 "지극한 사람은 헐뜯음과 기림에 대처할 때 사실과 거짓에 관계없이 모두 배불러하지도 않고 목말라하지도 않으며, 가려워하지..
[팀 알퍼의 한국 일기] 비를 향한 한국인과 영국인의 은밀한 사랑 팀 알퍼 칼럼니스트 입력 2016.10.18 03:12 영국엔 끊임없이 비 오지만 대부분 우산 안 갖고 다녀 "비야 그냥 말리면 되지…" 한국인은 비오는 날이면 발라드·부침개 떠올리며 혼자만의 고독 즐기는듯 내 할아버지는 걷기를 무척 좋아하셨다. 내가 걸음마를 시작하자 숲으로 골목길로, 긴 산..
[Why] 헤어졌지만 다시 한번… '재회 컨설팅' 뜬다 권순완 기자 입력 2016.10.15 03:00 | 수정 2016.10.17 13:52 "문제 생길때마다 먼저 사과 저자세로 연애해 왔다면 새 생활 시작처럼 의연해야" 지난 7월 남성 직장인 김정태(30·가명)씨는 휴대폰을 추가로 개통해 카카오톡 계정을 만들고 프로필 이름과 사진을 여자처럼 꾸몄다. 이 계정으로 헤어..
[가슴으로 읽는 한시] 앞바다에 배를 띄우고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입력 2016.10.15 03:02 앞바다에 배를 띄우고 하씨네 집은 남쪽 포구에 깊숙이 꽂혀 있어 문밖에는 망망한 바닷물이 구름을 치고 저 멀리 가위로 자른 듯 펼쳐진 갈대밭은 저녁 바람 불어오면 일제히 뒤흔들리네. 갈대는 두 길보다 크게 자라서 일찍 핀 꽃은 옅..
[한현우의 팝 컬처] 음악을 듣고 얼어붙는다는 것에 대하여 한현우 주말뉴스부장 입력 2016.10.13 03:06 어렸을 적 아버지가 아침마다 창문을 활짝 열고 틀어주신 위풍당당한 라데츠키 행진곡 한여름에 들어도 추웠는데 우연히 들은 '자클린의 눈물' 장한나의 연주에 빨려 들어가 월요일 아침엔 헤비메탈을 들으며 출근한다. 일주일의 전투를 다짐하는..
[ESSAY] 작은 시집 전문 서점 이야기 유희경 시인 입력 2016.10.12 03:09 당연한 사실에서 오는 벼락에 맞은 것 같은 뒤흔들림 그 생생함을 잊지 못해 詩 부근을 서성이며 아파하고 결국은 시인이 되어 시집을 묶고 시집 서점을 하게 된 것은 아닌가 시집만 취급하는 작은 서점을 열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라고 하자니 너무 무책..
[가슴으로 읽는 동시] 나는, 나비 이준관 아동문학가 입력 2016.10.12 03:06 나는, 나비 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돼 혼날 줄 알았는데 뜻밖의 엄마 말 한마디에 날아갈 뻔했다 기분이 너무 좋아 날아가는 줄 알았다 너무너무 좋아 진짜로 날아갔다 날아왔다 팔랑팔랑 나는, 나비 한 번씩 날아다니지 않으면 길가의 꽃들이 갸웃갸..
산소튜브 꽂고 법정 나온 소년…옥시 전 대표 앞에서 눈물 흘린 어머니 송원형 기자 입력 2016.10.11 17:05 “여기 계신 분들, 우리 성준이 얼굴 좀 보세요. 당신들 때문에 어떻게 됐는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되는지 모를 이 아이의 얼을 좀 보세요.”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 심리로 열린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의 공판에서, 가습기 살..
[트렌드+] 불안한 청춘, 오늘도 '귓속말' 들으며 잠 청한다 박상현 기자 입력 2016.10.10 03:00 ['ASMR'로 안정 찾는 2030세대] 취업·결혼·업무 스트레스로 불면 젤리 씹거나 속삭이는 등 편안함 주는 소리 들으며 잠들어 말 건네며 면도해 주는 영상 '데이나 살롱…' 130만명 보기도 영화 '인터스텔라'(감독 크리스토퍼 놀런)의 한 장면. 황폐한 지구를 탈..
[가슴으로 읽는 시] 은자의 감화력 문태준 시인 입력 2016.10.10 03:09 은자의 감화력 곁에 은자가 즈믄해 고요인 양 단좌하여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엄청 맑아진 공기를 느껴요. 시력도 좋아진 듯 먼 산 바위의 주름살이나 이끼도 보여요. 먹통이던 귀도 열려서 은자의 가슴속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들려요. 그러면 나..
[가슴으로 읽는 한시] 가을 뜻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입력 2016.10.08 03:01 가을 뜻 베개 베고 뒤척이다 밤중에 일어나 앉자 등불 심지 돋우고서 생각에 잠겨든다. 숲속이 휑해져 바람은 쉽게 지나가도 하늘이 멀어져 기러기는 천천히 날아온다. 비가 오려는지 꿈속까지 들이치는데 가을빛은 시마저도 물들게 하..
[가슴으로 읽는 시조] 조약돌 정수자 시조시인 입력 2016.10.07 03:11 조약돌 달각달각 구르다가 동글동글 맴돌다가 매몰찬 동댕이에도 또록또록 눈을 뜨고 쪼매한 몸뚱아리를 다시 곧추세운다. 지나온 골목골목 눈물만 있었으랴. 날 선 각을 벼리고 모난 구석 궁글리는 동안 파도도 지우지 못한 원 하나를 품었다. ―윤현..
[조인원의 사진산책] 카메라는 어깨에 걸치는 명품 백이 아니다 조인원 멀티미디어영상부 차장 입력 2016.10.06 03:14 모두가 쉽게 사진 찍는 시대… 잘 나온다고 '진짜 사진'일까 원하는 사진 찍고 싶으면 장비나 기술에 신경 쓰기보다 구도나 광선에 시간 투자해 다르게 보고 다르게 찍어야 "무슨 카메라를 사야 해요?" 직업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은 이런 ..
[가슴으로 읽는 동시] 할머니와 아기염소 이준관 아동문학가 입력 2016.10.05 03:06 할머니와 아기염소 아기염소가 풀을 뜯는 사이 할머니는 그 옆에서 조알조알 졸고 있다 배가 부른 아기염소는 할머니가 깰까 봐 그 옆에서 다소곳이 엎드려 있다 염소 꼬리 같은 저녁 해가 서산으로 꼬리를 감춘다 아기염소가 그만 집에 가자고 매애..
[ESSAY] 은퇴? 죽음? 무슨 당치 않은 소리 권이복 남원 도통동 성당 주임신부 입력 2016.10.05 03:11 나는 80이나, 90, 100년 한정된 삶을 살다 사라지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영원에서 와서 영원까지 살아 존재하는 나… 그 영원의 일부를 사는 것이다 낯설다. 아직도 어색하다. 내가 사제요 신부라는 사실이. 가끔 누군가 "신부님!" 부르면..
[가슴으로 읽는 시조] 가을, 상수리나무 정수자 시조시인 입력 2016.09.30 03:12 가을, 상수리나무 누가 읽지도 않고 말없이 지나갔네 행여, 부딪힐까 봐 온몸 웅크린 채 먼지 낀 둔탁한 건반 툭, 치고 가는 가을 ―윤경희(1961~ ) 투둑 툭 지는 게 많아지는 즈음이다. 가을 산은 떠날 준비들로 특히 더 분주하다. 그중 도토리 떨어지는 ..
[박해현의 문학산책] 석류는 시인의 머리를 닮았을까, 가슴을 닮았을까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입력 2016.09.29 03:13 석류가 영글어 터지는 계절 성숙이고 파열이고 분출이며 시큼한 슬픔이거나 환희인 열매 알갱이 하나하나에 생각 쏟아져… 붉은색은 우리 자랑거리인 푸른 가을 하늘과 잘 어울려 한여름 내내 뙤약볕에 시달리던 석류(石榴)가 여물어 붉은빛으로 ..
[가슴으로 읽는 동시] 통당토동당 이준관 아동문학가 입력 2016.09.28 03:01 통당토동당 조롱조롱 붉은 대추 막대기로 내리쳤더니 앞마당에 통당 강아지 밥그릇에 토동당 담장 너머로 통당 수챗구멍으로 토동당 너도 먹고 나도 먹고 통당토동당 ―주미경 (1969~) 가을은 항상 그렇듯 '익어가는 소리'와 '익어가는 빛깔'로 찾아온..
[ESSAY] 하늘의 초대장 김기석 청파교회 담임목사 입력 2016.09.28 03:04 일상의 타성에 갇힌 囚人이 되면 삶이 잔치라는 사실을 알지 못해 낯익은 세계에 머물면 안전하지만 삶이 준비해둔 황홀한 신비 놓쳐 풍경 대하듯 무심했던 관성 깨고 이웃의 초대에 응할 때 새로워져 조그마한 비닐봉지를 손에 든 채 휘적휘..
[한국의 老鋪] 100년 가게 100년 기업 생존 DNA를 찾아 주간조선 [2425호] 2016.09.26 조동진 기자 zzang9@chosun.com 시장은 전쟁터다. 총알과 포탄이 날아다니지 않을 뿐. 그런 시장에서 인간의 100년 장수보다 더욱 힘든 것이 가게와 기업의 100년 생존이다. 하루에도 수백 개가 넘는 새로운 가게와 기업들이 저마다의 성공을 꿈꾸며 세상에 등장한다. ..
[가슴으로 읽는 시] 구월(九月)의 시 문태준 시인 입력 2016.09.26 03:01 | 수정 2016.09.26 03:24 구월(九月)의 시 하늘 끝없이 멀어지고 물 한없이 차지고 그 여인 고개 숙이고 수심(愁心)지는 구월(九月) 기러기 떼 하늘가에 사라지고 가을 잎 빛 없고 그 여인(女人)의 새하얀 얼굴 더욱 창백하다. 눈물 어리는 구월(九月). 구월(九月)의..
자녀 일부러 수두 걸리게 하는 부모들 문현웅 기자 김경필 기자 입력 2016.09.23 03:00 | 수정 2016.09.23 14:53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극단적 '자연주의 육아' 논란 - 일부 부모들, 예방접종 거부 백신이 장애 등 유발한다고 믿어 자연 면역력만으로 병 극복 유도 - 서구서도 한때 유행하다 '금기시' "잘못된 정보로 아동 학대하는 짓… ..
[남정욱의 영화 & 역사] 희생, 인공지능은 따라 하지 못할 인간만의 능력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 입력 2016.09.22 03:11 인공지능이 추구하는 건 효율 영화 '마션'의 동료 구출 작전처럼 어이없을 정도 비효율 납득 못할 것 인간의 위대한 점은 매몰된 광부 한 사람을 위해 본 적도 없는 여럿이 목숨을 거는 것 영화 마케팅을 하면서 배운 나쁜 버릇이 ..
[ESSAY] 일흔에도 꽃씨처럼 원숙자 수필가 입력 2016.09.21 03:03 퇴직 후 시작한 무모한 농촌 생활… 별 보고 나가 별 보고 귀가하는 정신없이 바쁜 날의 연속이지만 여전히 하고픈 일 많은 이 맘을 다독이며 달래는 자연 있기에 농장에서 살어리 살어리랏다 직장에 다닐 수 있는 시기를 하루 중 낮이라고 한다면, 퇴직 ..
[가슴으로 읽는 시] 오래 한 생각 문태준 시인 입력 2016.09.19 03:09 오래 한 생각 어느날이었다. 산 아래 물가에 앉아 생각하였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또 있겠지만, 산같이 온순하고 물같이 선하고 바람같이 쉬운 시를 쓰고 싶다고, 사랑의 아픔들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는데 바람의 괴로움을 내 어찌 모르겠는가. 나는 이런 ..
[가슴으로 읽는 한시] 정릉에서 친구에게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입력 2016.09.18 03:12 정릉에서 친구에게 이런 곳에 작은 초가집 짓고 산다면 그게 바로 부생(浮生)에서 늙음을 막는 방법이지. 사시사철 솔향기 풍겨서 여름 더위를 식혀주고 하루라도 계곡 물소리 들으면 십 년은 더 살겠군. 그윽한 새는 사람을 만나도 울 줄..
[ESSAY] 추석, 이제는 가족 파티다 권지예 소설가 입력 2016.09.14 03:02 제수 음식 차리느라 고생했던 추석 이젠 조촐한 메뉴로 상 차려 제사보다 파티 의미 커지고 자손 모두 모여 즐기니 얼마나 감사한 시간인가 추석 명절이 행복했던 건 어린 시절이었다. 근심 걱정 없이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추석빔이라는 새 옷도 입을..
[김윤덕의 新줌마병법] 그 댁 아내는 안녕하십니까? 김윤덕 문화부 차장 입력 2016.09.13 03:05 착하고 야무진 아내, 대가족 중노동 명절에 응석도 불평도 없더니 몸과 마음에 병이 났네 억척 여인인 줄 알았더니 따뜻한 엄마 품 필요했네 제 이름은 마동수입니다. 자동차 부품 만드는 회사의 만년부장입니다. 부장만 10년짼데 빽, 능력, 입담 모..
[골프] 내가 골프를 못 치는 46가지 핑계 주간조선 [2424호] 2016.09.12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si8004@naver.com #1 환갑이 지나면 ‘깜빡’ 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좀전에 약을 먹었던가?” “(신발끈을 매면서) 지금 어디로 가는 거지?”라는 건망증에 하루에도 몇 번씩 시달리게 된다. 약 한 번 안 먹는다고 탈이 생기지 않고, 행선지를 잊었다면 잠시 후 기억이 난다. 하지만 골프 치러 갈 때 건망증이 도지면 낭패를 본다. 어떤 60대 중반인 사람은 1년에 한두 번씩 옷 넣는 가방을 차 드렁크에 싣지 않아 엄청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골프화를 안 가져가 라운딩 내내 애를 먹을 뻔했다. 얼마 전 골프장에 도착해 로커룸에서 신발을 챙기는데, 집에 두고 온 게 아닌가. 1주일 전 빗속의 라운딩으로 신..